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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세월호 5주기, 진실의 출발선

입력 2019-04-16 15:42
신문게재 2019-04-17 23면

“조선시대에 부모가 돌아가셔도 3년상을 치렀는데 세월호 유가족들은 도대체 5년째 뭘 하자는 건지….”

2014년 4월 16일. 이날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 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에게 아픈 기억이다. 그 아픈 날에 대해 한 노파는 서슴없이 큰소리를 냈다. 그 이후로도 이어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일장연설은 최근 발생한 강원도 대형 산불로 주제를 바꿔서도 막힘이 없었다.

차명진 자유한국당 전의원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에게 “징하게 해쳐 먹는다”는 격한 표현을 썼고 누군가는 “지겹다” “징글징글하다”한다. 어떤 이는 대구지하철 참사, 천안함 사건으로도 모자라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까지 운운하며 ‘왜 세월호만 오래도록 기억하고 추모해야 하냐’고 따지고 드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그만 잊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을 비롯한 의무자들의 직무유기 혹은 태만으로 벌어진 이 참사는 어느 하나도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세월호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한편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던 영화제가 이리저리 휩쓸렸고 의혹으로만 회자되던 불법감청은 이제야 그 실체를 확인 중이다.

이 같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의식의 흐름이 낯설지가 않다. 아직까지도 미해결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이 그렇고 여전히 청산되지 않은 채 사회 깊숙이 뿌리박힌 친일파의 잔재가 그렇다. 5·18광주민주화운동, 제주 4·3사건, 고 장자연 사건의 은폐·왜곡된 ‘진실’들이 그렇다. 그 ‘지긋지긋함’의 대상은 진상을 밝혀 달라는 유가족들이나 피해자가 아니다. 여전히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제대로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으니 세월호는 아직 출발점에도 서지 못한 참사다. 여전히 ‘노란 리본’이 유효한 이유다.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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