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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글로벌 금융서비스, 기존 비효율 없애는 혁신이 필요하죠"

[스타트업] 최성욱 센트비 대표 "해외송금 누적 8000억원 달성 목표"

입력 2019-04-17 07:00
신문게재 2019-04-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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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비 화면. (사진제공=센트비)

 

일반적으로 해외에 돈을 송금하기 위해서는 은행을 찾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시중은행을 통해 돈을 보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비싼 수수료는 물론, 은행을 직접 방문해 외화송금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 절차를 치뤄야 한다. 또 이렇게 직접 방문하더라도 실제 송금까지 긴 시일이 걸리는 것은 물론, 은행 외 다른 방식으로는 수취가 불가능한 것도 문제다. 이와 같은 기존 글로벌 금융서비스에서의 모든 비효율을 없애자는 미션을 가지고 설립된 핀테크 스타트업 ‘센트비’는 올해로 벌써 5년차를 맞았다.



자체적인 해외송금서비스를 통해 현재 총 17개국으로 송금이 가능하며 현재까지 건수로는 약 3만4000건, 액수로는 2500억원 이상의 송금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센트비의 서비스는 기존 은행을 통한 해외송금 서비스의 단점을 보완했다. 기존 은행 서비스 대비 최대 90%까지 수수료를 절감했으며 장소·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핸드폰만 있으면 20초 이내에 송금 신청이 가능한 서비스를 구축했다. 해외 제휴 은행에 미리 목돈을 보낸 뒤 고객 요청에 따라 현지에서 돈을 지급하는 프리펀딩, 여러 건의 소액 송금을 한 번에 보내는 풀링 송금 방식을 사용해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특히 은행이 아닌 곳에서 송금한 돈을 전달받는 ‘캐시 픽업’, 자택에서 사람을 통해 현금으로 받는 ‘홈 딜리버리’ 등 각국 이용자 요구에 맞춘 서비스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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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욱 센트비 대표. (사진제공=센트비)

 

“저희 고객 중에서는 현지의 부인분께서 섬에 거주하고 있어 은행을 통해 송금하면 배를 타고 도시로 나와서 돈을 찾아야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센트비를 이용함으로써 거주 중인 섬에 위치한 픽업 센터에서 편하게 돈을 찾을 수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가장 뿌듯했죠.”

최성욱 대표는 센트비 창업 이전부터 4개의 다른 산업군에서 각기 다른 경험을 쌓아왔다. 이후 스스로 느끼고 경험했던 문제들을 직접 해결하고자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특히 외환브로커로서 최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외환시장에 대한 전문성은 센트비의 초기 사업 모델을 형성하는 데 큰 자산이 됐다. 아울러 연쇄창업가 겸 개발자였던 정상용 고문, 그리고 전문 개발자였던 박청호 이사 등이 의기투합한 결과가 바로 센트비다.

“2015년 창업 당시 해외에서는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이 기존 금융서비스의 대체·보완재로 주목을 받고 있었으며 정 고문이 이 업계에서 높은 전문성과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해외송금 및 결제 분야에 적용시킴으로써 기존 서비스의 비효율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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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센트비)

센트비의 역사는 정부의 규제 수위가 오르내림에 따라 궤적을 같이하고 있다. 


센트비가 세상에 탄생할 수 있었던 것부터가 적절한 타이밍에 정부가 금융업 규제를 풀어준 결과다. 2015년 6월 기획재정부는 ‘외환제도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약 15년간 유지해 왔던 외국환거래법의 근본적인 개편에 나섰다.

이를 통해 그간 은행들만 영위하던 외국환업무가 전자지급결제 대행업자들에게도 허용되면서 센트비는 같은 해 법인을 설립하고, 이듬해인 2016년부터 가상화폐를 이용한 해외송금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1년 후 또다시 관련법이 개정되며 소액 송금사업 인허가제가 도입되자, 센트비는 암호화폐를 이용한 송금 방식은 변경하고 새로운 방식의 송금 서비스로 회사를 키웠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재부간 법률이 뒤엉키며 문제가 됐다. 중기부 소관법에 따르면 벤처캐피탈은 금융업에 투자할 수 없는데, 기재부가 2017년 해외송금 스타트업을 금융업으로 지정하면서 센트비를 포함한 해외송금업체들이 벤처 투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 이에 중기부는 해당 법에 대해 개정안을 마련했으며 법률 통과와 함께 센트비는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어렵고 힘든 상황이 오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사업적 덕목이겠지만, 어떠한 회사건 어렵고 힘든 상황을 겪지 않은 분들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이 오더라도 그 자체를 즐기며 해결해 나가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여러 어려운 요건들 속에서도 센트비가 단기간에 유망한 스타트업으로 발판을 다질 수 있었던 데는 적재적소에 다양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사업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 매쉬업엔젤스 및 스파크랩스로부터의 시드 투자를 받았으며 올해 1월에는 시리즈B 투자를 완료하면서 누적 약 100억원의 투자유치를 성공했다.

특히 2016년 10월 한화그룹이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을 위해 새롭게 개소한 ‘드림플러스63’ 프로그램의 1기 입주사로 선정된 것 역시 센트비에 큰 도움이 됐다. 가장 중요한 글로벌 파트너십 체결을 비롯해 각종 국내외 행사참여에 대한 지원, 법률·PR·마케팅 등 대기업의 유·무형 자산을 이용한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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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비 관계자가 딜링룸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센트비)

 

센트비는 장기적으로 단순 해외송금 서비스에서 벗어나 해외송금, 해외결제, 환전, 해외자산운용, 해외투자 등 모든 글로벌 금융서비스에서의 비효율을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이나 정부 등과도 협업을 통해 센트비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 하에 규제 이슈, 제품 개발, 마케팅 관련 과제 등 다양한 단기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최 대표는 장기적이고 거창한 계획도 물론 중요하지만, 차근히 ‘작은 성공’을 계속해서 쌓아나가면서 선순환을 만드는 것을 사업의 기본 기조로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해외송금 시장에서의 경쟁이 시작되는 해입니다. 해외송금서비스에서 누적 송금액 8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또 현재 준비하고 있는 해외 결제 서비스 및 여행객 환전서비스의 MVP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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