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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수원왕갈비통닭' 레시피 개발한 이경남 루쏘팩토리 대표 "3개월간 남들 4~5년 먹을 치킨 먹었죠"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수원왕갈비통닭' 레시피 개발한 이경남 루쏘팩토리 대표

입력 2019-02-18 07:00
신문게재 2019-02-18 14면

 

수원왕갈비통닭
영화 ‘극한직업’에서 메인 소재로 쓰인 루쏘팩토리의 수원왕갈비통닭. (사진=루쏘팩토리 제공)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관객수 1400만명을 돌파한 영화 ‘극한직업’의 인기에 이경남 루쏘팩토리 대표 입가엔 인터뷰 내내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영화 메인 소재이자 극한직업 배우들이 직접 먹었던 ‘수원왕갈비통닭’의 레시피가 이 대표의 루쏘팩토리에서 처음 탄생했기 때문이다.



루쏘팩토리는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푸드트럭 전문회사다. 푸드트럭을 활용해 각종 영화 제작 현장이나 드라마 촬영장, 건설 현장, 대학 축제 등에서 즉석으로 음식을 조리해 판매한다.

요즘 이 대표와 루쏘팩토리 임직원들은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수원왕갈비통닭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서다. 그는 수원왕갈비통닭에 대한 관심이 이같이 폭발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배우 류승룡씨 주연의 영화 ‘염력’ 제작에 치킨을 소재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땐 관심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이번엔 기대치를 낮췄는데 순식간에 관심이 커지면서 미처 대응할 시간도 없었다. 한마디로 지금 너무 얼떨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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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남 루쏘팩토리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루쏘팩토리 본사에서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수원왕갈비통닭의 탄생은 영화의 시작이나 다름없었다. 제작 초기엔 수원왕갈비통닭이라는 이름도 정해지지 않았었다. 단순히 수원에서 유명한 왕갈비와 치킨을 합쳐보는 건 어떨까란 기획에서 시작됐다. 루쏘팩토리는 수원왕갈비통닭의 레시피를 만들기 위해 영화 촬영 3~4개월 전에 치킨 마스터팀을 별도로 꾸렸다.

“한인수 셰프를 비롯해 루쏘팩토리 소속 셰프들과 전국 곳곳을 돌며 지역 유명 치킨집을 방문해 먹어보고 레시피를 개발했다. 남들이 5~10년 먹을 치킨을 3~4개월만에 먹은 것 같다.” 이 대표의 말이다.

그는 이렇게 탄생한 수원왕갈비통닭이 기존 갈비맛 치킨과 분명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갈비 레시피만도 100가지가 넘는다. 치킨에는 돼지갈비, 소 갈비 소스가 안 맞는다. 돼지갈비 맛을 그대로 입히면 치킨은 기이한 맛이 날 것”이라면서 “수원왕갈비통닭은 이름 그대로 갈비 맛이 나며 기존 간장치킨의 맛을 탈피하기 위해 애를 썼다”고 힘줘 말했다.

현재 루쏘팩토리는 수원왕갈비통닭을 활용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오는 20일부터 경기도 부천시 작동에 위치한 루쏘팩토리 본사 앞에 푸드트럭을 차려 수원왕갈비통닭을 판매할 방침이다. 이어 내달 1일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을 시작으로 전국 롯데백화점 매장을 돌면서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소비자에 다가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원래 수원왕갈비통닭은 푸드트럭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영화배우와 스텝들이 먹었던 맛과 형식을 활용해 영화에서 쓰였던 치킨의 맛을 푸드트럭에서 재현해 판매할 것”이라면서 “수원왕갈비통닭을 푸드트럭의 대표 메뉴로 활용하는 한편 소비자 반응이 괜찮으면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홈쇼핑까지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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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남 루쏘팩토리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루쏘팩토리 본사 앞에 마련된 푸드트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루쏘팩토리가 ‘수원왕갈비맛통닭’이라는 독특한 레시피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대표의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루쏘팩토리를 설립하기 전 그는 서울 흑석동 중앙대학교 앞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그때의 외식업 경험이 요리의 맛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만들어 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탈리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느낀 건 요리는 3인칭 시점에서 보는 게 되게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내가 맛있다고 만족해서도 안 되고 1인칭 시점에서 요리를 하다 보면 자기만족에 갇혀버린다는 걸 식당 운영을 하며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다, 박근혜 정부가 푸드트럭을 통한 외식업 창업을 장려하자, 자신이 식당을 운영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창업희망자들에게 알리고 싶어 푸드트럭 사업에 뛰어들었다.

푸드트럭 사업을 하면서 영화 ‘기억의 밤’, ‘슬기로운 감빵생활’, ‘아는 형님’, ‘언더나인틴’, ‘뷰티 인사이드’, ‘마음의 소리’ 등 여러 영화, 방송 현장에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해 SBS를 통해 전파를 탄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등장한 대부분의 차량은 루쏘팩토리가 보유한 것들이다.

이 대표는 향후 루쏘팩토리를 케이터링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B2B 기업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이 대표는 “과거 박근혜 정부 때 푸드트럭을 통한 창업 붐이 일었지만 박근혜 정부가 탄핵이 되면서 정책이 유지되지 못하면서 너무 많은 폐업자들이 나왔다”면서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푸드트럭은 날씨, 계절 등 너무 많은 변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길거리에서 파는 핫도그 정도를 푸드트럭 사업이라고 보는 것은 너무 단순한 생각”이라면서 “향후 배달이 요식업 트렌드를 이끌어나감에 따라 기업이나 회사를 중심으로 한 B2B 배달 시장도 덩달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B2B 배달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사업이 푸드트럭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대표는 “푸드트럭의 시장을 단순히 길거리 음식으로 연상하면 안 된다”면서 “영화 촬영장이나 건설현장, 홈파티 등에서 맞춤형, 주문형으로 현장에서 즉석으로 조리하는 방식이 푸드트럭 사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유승호 기자 peter@viva100.com 
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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