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삼성전자 '법인세 폭탄' 우려에 재계 "우려가 현실로"

입력 2019-02-11 10:49

2018052901002141400097851
삼성전자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의 28.6%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 증가에 대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한 법인세 비용은 총 16조8200억원으로, 전년(14조100억원)에 비해 2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기록한 연간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의 28.6%에 해당하며, 역대 최대 규모다. 또한 10년 전인 2009년 법인세로 낸 1조1900억원에 비해 14배나 증가한 것으로, 전년에 영업익 53조6500억원 가운데 26.1%를 냈던 것에 비해 2.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나타내는 법인세 부담비중은 2017년 24.9%였던 것이 작년에는 27.5%로 급증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최근 글로벌 반도체 호황으로 2017년부터 2년 연속 호실적 신기록을 세운데다 지난해부터 과세표준 구간 3000억원 이상(초대기업)에 대해서는 최고세율이 종전 22%에서 25%로 3%포인트 인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를 근거로 재계 일각에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세제개편을 통해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춰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일부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를 올려 글로벌 추세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한미 법인세율 역전으로 삼성전자를 비롯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전자 등 국가대표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같은 배경에는 국내 450개 상장사가 영업이익 27% 증가할 때 법인세비용은 49% 가량 급증했다는 사실과 무관치 않다.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대표기업의 법인세부담이 미국 기업보다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전자분야 삼성전자가 28.0%와 애플 14.0%로, 자동차분야 현대차 24.9%와 포드 13.9%, 철강분야 포스코 31.0%와 뉴코어 23.5%로 역전됐다. 이는 2017년 한국의 법인세율 인상(22%→25%)과 미국의 법인세율 인하(35%→21%)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들이 법인세 등 기업의 비용 부담 문제”라며 “정부는 물론 정치권이 입법 등의 과정에서 좀 기업이 처한 현실을 좀 반영해줬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지난 번 법인세 개정 과정에서 그토록 기업들이 우려했는데 이제 현실이 된 것 같다”며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부담이 큰 데 법인세까지 겹치면 기업들이 어떻게 버티겠느냐”고 반문하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재계 안팎에선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에다 미국과 중국 사이 통상분쟁의 장기화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환율 리스크, 원자재 가격 상승,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몇 년 동아 글로벌 반도체 호황의 덕을 봤지만, 앞으로 당분간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법인세 부담만 앉게 됐다”며 “토종 글로벌 기업들의 법인세 등 비용부담을 좀 낮춰줘서 수출 등 우리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