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기자수첩] 조원태가 쓴 '왕관'의 무게

입력 2019-04-25 14:31
신문게재 2019-04-26 19면

이효정
이효정 산업IT부 기자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남긴 말이다. 높은 자리에 오르려면 반드시 그 위치와 권한에 걸맞은 자격과 책임이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선친인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잠시 공석이었던 그룹의 수장 자리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회장 자리를 승계하면서 왕관을 썼다. 선친의 장례를 마친 지난 16일 이후 8일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진 셈이다. 이는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상속과 상속세 문제 등이 전면에 부상하기 전에 경영권 승계를 마치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사장이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왕관의 무게는 꽤 무거워 보인다.

일단, 조 신임 회장이 경영 실권을 행사하기 위해 선친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상속해야 한다. 아울러 지분 상속 과정에서 2000억원 규모의 상속세 역시 한진가(家)가 풀어야 할 과제다. 3세 경영 체제 안정화를 위해 새로운 수장의 경영능력 역시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과거 ‘땅콩회항’, ‘물컵갑질’, ‘탈세혐의’ 등으로 조 회장 일가는 신뢰를 잃은 상태로,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기도 한다. 고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재벌가의 경영승계에 대한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3세 경영이 본격화 된 만큼, 이제는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내이사·사외이사·감사 등을 도덕성을 갖춘 인물로 채우고 잃어버린 신뢰 회복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왕관은 리더가 쓴다. ‘아무나’ 쓸 순 없지만, ‘누구나’ 쓸 수 있다.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항공산업 리더인 대한항공의 향후 50년을 이끌어 갈 힘의 무게에 집중해야 할 때다.

 

이효정 산업IT부 기자 hyo@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