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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창업진흥원장, 법정기관 지위 확보.."창업자 만족도 끌어올리겠다"

입력 2019-04-25 14:21

창업진흥원 김광현 원장
창업진흥원 김광현 원장
지난 2008년 설립된 창업진흥원이 사단법인에서 올해 하반기 법정기관으로 전환하게 됐다.



그 의미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혁신성장을 이끌어 낼 것인지, 지난해 4월 1일 취임한 김광현 원장을 만나보았다.

-최근 창업지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창업진흥원이 새롭게 새롭게 출발하게 됐는데?

▶창업진흥원은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른 창업진흥 전담조직이고,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지원정책을 집행하는 준정부기관이다. 지난 10년 동안 4만개가 넘는 창업기업을 지원했다. 올해는 5,057억 원의 창업지원자금을 집행한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 준정부기관을 사단법인 형태로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왔고, 최근에 창업진흥원을 법정기관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창업지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 어떤 의미가 있는가?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창업진흥 전담조직으로서 창업지원사업을 추진해 많은 성과를 거뒀으나 이런 업무 수행을 위한 법적 근거가 미흡했다. 법정기관으로 전환하고 나면 정부의 창업지원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좀더 능동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 창업지원 전문기관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할 수 있다. 창업진흥원은 올해 초 기획재정부로부터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됐고 하반기엔 법정기관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창업지원 전문기관’으로서 지위를 확고히 다지려고 한다. 창업지원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해 지원받는 창업자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 민간인 출신 창업진흥원장이다. 정부의 창업지원 사업이 밖에서 볼 때와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혁신해야 한다고 보는가?

▶디캠프(D.CAMP) 센터장 시절엔 정부의 창업지원 사업에 대해 불만이 꽤 많았다. 정부 지원을 받은 창업자들은 다들 “너무 까다롭다”고 말하곤 했다. 정부가 창업지원정책을 수립하거나 수정할 때 창업계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는 것 같지도 았았다. 이런 것을 개선하는데 힘을 보태려고 창업진흥원장 공모에 응했는데, 원장으로 1년 동안 일해 보니 기존 생각 중 일부는 맞고 일부는 오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오해 사례를 몇 개 들겠다. 아직도 “정부지원 받으려면 사업계획서를 아래아한글로만 써야 한다”고 말하는 이가있다. 사실이 아니다. 창업진흥원은 오래 전부터 MS 워드로 작성한 문서도 받고 있다. “영수증 풀칠하느라 일을못한다”는 비판도 사실이 아니다. 전자세금계산서를 자동으로 첨부할 수 있게 개선한 지 오래 됐다. “창업지원 사업이 39세 미만에 집중돼 있다”는 비판도 사실과 다르다. 창업진흥원을 통해 지원하는 창업자금 중 절반 이상이 39세 이상 중장년 창업자들한테 돌아간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는 예비창업패키지 등 일부 사업에서 지원대상을 ‘39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지원사업은 나이 제한이 없다.

창업자로서 불편한 점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처음 시작한 세무 회계 지원 서비스의 경우 몹시 불편했다. 1년 동안 100만원 지원받기 위해 창업자가 제공해야 하는 정보는 1억 원 지원 신청할 때와 똑같았다. 그러다 보니 지원대상자로 선정되고 나서도 “절차가 복잡하다”는 불만이 제기되곤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초 시스템을 새로 개발했다. 꼭 필요한 정보만 입력하도록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그 결과 올해 들어서는 세무 회계 서비스 지원사업 관련 불만이 거의 사라졌다.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이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게 하려면, 또는 창업지원 절차를 개선하려면 현장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창업진흥원의 경우 200여 개 주관기관 실무자나 지원을 받는 창업자들의 의견을 듣고 끊임없이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 창업진흥원은 작년 말 창업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중소벤처기업부에 전달한 바 있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2019년도 창업지원정책에 반영됐다. 앞으로도 창업계는 물론 중기부와도 소통을 개선해 창업현장 의견이 정책에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 올해 창업지원 사업이 개편된 줄 알고 있다. 어떻게 달라졌나?

