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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공유경제는 대세다

입력 2019-03-11 14:57
신문게재 2019-03-12 23면

권혁동 서울과기대 교수
권혁동 서울과기대 교수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출퇴근 시간대에 하루 4시간씩 카풀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공유경제로 길을 텄다. 그후 지난 주말에 택시업계는 대대적인 집회를 열었다. ‘수용 불가’ 의견을 제시, 갈등 양상이 더 커지고 있다. 당장의 처방도 필요하지만 기술적, 경제적 환경에 따라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업계와 근로자들의 절박한 사정도 이해는 간다. 조기퇴직과 중소 자영업시장의 침체로 인해 택시 운전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고, 수요보다 훨씬 더 많은 택시숫자로 인해 수익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운전자들의 낮은 급여와 가혹한 근로조건으로 인해 수익과 안전에 대한 문제도 많이 발생되고 있다. 30만 택시 운전사들의 노령화도 심각해지고 있다. 월급제를 도입하는 합의 사항도 있다. 그러나 월급제는 지난 수십년간 희망사항이었고 구호에 불과했다. 정부의 보조금으로 월급제를 시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동차 운전과 제어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되고 있다. 택시와 차량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지령 센터에서 파악할 수 있다. 승객과 차량의 연결도 인터넷 기반의 플랫폼에서는 어렵지 않다. 간단한 어플리케이션으로도 가능하다. 요금 계산도 현금없이 이루어 질수 있다. 이런 환경을 이용,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승용차를 이용한 공유경제는 일반적인 추세가 되었다. 나라별로 경제적, 지리적인 상황에 따라 선택하는 수준이 조금씩 다를 뿐이다.

자율형 자동차가 도입되면 심각해진다. 무인운전으로 운행하는 차량의 보급이 기술적으로는 거의 완성돼 5년 이내는 무인자동차가 다닐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택시라는 개념도, 택시운전사도 없어진다. 지금의 카풀과 같은 상황은 아무 것도 아니다. 차분히 영업용 택시의 감차를 진행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미래의 급격한 변동을 관리할 수 있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지난 겨울방학 중에 경험해본 그랩(Grab) 서비스는 신속성과 요금 등에서 아주 만족할 만한 것이었다. 더욱 놀란 것은 택시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도 그랩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베트남과 같이 사회적 인프라가 미약한 나라에서도 이같은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었다.

현재 전업 택시 운전사에게 다양한 전직훈련을 하도록 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10년 이내에 이들의 직업이 모두 없어질 수 있다. 2020년대 이후 노인요양 서비스 분야에 많은 인력이 필요해질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노인 간병이나 요양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일본의 경우 전통적으로 외국근로자을 고용하지 않는 보수적인 정책을 펴왔지만 노령 케어를 하는 인력은 동남아에서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제도의 설계와 운영에는 최종소비자 편익을 고려해야 한다. 시장을 생각하지 않고, 변화된 환경을 무시하면 제도는 실패한다. 그 댓가는 업계와 소비자 모두 치러야 한다. 바뀐 정보통신환경에서 쉽게 카풀 희망자를 받고 차량을 공유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대세라는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으로 공유경제는 자원을 아끼고 이용효율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자원의 과다한 발굴과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아울러 인력에 대한 전직 훈련 대책도 병행해야 할 시점이다.

 

권혁동 서울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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