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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원하는 집 바꿔가며 산다?"… '빈집 쇼크'가 만든 日 신개념 거주 서비스

[채현주의 닛폰기] 촌동네 '빈집'의 다채로운 변신

입력 2019-04-08 07:00   수정 2019-04-10 09:10
신문게재 2019-04-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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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4월에 신 개념 거주 서비스가 등장했다. 전국 어디서든 원하는 만큼 집을 바꿔가며 살수 있는 서비스다. 

 

월 4만 원이면 주거에 필요한 가구, 수도, Wi-Fi, 청소비용 등 모두 포함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 반응도 좋다. 개시 첫날 1200건의 문의가 쏟아질 정도다. 다만 한집에서 지낼 수 있는 기간 제한이 있어 실질적인 주거보다는 별장, 세컨 하우스 개념으로 활용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스타트업 어드레스(ADDress)가 지방 활성화와 빈집 문제 해결에 공헌하기 위한 취지로 전개한 사업이다. 어드레스는 빈집이나 지역의 특색이 돋보이는 전통 주택 등을 매입해 새롭게 리노베이션 한 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빈집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각 지자체들도 이번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기대를 모으는 눈치다. 어드레스는 4월 도쿄 도쿠시마와 후쿠이 등 전국 총 11곳을 시작으로 지역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 빈집쇼크 ‘2033년, 전체의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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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별 어드레스 거주 서비스 홈 (사진=어드레스)

 

최근 일본에선 대도시를 불문하고 빈집 문제가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빈집 증가는 방재·치안에 대한 불안은 물론 부동산 가격과 지역 이미지 등을 저하시키는 문제가 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심지어 초고령화 사회 급격한 인구감소로 수도권 내에 빈집 아파트도 증가하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 아파트 건물 외벽이 떨어져도 관리 조합이 작동하지 않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곳이 늘고 있다는 뉴스가 잇따를 정도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일본의 전체 빈집수는 지난 2013년 기준 약 820만 호나 된다. 일본은 5년 단위로 빈집 통계를 조사하고 있다.

일본의 빈집 대부분은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경우가 많다. 고령화로 인한 상속이 증가하고 있어 빈집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라고 일본 복수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노무라 종합연구소는 2033년에 현재 전체가구의 30%인 1955만호가 빈집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총무성이 발표한 2013년 빈집 820만 호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 빈집 ‘0엔’에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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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노현 이나시의 ‘빈집은행’에 등록된 집을 살펴보는 이주 희망자들(교토=연합뉴스)

 

각 지자체들은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키야 뱅크(空き家バンク)’ 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말로 ‘빈집 은행’이다.

이곳은 빈집 판매자와 수요자를 연결해 주는 일을 한다. 아키야 뱅크는 웹사이트에 일본 각 전역에 있는 빈집 정보를 수시로 올려놓고 있다. 이 곳에 올라와 있는 빈집 가격도 지역과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50만엔(약 500만원)부터 2000만엔(약 2억원) 수준이다. 심지어 가격이 ‘0’엔 짜리 집도 많다. 이 경우 세금과 부동산거래 수수료만 내면 된다. 또한 일부 지자체는 빈집을 보수하는 데 드는 비용을 최대 절반까지 보조해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지자체 노력에도 급격하게 증가하는 빈집 해결 실마리를 찾기엔 한계가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도시 중심으로 인구가 몰리면서 지방의 빈집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 대다수가 지방 소멸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시와 지방간의 지속적인 교류를 할 수 있도록 관계성을 구축해 지역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지자체 뿐 아니라 개인·기업들까지 직접 빈집을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펼치는 등 지역 재생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호텔이 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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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야마 마을의 빈집을 ‘닛포니아’ 호텔로 탈바꿈 (사진=닛포니아)

 

방치된 고(古)민가 수십 채를 모아 마을 전체를 호텔로 탈바꿈 시켜 관광객들을 모으고 있는 곳이 있다.

간사이 지방의 효고현에 위치한 사사야마라는 약 400년의 역사를 가진 마을. 스타트업 노트(NOTE)는 ‘닛포니아’라는 브랜드로 이 마을의 수 십 년 된 고민가 20채를 호텔, 레스토랑, 골동품 가게 등으로 재탄생 시켰다. 객실들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어, 일명 ‘분산형 호텔’로도 불린다.

노트(NOTE)는 마을 내에 호텔 카운터와 7개(24개실) 동의 객실 거리를 최대 2.2㎞ 까지 떨어진 곳에 위치시켜 놓고,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거리를 관광하도록 만들었다. 지역 주민과 교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고객들도 오래된 마을을 거닐면서 거리 안 식당과 잡화점에서 쇼핑 등을 오히려 즐기는 분위기다. 한마디로 마을 전체가 하나의 호텔이 된 셈이다. 객실 가동률은 크지 않지만 높은 숙박비 때문에 흑자를 보고 있다. 1일 숙박비는 3만~7만엔 수준이다.

일본 여관업법상 객실 건물이 따로 따로 흩어질 경우 하나의 호텔로 인정받지 못한다. 게다가 건물에 각 직원이 24시간 상주해야 하는 등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그러나 빈집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일본 당국은 2015년 10월 사사야마 지역을 ‘국가 전략 특구’로 지정하고 규정에서 예외 시켰다. 이 같은 사업을 이뤄낸 데에는 지자체의 노력도 한 몫 했다.

현재 노트(NOTE)는 효고현, 야부시 등 간사이 7개 지역에서 고 민가를 재생시키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사사야마 빈집 활용 사례가 일본 전역에 알려지면서 벤치마킹을 위해 이 곳을 방문하는 사찰단도 늘고 있는 분위기다. JR서일본은 지난 2017년 6월 노트(NOTE) 출자로 서일본에서 옛 민가 재생 작업을 시작했다.


◇고령자와 젊은 세대 구성 ‘셰어 하우스’

지난 3월 30일 일본 긴키 대학 부근에 빈집을 리노베이션 한 셰어하우스가 주목을 받았다.

이 셰어하우스는 고령자와 젊은 세대간의 거주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방치된 2층 규모의 단독주택을 새롭게 단장했다.

긴키 대학 건축학과 학생과 졸업생인 건축 전문가들이 노인 개호 단체와 연계해, 2층에 거주하는 젊은세대가 1층 고령자를 언제든 돌볼 수 있는 구조로 집을 개조했다. 혼자사는 것이 불안하거나, 개호 시설에서 나오고 싶지만 혼자 거주하기가 어려운 노인을 대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같은 셰어하우스 대부분이 빈집을 리모델링 해 활용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주택 안정 제도’와 빈집 문제 해결 방안으로 셰어하우스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고령자들과 젊은 세대가 함께 거주할 경우 집세를 지원해 주는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도 최근 빈집 공포 조짐이 심상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국내 빈집수는 126만호로, 전체 주택수의 7.4%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빈집 증가 속도다. 최근 1년 내에 빈집이 76.0% 급증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인 만큼 빈집 증가율도 가장 빨라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일부 지방의 경우는 일본 수준까지 빈집이 늘어난 곳도 있다. 이에 최근 국내 일부 지방 단체장들은 빈집의 심각성을 인지해 부랴부랴 일본을 직접 방문하는 등 벤치마킹 하는 곳도 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인구 감소에 따라 세대 수는 줄고 있는데 신규주택 건설이 늘어난다면 빈집 증가는 불가피하다”며 “무자비한 신축 주택 건설을 규제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빈집 활용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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