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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맞춰가며 살기

입력 2018-12-11 15:20
신문게재 2018-12-12 23면

세상엔 꼴보기 싫은 사람이 많다. 어리석음과 하찮음, 무식함과 싸우려니 참 힘들다. 나는 잘났는데, 나보다 못난 사람들이 자꾸 따진다. 직장에서 남들하고 일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저 사람은 너무 많이 따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귀찮고 싫다.



직장은 사교 장소가 아니다. 함께 모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곳이다. 싫어도 다니든지 아니면 때려치우든지, 선택은 하나다. 직장 다니면서 스트레스 없는 사람 없다. 직장 관두더라도 미련 없는 사람 그리 많지 않다. 산입에 거미줄 친다.

이렇게 생각하니 한없이 나만 초라해진다. 남에게 고개 숙이자니 화가 난다. 지는 것 같다. 하지만 지는 게 아니다. 진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벌써 그 사람에게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고개 숙여도 좋다. 바닥만 쳐다보면서 다니라는 얘기가 아니다. 남을 배려하고 나 자신에게 겸손해지자는 말이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남을 배려하려면 내가 여유 있어야 한다. 겸손하려 해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평등하면 좋으련만, 세상은 완벽하게 불평등하다. 갑자기 비가 내리면 나는 우산을 사거나 어딘가로 비를 피해야 한다. 반면 누군가는 우산을 준비하고 씌워주는 사람이 옆에 있다.

“같이 살려면 맞추고 존중해야 돼요. 맞추기 싫으면 어떻게 해야 한다?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끝내요.” 법륜스님 말씀이다. 정말 단순하다.

“왜 인생을 자꾸 남의 눈치보고 살아요?” 마찬가지로 법륜스님 말씀이다. 정말 간단하다. 세상과 타협하라는 말은 아닌 것 같다. 남을 존중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그러면 월요일이 쿨해질수도.


-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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