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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명분 다 잃은 여자농구 ‘꼴찌’ 신한은행

비난 감수하며 해체팀핵심 선수 영입했지만
고작 ‘4승’…단일리그 출범 후역대 ‘최소승’
성적은 5년째 추락했는데 운영비는 되레 상승

입력 2019-02-23 14:34   수정 2019-02-24 14:55

신한은행 1
올 시즌 삼성생면과의 경기에서 패한 후 고개숙인 신한은행 선수들(사진=WKBL)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충격의 최하위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23일 현재 4승 26패로 6개 구단 가운데 단연 꼴찌다. 5위 KEB하나은행과의 승차도 무려 6경기 차다. ‘4승’은 단일리그가 출범한 2007~2008 시즌 이후 12년 동안 최소승 타이기록이다. 지난 시즌 해체된 KDB생명과 같다.



신한은행의 시즌 최하위는 현대 여자농구단을 인수한 직후 처음 리그에 참여한 2005년 겨울리그 이후처음이다.



과거 신한은행은 창단 1년 만에 우승 신화를 창조하는 등 빠르게 명문 구단 반열에 올랐다. 겨울·여름리그로 나뉘어 치러졌던 2005년 겨울리그에서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6개월 만인 그 해 여름리그에서 우승하는 대 이변을 일으켰다. 특히 2007년부터 6년 연속 정상에 오르며 ‘레알 신한’이라는 기분 좋은 별칭까지 얻었다. 대적할 만한 상대가 없어 “여자프로농구가 신한은행 때문에 재미없다”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였다.

당시 신한은행이 ‘레알 신한’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구단 프런트가 정상급 선수 영입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 덕분이다. 다른 팀과의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 끝에 일본에서 활약하던 역대 최장신 하은주(2m 2cm)를 품에 안은 것은 ‘신의 한수’였고, 국가대표 센터 정선민까지 영입했다. 당장 성적이 급한 하위권 팀과의 트레이드로 다음 시즌 드래프트 상위 선발권을 확보해 ‘차세대 에이스’ 김단비 등 유망주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였다. 2013년 새로 바뀐 프런트는 우승 5번, 준우승 2번을 일군 임달식 감독을 해임했다. 후임 정인교 감독은 2013~2014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KB국민은행에 2전 전패를 당했다. 신한은행이 8년만에 챔피언전 진출에 실패하는 순간이었고, 추락의 전조였다.

신한은행은 이듬해인 2014~2015 시즌에도 6개 팀 중 5위에 머물자 정인교 감독이 중도 사퇴했다. 이어 신기성 감독을 야심차게 영입했지만 성적은 6개 팀 중 4위→ 3위→ 6위로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이번 시즌 성적은 충격적이다. 한 시즌만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한 OK저축은행에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하고 ‘역대급’으로 추락했다. 7연패만 세 차례 기록했고, 24일 삼성생명에 지면 이번 시즌 최다인 8연패를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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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한경기 최소 득점 불명예를 기록한 지난해 12월27일 대KB전 당시 신한은행의 스코어보드.(사진=WKBL)
한 시즌 35경기를 치르는데 선두 KB국민은행과는 무려 20경기 차 이상으로 벌어졌다. 특히 12월 27일 KB국민은행전에선 중학교 농구에서나 나올 법한 34득점에 그치는 수모까지 당했다. 역대 한 경기 최소 득점 불명예 기록이다.

더욱이 신한은행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해체된 KDB생명의 핵심 선수 이경은을 영입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였음에도 최하위를 기록해 농구 팬들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당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KDB생명을 인수할 기업을 찾기 위해 동부서주 했다. 그러나 핵심 선수가 빠지면서 팀의 가치는 추락했고, 인수 구단은 더더욱 나타나지 않았다. 자칫 5개 팀으로 시즌을 치러야 하는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간신히 OK저축은행이 네이밍 스폰서로 참여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신한은행이 ‘명분’을 팽기 치고 무리수를 두면서 이경은을 영입한 것은 기존 국가대표 김단비, 곽주영에 이경은까지 가세하면 상위권 도약이라는 ‘실리’를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마음 같지 않았다. 이경은은 무릎 부상 때문에 시즌의 절반도 안되는 15경기에 출장해 평균 5.2 득점, 2.3 도움주기에 그쳤다. 김단비와 곽주영도 팀과 엇박자를 냈다.

팀 전력의 40% 이상인 외국인 선수 영입도 갈팡 질팡 길을 잃었다. 애초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로 선발한 나탈리 어천와가 계획대로 입국하지 못하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방관하다 기회를 놓쳤다. 삼성생명도 외국인 선수를 두번이나 바꾼 끝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고, 우리은행은 최근 영입한 모니크 빌링스가 맹활약하고 있다. 빌링스는 애초 신한은행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유력하게 검토했던 인물이다. 신한은행은 팀의 미래를 내다보는 퓨처스리그(2군 리그)마저 현재 최하위를 기록중이다. 미래마저 암울하다는 뜻이다.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
고개숙인 신기성 신한은행 감독(사진=WKBL)
상황이 이런데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비상식적인 이야기만 들린다. ‘역대급 추락’ 속에서도 승진자가 나왔고, 신기성 감독은 재계약설이 돌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한 코치는 해임을 염두에 둔 듯 다른 구단을 기웃거리고 있다.

팀은 꼴찌지만 구단은 비대하다. 코칭스태프는 6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명(감독 1명·코치 3명)이고 지원팀장 자리를 새로 만들어 ‘옥상 옥’이 됐다. 5년 전부터 성적은 추락하는데 공교롭게도 그 즈음부터 구단 운영비는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구단 매니저와 트레이너, 통역 등은 잦은 교체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구단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단장은 경기장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모 기업이 구단을 방치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자프로농구는 가뜩이나 인기 저하로 팬들이 외면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자농구 인기 부활에 앞장서야 할 신한은행의 후진적 구단 운영과 상식 밖 행동은한 때나마 ‘레알 신한’으로 불렸다는 게 민망할 따름이다.


오학열 기자 kungkung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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