▶중기부는 올해 창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창업지원 사업을 세 단계로 구분했다. 업력에 따라 예비→초기→도약 단계로 구분해 각 단계에 적합한 형태로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맞춰 창업지원 사업을 패키지로 묶었다. 예비창업자가 창업을 제대로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비창업패키지, 창업 3년 이내의 초기 창업기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초기창업패키지, 창업 3년 이상 7년 이내의 창업기업이 데스밸리를 극복하고 스케일업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업도약패키지 등이다.

- 타 기관이 수행하던 창업지원 사업도 이관됐는데?

▶종래 과기정통부 산하 한국과학창의재단이 담당했던 메이커 활성화 지원사업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맡았던 멘토링 플랫폼 운영 사업, 그리고 중기부 산하 대중소기업농업협력재단이 맡았던 사내벤처 지원 사업 등을 창업진흥원으로 이관했다.

메이커 활성화 지원 사업은 메이커스페이스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메이커 창작활동을 지원함으로써 메이커 문화를 널리 퍼뜨리는 사업이다. 멘토링 플랫폼 운영지원 사업은 관련 지식을 보유한 전문가의 멘토링을 통해 아이디어의 구체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은 대기업 중견기업과 선도벤처 등을 대상으로 사내벤처 및 분사 창업기업 활성화를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 이제 임기가 2년 남았다. 남은 기간 동안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가?

▶절차를 개선하고, 혁신이 가능한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을 개선하는 데 힘을 보탤 생각이다. 절차 개선은 두 가지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나는 창업 현장 의견을 수렴해 끊임없이 개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창업지원을 혁신할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올해는 세 가지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려고 한다. 멘토링 시스템, 창업에듀 시스템, 이상거래탐지 시스템 등이다.

멘토링 시스템은 창업자와 멘토가 원격지에서 영상을 보면서 멘토링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1단계 개발을 끝냈고 다음달부터 일부 프로그램에 적용한다. 이어 연말까지 2단계 개발을 진행해 내년부터는 창업진흥원의 모든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적용하려고 한다.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지방에 있는 창업자도 서울 멘토한테 조언을 들을 수 있다. 멘토링이 시공간 제약이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창업에듀 시스템 고도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창업에듀는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창업교육 사이트이다. 창업자들은 이사이트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 온라인 창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수년 사이에 창업에듀 사이트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사이트를 고도화함으로써 온라인 창업교육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이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창업자들의 오프라인 창업교육 수강부담이 크게 줄게 된다. 창업진흥원은 창업지원자금의 투명한 집행을 목표로 이상거래탐지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창업진흥원에 적합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혁신이 가능한 조직문화, 행복한 조직문화를 만들려고 한다. 조직 내에서 끊임없이 혁신이 일어나게 하려면 임직원들이 나이나 입사연도를 따지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고, 거리낌없이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노(No)’라고 말할 수 없는 조직은 죽은 조직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자계개발을 해 역량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직원들한테는 일주일책(一週一冊)을 강조한다. 책을 일주일에 한 권 이상 읽어야 한다는 뜻이다.

- 마지막으로 예비창업자나 창업에 뛰어든 스타트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1세기 들어 세계 각국이 창업을 통한 혁신에 총력을 쏟고 있다. 창업을 통해 혁신함으로써 산업경쟁력, 국가경쟁력을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혁신성장’을 기치로 걸고 기회형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제2 벤처 붐’을일으키겠다고 발표도 했다. 2000년 전후 제1 벤처 붐 때와 비교하면 창업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곳곳에 창업지원 공간이생겼고 창업지원 정책도 많이 생겼다.

창업환경이 좋아졌으니까 무조건 ‘창업하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생계형 창업이든 기회형 창업이든 성공에 이르는 길은 멀고험하다. ‘창업이나 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창업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취업이 안 되니까 창업한다’는 생각도 매우 위험하다. 창업을 통해 뭔가를 혁신하고 싶은 분, 창업을 통해 작게라도 사회에 기여하고 분,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는 분들께는 ‘시도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김동홍 기자 khw09092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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