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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100세 시대에 심화되는 '빈곤의 여성화'… '여성 노후빈곤' 특단의 대책 필요

남편보다 10년 더 사는 여성들 위한 '노후 재설계' 필요
남성 위주로 만들어진 기존 노인 정책도 개선 절실

입력 2018-12-07 07:00   수정 2018-12-06 15:16
신문게재 2018-12-07 10면

‘100세 시대’라고 해 한 때는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한 때가 있었다. 하지만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의 삶의 무게가 더해지면서 생각들이 변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100세까지 사는 것을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는 사람은 28.7%에 불과했다. 오래 사는 게 마냥 달갑지 만은 않다는 것이다. 은퇴 후의 삶에 대한 환상도 점점 깨지고 있다. 고생한 만큼 여생을 편하게 살고 싶었던 꿈이 멀어져 만 가고 있다. 특히 남성에 비해 여성의 ‘100세 절망감’은 더 심각하다. 남성 위주로 만들어진 각종 부양 대책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빈곤의 여성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며 ‘여성 노후빈곤’은 정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 빈곤의 여성화 심각 … 남성 위주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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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의 한 고물상에서 폐지를 판 한 할머니가 돌아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65세 이상 폐지수집 노인 2천417명을 조사한 결과 월 10만원 미만으로 돈을 번다는 응답자가 51.9%에 달했다고 밝혔다.(연합)

 

삼성생명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의 2018년 은퇴준비지수는 평균 54.4점이다. 2년마다 발표되는 이 수치는 2014년에 57.2점, 2016년에는 55.2점이었다. 고령화에 대비한 오랜 학습효과 덕에 재무 부문은 67.8점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관계(59.8점)이나 건강(59.1점), 활동(44.2) 부문의 점수는 낙제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해 마다 5만 명 씩 ‘혼자사는 노인’이 생겨난다. 소득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삶을 사는 65세 이상 노인의 절대빈곤율은 2017년 33%를 넘어 이제 40%에 육박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빈곤 노인의 70% 이상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빈곤가구도 절반 이상이 여성이 가구주다. 미국에서 1970~1980년대 확산되었던 ‘빈곤의 여성화(Feminization of Poverty)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여성에 대해 차별적인 사회 환경과 구조가 이런 현상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 노인 복지 정책의 상당 부분은 남성 노인을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 남성을 가계 부양의 중심으로 생각하고, 여성은 그에 의존해 사는 존재 정도로 가볍게 생각한 탓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 반대다. 여성의 평균 수명은 남성보다 8년이나 더 길다. 이 점을 간과하고 만들어진 노인 정책 때문에 구조적으로 고령 여성들은 8년 이상 ‘정책 공백’의 피해를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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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인구 가운데 여성 비율은 60%에 이른다. 여성 노인의 92% 가량이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남편은 생의 마지막까지 아내가 간호해 주지만, 늙은 부인은 남편이 떠난 후 10년 가까이를 본인 돌볼 여유도 없이 무기력하게 빈곤한 노후를 살고 있다. 여기에 노인학대 피해자 가운데 75%가 여성이라는 통계도 있다.



문제의 근원은 젊었을 때의 일자리 불평등이나 임금격차에 기인한다. 이 차이가 나이 들어서도 그대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산하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전문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56.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치(59.7%)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산과 육아가 시작되는 30대부터는 이른바 경력단절이 본격화되어 고용률이 급감하고 이후 회복이 어렵다.

여성 고용률은 남성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낮다. 비정규직의 경우 여성 노동자 수는 370만명에 달해 남성 보다 70만 명 이상 더 많다. 월평균 임금도 여성이 230만원 안팎으로 남성의 67%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격차 때문에 OECD 통계 상 2000년 이후 남녀간 임금격차 1위 나라는 늘 우리다. 이런 격차가 국민연금 수령시 그대로 반영되어 결국 노후에도 여성 혼자 독립적으로 살 환경이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부부가 함께 하는 100세 노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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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100세 시대를 부부가 함께 잘 보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재력과 체력, 건강 등을 함께 공유하고 유지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남성 일방의 주도로 이뤄질 경우 노년 여성은 여전히 주변인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부부수명’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부부를 하나의 단위로 보고 둘 중 한 명까지 생존하는 기간을 말한다. 예를 들어 60세 동갑부부의 기대수명은 10년은 부부 모두 건강하고, 9년은 한 명 이상이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나머지 11년은 배우자 없이 홀로 사는 기간이 된다. 물론 남는 이는 대개가 여성이다.

일본 도쿄건강장수연구센터연구소가 6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건강 라이프 단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자는 75세 이전에 19% 가량이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거나 죽는다. 반면 75세 이후에도 혼자 충분히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건강한 사람은 11%에 불과하다. 여자는 75세 이전에 사망 비중이 11%로 남자에 비해 낮지만, 75세 이후 계속 건강한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돌봄이 필요한 처지가 된다. 여자가 더 오래 살고, 아픈 기간도 길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따라서 “앞으로는 생애설계 기간을 부부수명을 기준으로 해 더 길게 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아내의 기대수명까지 감안해 노후 설계 기간을 더 길게 잡으라는 것이다. 그는 더 오래 사는 아내의 노후를 위해 질병보험 등을 따로 들어두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100세 대비는 부부의 ‘2인 3각 경기’지만 여성이 홀로 남을 10년을 대비하기 위한 별도의 준비가 부부 공동으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 여성이 직장에서 임금이나 승진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남녀고용평등법 적용 대상도 내년부터 종업원 5인 미만의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남성 위주로 짜여진 지금의 고용환경 속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부부가 함께 은퇴 후 계획을 다시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재무적 문제 뿐만아니라 함께 노년을 보낼 도서나 봉사활동 같은 취미 활동을 공유할 방법을 찾고 실천하면 치매도 예방되고 노후 정신건강 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관계’를 유지하면 노후의 고단한 삶도 위로가 될 수 있다.

 

노은희 기자 selly2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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