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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어쩌면 진짜일지 몰라…뮤지컬 ‘달빛요정과 소녀’, 연극 ‘레드’ ‘더 헬멧’

[culture Board] 화가 마크 로스코 연극 '레드', 강신일·정보석, 박정복·김도빈 출연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 노래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 '달빛요정과 소녀' 박원상, 박해준 등 출연
김태형 연출·지이선 작가 '더 헬멧', 김종태·양승리, 김보정·소정화, 김국희·한송희, 이정수·이호영, 강정우·김슬기

입력 2019-01-03 07:00
신문게재 2019-01-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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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실존 인물 이야기, 역사적 사실 등은 공감대 형성에 유리하다. 무대는 어딘가 있을 법한 이야기들로 2019년을 시작한다. 실화, 실존 인물, 현대사의 한 시기 어디선가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달빛요정과 소녀’(1월 7~20일 Sh아트홀), 연극 ‘레드’(1월 6~2월 10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THE Helmet (더 헬멧)-Rooms Vol.1’(1월 8~2월 27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이하 더 헬멧)이 1월 첫주에 개막한다. 

 

연극 ‘레드’는 러시아 출신의 색면 추상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예술과 사유, 철학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다. 연극 ‘네버 더 시너’, 영화 ‘글라디에이터’ ‘007 스카이폴’ ‘에비에이터’ ‘랭고’ ‘스타트렉’ ‘라스트 사무라이’ ‘스위니 토드’ 등의 작가 존 로건(John Logan)이 씨그램 사건 당시 마크 로스코(강신일·정보석, 이하 가나다 순)가 실제로 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가상의 인물 조수 켄(박정복·김도빈)을 등장시켜 무대에 올린 2인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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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레드’ 포스터(사진제공=신시컴퍼니)

 

씨그램 사건은 1958년 마크 로스코가 뉴욕 씨그램 빌딩 소재의 포시즌 레스토랑에서 벽화를 의뢰받고 40여점의 연작을 완성했다가 계약을 파기한 사건을 일컫는다. ‘왜 상업적인 포시즌 레스토랑 벽화작업에 응했는가’라는 의문을 시작으로 이 사건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하며 격돌하는 마크 로스코와 켄을 통해 추상표현주의에서 신사실주의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겪는 예술가의 고뇌와 열정 그리고 신구 세대의 충돌을 담는다.

2009년 런던 돈마웨어하우스에서 초연된 후 2010년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알프레드 몰리나(Alfred Molina)와 영화 ‘레미제라블’ ‘신비한 동물사전’ 등의 에디 레드메인(Eddie Redmayne)이 출연했던 이 연극은 제64회 토니어워즈 연극부문 6개상을 휩쓸었다. 한국에서는 2011년 초연, 2013~2014년, 2015년, 2016년에 이은 다섯 번째 시즌이다.  

 

극단 차이무_뮤지컬 달빛요정과 소녀_포스터
뮤지컬 ‘달빛요정과 소녀’(사진제공=극단 차이무)
초연부터 함께 했던 강신일과 2015년 이후 돌아오는 정보석이 마크 로스코, 세 번째 시즌부터 연달아 출연 중인 박정복과 새로 합류한 김도빈이 켄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김태훈 연출은 “본질과 진정성에 보다 집중하고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달빛요정과 소녀’는 요절한 인디 가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진원)의 노래로 꾸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송강호, 유오성, 이성민 등을 배출한 극단 차이무 작품으로 최근 현빈·박신혜 주연의 드라마 ‘알함브라의 추억’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박훈, ‘미생’의 박해준, ‘더 킹’ ‘마약왕’ ‘공작’ 등으로 급부상한 김소진 등이 출연해 2015년 초·재연됐다. 


자조, 푸념, 비애, 패배감 등으로 점철됐지만 솔직하게 꿈을 좇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을 소개하는 인터넷 방송 ‘늘백’ BJ캐준(박해준), 서울의 아파트 옥상에서 자살을 시도하려는 소녀 아리영(김서현)과 SOS 생명의 전화 상담원 은주(김영옥), 그들 앞에 실제로 나타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상징 달빛요정(박원상) 등이 엮어가는 힐링극이다.

“덤벼라 건방진 세상아”를 외치는 달빛요정과 그의 노래, “살다 힘들 때 누군가 곁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보듬는 BJ캐준, “다 좋아질거야” 되뇌는 은주, 기 죽지 말라고 외치는 코러스X(김영경)·Y(류성훈)가 패배감과 자괴로 흔들리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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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더 헬멧' 출연진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헬멧 A 김종태·양승리, 헬멧 B김보정·소정화, 헬멧 C 한송희·김국희, 헬멧 E 강정우·김슬기, 헬멧 D 이정수·이호영(사진제공=아이엠컬처)

‘더 헬멧’은 ‘모범생들’ ‘카포네 트릴로지’ ‘벙커 트릴로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등으로 호흡을 맞춘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 작품이다. 지난해 가장 파격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더 헬멧’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당시 데모대 학생과 그들을 무력 진압했던 백골단 그리고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 알레포의 소년과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구조대 화이트헬멧을 다각도로 고찰한다.

 

1980년대 대한민국, 위험천만하고 절망적인 시리아의 알레포 어딘가에 있었을 법한 사람들, 떡볶이, 축구공, 천을 구해 만들고 펜으로 쓴 등번호를 단 유니폼 등으로 자유와 민주화의 의지, 인권의 소중함 그리고 실패해도 꺼지지 않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헬멧 A, B, C, D, E에 각각 김종태·양승리, 김보정·소정화, 김국희·한송희, 이정수·이호영, 강정우·김슬기가 더블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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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더 헬멧’ 지난해 공연사진(사진제공=아이엠컬처)

데모 중 쫓기다 서점 지하에 숨어든 선배와 후배, 그들을 지키거나 색출하려는 서점 주인과 백골단들의 신경전, 축구선수를 꿈꾸던 소년과 희미한 불빛에도 희망을 놓지 않는 화이트헬멧의 절실한 용기 등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의 묘미는 스몰룸과 빅룸으로 나뉜 무대, 이를 위해 쓰여진 4개의 대본과 공연이다.

룸 서울의 학생과 백골단의 방, 룸 알레포의 아이와 화이트헬멧의 방, 관객이 앉은 방에서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일과 그 벽 너머 소음처럼 흐릿하게 들리는 것들이 기묘하게 섞여 들며 다양한 메시지를 던진다. 4개의 대본과 공간에서 펼쳐지는 4개의 공연, 보여주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닌 보고 싶은 만큼 보이는, 그래서 더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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