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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 케빈 나 ‘홀 인된 공 빨리 줍는’ 행동 따라해 폭소 자아내

우즈·케빈 나, 모두 티 샷 홀 1m 안팎에 붙여 ‘버디’

입력 2019-03-17 13:55

케빈 나와 우즈
재미교포 케빈 나와 타우거 우즈(미국)가 17번 홀 그린에서 각각 버디를 잡은 후 즐거워하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 그레고리 샤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케빈 나(미국)의 행동을 재현해 운집한 갤러리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 광경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폰테베드라 비치 인근 TPC 소그래스(파 72·7189야드)에서 열린 2018-2019 시즌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 우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3라운드 17번 홀(파 3)에서다.  

 

17번 홀 전경
17번 홀 전경(AFP=연합뉴스)

 

TPC 소그래스 17번 홀은 파 3로 그린이 호수 위에 떠 있는 이 골프장의 시그니처 홀이다. 뿐만 아니라 그린이 딱딱한데다 바람의 방향이 일정치 않아 티 샷이 물에 빠지는 등 홀 공략에 어려움을 겪는다.

우즈는 이날 17번 홀에서 티 샷을 홀 90cm 거리에, 케빈 나는 홀 1.3m 거리에 각각 붙여 버디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먼저 케빈 나가 버디 퍼트를 하는 순간 홀 인된 것을 직감한 듯 공이 홀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몸을 움직여 공을 꺼내려는 자세를 했다. 케빈 나의 이 같은 행동은 습관이다. 그는 홀에 들어갈 것 같은 짧은 퍼트를 하면 공을 빨리 잡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박자가 너무 빨랐는지,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나왔고, 축하의 박수도 받았다. 아무렇지 않게 공을 줍고 걸어 나오던 케빈 나도 천연덕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케빈 나에 이어 버디 퍼트를 한 우즈는 케빈 나가 했던 것처럼 재빨리 공을 잡으러 갔다. 그러나 이런 행동이 몸에 익지 않아서인지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하지만 우즈의 이런 행동에 17번 홀에 운집한 갤러리들은 웃음과 박수, 휘파람, 환호를 보냈다.  

 

타이거 우즈
타이거 우즈.(AP=연합뉴스)

 

이후 그린을 벗어나면서 우즈는 케빈 나에게 다가가 주먹을 맞부딪치고 함께 한바탕 웃었다. 그리고 다정하게 케빈 나의 어깨의 손을 올리고 대화를 나누며 18번 홀로 이동했다.

골프채널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경기를 마치고 우즈는 “마치 공이 홀에 도달하기도 전에 잡으려는 것 같았다”며 웃음을 유발했던 케빈 나의 행동을 떠올렸다.

이어 자신의 차례가 왔을 때는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일단은 확실하게 라인에 맞춰서 쳐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케빈 나는 우즈에게 “제가 그렇게 하는 것을 전에도 봤죠?”라고 물었고, 우즈는 “봤다. 그런데 직접 본 적은 없었다”고 답했다.

그리고 케빈 나는 우즈의 ‘공 빨리 줍기’를 평가하면서 “충분하게 빠르지는 않더라. 왼손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케빈 나는 왼손으로, 우즈는 오른손으로 공을 집었다.

우즈는 대회 2라운드 17번 홀에서는 티 샷과 세 번째 샷 모두 물에 빠뜨린 끝에 쿼드러플 보기를 범해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캐빈 나
재미교포 케빈 나.(AFP=연합뉴스)

 

한편, 케빈 나는 우즈는 이날 처음으로 같은 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했다.

특히 케빈 나와 우즈는 같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성장했고, 집도 가까운 가리에서 위치해 있다. 그러나 이렇게 비슷한 점이 많은 두 선수가 PGA 투어에서 같이 동반 라운드를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사실에 대해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 두 선수는 서로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지?’라고 서로 말하면서 ‘이러기도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이날 전반 9개 홀을 마칠 때까지 케빈 나가 7오버 파, 우즈는 3 오버파로 10오버를 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케빈 나는 “내가 너무 못 치고 있어서 우즈와 플레이하고 있다는 것도 잊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우즈는 이날 전반에서 잃었던 3타를 후반에서 모두 만회해 중간합계 3언더파 213타로 공동 43위에 올랐다. 그러나 케빈 나는 이날만 6타를 잃어 3오버파 219타를 기록해 마지막 4라운드에는 나설 수 없게 됐다.

오학열 골프전문기자 kungkung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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