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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노인과 발레? 꿈 꾸는 이들의 가슴 따뜻한 연대…창작가무극 ‘나빌레라’

웹툰 HUN을 무대에 올린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나빌레라', 발레리노를 꿈꾸는 할아버지와 좌충우돌 청춘의 연대!
서재형 연출, 박해림 작가, 김효은 작곡가, 유희웅 안무가 등 의기투합, 진선규·최정수, 강상준·브로맨스 이찬동 등 출연

입력 2019-04-17 23:09   수정 2019-05-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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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빌레라’ 채록 역의 강상준(왼쪽)과 덕출 진선규(사진제공=서울예술단)

 

“내가 무슨 짓을 벌인 거지…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진심을 담아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는 점입니다.”

17일 예술의전당에서 개최된 창작가무극 ‘나빌레라’(5월 1~12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연습실 공개 행사에 참석한 원작 웹툰의 작가 최종훈(HUN, 이하 훈)은 무대화되는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는 심경을 묻는 질문에 ‘진심’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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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빌레라’(사진제공=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의 2019년 신작 ‘나빌레라’는 훈의 동명웹툰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오이디푸스’ ‘리차드3세’ 등의 서재형 연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땡큐베리스트로베리’ ‘모래시계’ 등의 박해림 작가, 국립발레단 출신의 유회웅 안무가, 김효은 작곡가 등이 꾸렸다.  

 

‘발레’를 소재로 꿈 보다는 회한이 더 많은 70세 심덕출(진선규·최정수, 이하 가나다 순)과 모든 것이 모호하고 서툰 청춘 이채록(강상준·이찬동)이 교감하고 연대하며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는 ‘발레의 시작’ ‘매일이 새롭다’(진선규·강상준·금승훈·김백현), ‘그건, 꿈이라서 그런 것’ ‘그냥 여기까지만’(최정수·이찬동·김용한·이영규·유경아)을 시연했다.   

 

김효은 작곡가는 “(원작 웹툰을) 대성통곡하면서 봤다”며 “꿈꾸는 젊은 청춘과 꿈을 잃어가는 어르신이 같이 보면 좋겠다 생각했고 중년의 나이에 다시 한번 꿈을 꾸게 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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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창작가무극 ‘나빌레라’가 연습실을 공개했다(사진제공=서울예술단)

 

덕출 역의 최정수 역시 “원작을 보고 많이 울었다. 공연으로 다시 만들어졌을 때 울림과 감동은 더하지 않을까 싶다”며 “살면서 힘드신 분들과 소외된 분들이 보시고 힘을 받고 꿈을 다시 찾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나빌레라’에 대해 유희성 서울예술단장은 “원래 2019년 라인업에는 없던 작품이었다. 기획팀 PD의 제안으로 원작을 밤 11시까지 독파했다”며 “치매를 앓다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많이 울었다. 이 정도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작품이라면 괜찮겠다 싶어 원래 (이 시기에 공연 예정이던) 작품을 철회하고 ‘나빌레라’를 라인업에 넣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덕출 역의 진선규, 나를 투영했던 웹툰 “제목만으로 선택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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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빌레라’ 덕출 역의 진선규(사진제공=서울예술단)
“지난해에 웹툰을 보면서 너무 큰 감동을 받았어요. 무대든 매체에서든 (무대화, 영상화가) 되면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었어요. 제가 느낀 그 감동을 관객들께 전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고희를 앞두고 발레리노의 꿈을 좇는 덕출 역의 진선규는 합류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전하며 “제목만 듣고 바로 선택했다”고 털어놓았다.



“공연 위주로 활동하다 운 좋게 좋은 영화로 많은 분들에게 인지도가 생겼고 올초 ‘극한직업’이 잘 되면서 좋은 시나리오나 제안도 많이 들어왔어요. 하지만 그걸 너무 쫓으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무렵 웹툰을 봤죠. 천천히 꿈을 향해 가던 저에게 (심덕출이라는) 할아버지가 얘기하는 것 같았어요.”

