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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클릭 시사] 토사구팽-성공불거

입력 2019-04-24 14:35
신문게재 2019-04-25 23면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월왕구천세가(越王句踐世家)’편을 보면 유명한 ‘토사구팽(兎死狗烹)’ 얘기가 나온다. 토끼 사냥이 끝나면 쓸모 없어진 사냥개는 헌신짝처럼 버려져 삶아 먹히는 신세가 된다는 뜻이다. 중국 춘추시대 때 구천왕을 도와 월(越)나라가 패권을 잡는데 큰 공헌을 했던 ‘문종’이라는 장군이, 친구인 범려의 충고를 무시하고 월나라에 머물며 마지막까지 자리를 탐하다가 결국은 반역 죄로 몰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중국 역사에서 이와 대비되는 처세술로 흔히 회자되는 이가 서한 초기 때의 ‘장량’이다. 그는 사마천이 사기에서 ‘절정기에 정상에서 내려와 은퇴함으로써 자신의 몸과 명예를 지킨 대표적 인물’이라며 범려와 함께 극찬한 인물이다. 장량은 ‘성공불거(成功不居), 공성용퇴(功成勇退)’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무릇 성공한 사람은 그 자리에는 머물려 해선 안되며, 공을 세우고 나면 용감하게 물러나야 한다는 뜻이다. 자리에 연연하고 논공행상에 대한 기대에 헛된 꿈을 꾸는 이들이 결국 역사의 희생양이 되었음을 상기시키는 말이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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