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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리뷰+Subtext] 누구에게나 있었을 순간들…연극 ‘오이디푸스’의 “나도 지나왔지, 그 삼거리”

연극 ‘리차드 3세’ 황정민, 서재형 연출, 한아름 작가 ‘오이디푸스’로 다시 한번 의기투합
친부살해, 근친상간 등 자극적 요소로 무장한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작가 소포클레스 작품
황정민, 배해선, 박은석, 남명렬, 최수형, 정은혜, 최정수 등 출연

입력 2019-02-08 21:00   수정 2019-02-08 20:20

쁘띠_오이디푸스

 

같은 길이라도 자신의 의지에 의한 선택인지, 그저 순응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진다. 누구에게나 수도 없는 선택의 순간들이 있다. 그 선택으로도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기도, 더 깊은 후회나 절망으로 내달리기도, 파국을 맞기도 한다.

‘리차드 3세’에 이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황정민, 서재형 연출, 한아름 작가의 연극 ‘오이디푸스’(2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는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운명, 그럼에도 인간이 의지를 가지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다.



고대 그리스 3대 비극작가 소포클레스의 작품으로 “아비를 죽이고 어미와 결혼해 차마 볼 수 없는 아이들을 내어놓을 것”이라는 신탁을 가장한 저주를 안고 태어난 오이디푸스(황정민)가 의지를 가지게 되는 순간에 이르는 과정을 따른다.  

 

공연사진_황정민2
연극 ‘오이디푸스’의 황정민(사진제공=샘컴퍼니)
그 비극에는 아내이자 어머니 이오카스테(배해선), 감정을 대변하는가 하면 극을 진행시키는 코러스장(박은석),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눈먼 예언가 테레시아스(정은혜), 외삼촌이자 처남 크레온(최수형), 진실을 전하는 코린토스의 사자(남명렬), 신관(최정수) 등이 동행한다.


[Subtext] 순응이 아닌 의지로 선택을 인식하는 순간 “나도 지나왔지, 그 삼거리”

“내 발아 난 어디로 가야하지”를 외치며 자신의 신탁을 피해 코린토스에서 떠나온 길에 만났던 삼거리.

인식없이 그저 지나왔던 삼거리에서 벌어진 일로 인해 오이디푸스는 테베의 왕이 됐고 이오카스테와 결혼해 두 딸 안티고네·이스메네, 두 아들 폴리네우케스와 에테오클레스를 낳았다.

“나도 지나왔지, 그 삼거리!”

자신의 발이 이끄는대로 순응하던 오이디푸스는 이 대사로 시작된 진실로의 여정에서 선택을 상징하는 ‘삼거리’를 인식하기 시작한다. 운명에 순응하든, 도망치든,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을 하든 그의 마지막은 비극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뭄으로 죽어가는 제 나라 사람들을 위해 눈을 찌르고 세 다리로 테베에서 내쳐달라 애원하는 오이디푸스의 마지막은 순응이나 도피가 아닌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선택이었기에 같아도 다른 가치를 지닌다.



‘오이디푸스’를 통해 인간이 의지를 가지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서재형 연출의 의도는 꽤 적절하게 극에 녹아들었다. 그 무엇보다 스스로의 의지가 절실해진 시대. 오이디푸스가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는 그 순간은 비통하지만 2500여년이 흐른 지금에도 뼈저리게 공감되는 장면이다. 그렇게 그때나 지금이나 ‘나’로부터 비롯된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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