‘나빌레라’에 합류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전한 진선규는 “저의 소신, 초심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관객은 물론 꿈을 향해 가는 분들께 이 극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진심 어리게 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서재형 연출은 진선규를 덕출 역에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꿈과 열정에 대한 이야기다 보니 따뜻한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노래도 좀 해야 하고 몸도 좀 돼야했다”고 전하며 “진선규와 최정수가 이 배역을 할 수 있는 배우들 중 가장 늙은 나이였다. 둘 다 착하고 제가 가혹하리만치 몰아붙이는데 잘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노인과 발레? “이제는 발끝도 잘 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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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빌레라’ 덕출 역의 최정수(사진제공=서울예술단)

 

“발레와 노인이 아닌 꿈과 열정,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주 작은 자극이나 미련들을 너무 오래 생각하면 커지는 것처럼 덕출이라는 캐릭터에겐 가장 큰 미련으로 남았던 발레가 꿈으로 다가온 거죠.”

원작자 훈은 덕출과 발레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최정수는 “노인이, 남자가 발레를 한다고 하면 사회적으로 이상하게 보는 것 같다. 오래 전에는 더 그랬을 것”이라며 “그래서 더 발레를 해야만 했다. 그래야 꿈을 찾아야하는 절실함이 더 와닿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을 보탰다. 3월 초부터 유희웅 안무가와 개인레슨으로 발레를 연습했다는 진선규는 “다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발끝도 안펴지고 스트레칭은 힘들고 동작도 안되는데 최대한 열심히 배우고 있어요. 열심히 배우면 그게 곧 덕출의 상태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서재형 연출은 “발레를 너무 잘해야하는 작품이라고 믿을 수 있지만 웹툰 수준의 발레는 최고 (발레무용수) 몇몇을 빼고는 힘든 동작들”이라며 “이번 작품의 핵심은 발레를 드라마 안에 잘 녹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유희웅 안무가도, 김효은 작곡가도 “드라마에 잘 붙는 음악과 동작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고 박해림 작가는 “덕출과 채록이 처한 위치를 좀더 극대화하는 방향”을 각색의 주안점으로 꼽았다.


◇발레의 매력 “노력한 만큼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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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빌레라’ 채록 역의 강상준(사진제공=서울예술단)

 

“공연이 끝나도 발레를 계속 하게 될 것 같아요.”

능력과 재능은 넘치지만 계속되는 부상, 좀체 나아지지 않는 생활고 등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내고 있는 스물셋 이채록 역의 강상준과 이찬동은 한 목소리를 냈다.

발레리노 연기를 위해 10킬로그램을 감량했다는 강상준은 “저 역시 개인트레이닝을 했지만 무대 위에서 발레를 멋있게 보여드리려면 1, 2년은 연습해야 할 것 같다”며 “이는 발레의 매력과도 연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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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빌레라’ 채록 역의 이찬동(사진제공=서울예술단)
“발레는 속일 수가 없어요. 빠른 리듬이나 동작 등에 묻어갈 수가 없죠. 잘 서고 움직이고 걷기 위해 노력하고 스트레칭을 해야만 자연스러워지거든요. 그게 가장 어려우면서도 발레의 매력같아요. 그래서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몸이 굉장히 뻣뻣한 편이라 스트레칭이 가장 어려웠다”는 또 다른 채록 이찬동은 “아픈 걸 참고 하니 늘어나는 게 매력”이라고 말을 보탰다.

“발레 동작도, 스트레칭도 어려운데 고통을 참으면서 할수록 미세하게 변화가 와요. 땀과 고통을 참아내는 시간만큼 대가가 조금씩이라도 주어지는 게 발레의 매력 같아요. 그러니까 자꾸 욕심이 생겨요.”

급격한 체중감량으로 떨어진 체력이 걱정이라는 강상준은 “최선 다해 버티는 중”이라며 “무용파트이지만 노래도, 연기도 잘하는 최정수 선배처럼 저도 무용파트에서 필요하다면 같이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약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서울예술단이 연기, 무용 등을 종합적으로 잘 하는 배우들이 모여 가무극을 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는 게 제 아주 작은 꿈입니다. ‘나빌레라’를 연습하면서 또래 친구들, 좀 더 어린 친구들이 꿈 때문에 고민하고 방황하는 순간들을 많이 떠올리게 돼요. 할아버지의 꿈과 젊은이들의 꿈이 잘 만나져서 관객과 소통하면 좋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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