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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거실이야, 카페야, 캠핑장이야?… 극장의 변신은 무죄!

[다색극장] ①CGV
지난달 30일 CGV왕십리에서 '씨네&리빙룸'오픈
모바일과 SNS에 익숙한 세대 반영…'어두운 상영관' 고정관념 탈피
키즈와 숲 테마로 한 특화관 이어 관객들의 호응 높아

입력 2019-05-17 07:00
신문게재 2019-05-17 14면

극장 산업의 침체기가 도래하고 있다. 이에 영화관들이 다양한 특별관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브릿지경제’는 멀티플렉스 시장과 다양한 영화관의 시도를 직접 체험해보며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그 스타트는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인 CGV가 끊는다. -편집자 주

 

 

◇ 웰컴 키즈존, 숲 속 체험관 등 꾸준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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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캠핑에 온 듯한 컨셉의 ‘씨네&포레’전경.(사진제공=CGV)

 

CJ CGV는 영화 관람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온 선두주자다. 1998년 CGV 강변을 오픈하면서 국내 멀티플렉스 시대를 연 이후 극장의 기본 가치인 관람 환경은 물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문화 경험을 제시해 왔다. 빅테이터를 통해 고객들의 취향과 욕구를 꾸준히 조사해 온 CGV는 지난 2013년 9월 CGV하계에 ‘씨네키즈’를 열었다. 서울의 인구밀도 중 자녀를 둔 관객들이 높은 점에 착안해 철저히 미래의 고객들을 겨냥한 영민함이 돋보인다. 키즈 카페 못지않은 인테리어와 유아동반 관객들의 편의를 더한 배려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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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과 부모가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CGV하계 ‘씨네키즈’에서는 매일 애니메이션과 가족 영화를 상영, 시간대의 구애 없이 온 가족이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CGV)

 

실제로 각종 맘카페와 커뮤니티에는 씨네 키즈관이 있는 하계CGV의 애정어린 간증글이 올라와있다.



아이를 동반하지 않는 관객들을 우선으로 하는 ‘노 키즈 존’(No Kids Zone)에 질린 엄마들이 “나도 미혼일 땐 그랬지만 너도 애 낳아봐라” 식의 섭섭함과 “쇼핑센터, 공원 다 필요없다. 극장 가자고 하면 울다가도 따라나오는 아이들” “가까운 곳에 이런 웰컴 키즈존 (Welcome Kids Zone)이 있으니 살 것 같다” 등 다양한 글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어린이 전용 상영관답게 밝은 환경에서도 영화 관람이 가능한 고선명 스크린과 어린이 체형에 맞춘 키즈 좌석이 특징이다. 매일 애니메이션과 가족 영화를 상영하고 시간대의 구애 없이 온 가족이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씨네키즈 이용 어린이들은 영화 관람 전후에 상영관 로비에 위치한 어린이 미니 도서관 ‘씨네키즈 라이브러리’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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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에 온 듯하게 꾸며진 강변CGV의 씨네&포레 입구. (사진제공=CGV)

 

2018년 7월 CGV강변에서 첫 선을 보인 ‘씨네&포레’는 도심 속 자연 콘셉트의 잔디 슬로프 특별관이다. 이 특별관은 ‘영화와 숲’이라는 의미로 자연회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탄생했다. CGV 사내에서 개최된 ‘제1회 CGV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선정된 아이템으로 제안을 넘어 현실화된 최초의 사례다. 숲 속을 재현한 상영관뿐 아니라 영화 상영 전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피크닉 타임, 캠핑 감성이 녹아있는 메뉴, 다양한 컬처 프로그램 그리고 별도의 정원을 품은 라운지와 전용 입장로로 구성돼 힐링의 가치를 더한다. 입구에 들어서면 싱그러운 자연향이 관객들을 반기고 계단을 없앤 완만한 경사의 슬로프형 바닥은 실내 잔디로 덮여 있어 자연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이 특화관의 가장 큰 장점은 들어선 순간 느낄 수 있는 상쾌한 공기다. 공기 정화, 먼지 제거, 가습 효과까지 있는 순록이끼 외에도 산소발생기는 상영관 내부를 실제 숲의 산소 농도 수준으로 유지해 쾌적한 환경을 선사한다. 좌석은 1인용 소파 형태의 ‘빈백’(36석), 쿠션감 좋은 ‘매트’(8석), 휴양지 느낌의 ‘카바나’(4석)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각 좌석마다 우드 소재의 개별 피크닉 테이블을 비치했고 스크린은 4도 가량 좌석 방향으로 기울여 설치해 영화의 몰입감도 높였다. ’씨네&포레‘는 현재 CGV강변, CGV광주금난로 및 베트남 CGV하노이 디케피탈 등 3개관에서 만날 수 있다.


◇집에도 거실은 있지만… 굳이 ‘씨네&리빙룸’을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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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앤리빙룸 꽃벽.(사진=이철준기자)

  

지난 4월 30일 문을 연 씨네&리빙룸은 CGV가 가장 최근에 연 특화관이다.

100년 넘게 이어온 ‘어두운 상영관’에 대한 고정 관념을 탈피한 점이 눈에 띈다. 핑크색 문을 열고 들어가면 거대한 거울과 벽면에 꽂혀 있는 세련된 꽃장식이 관객들을 반긴다. 단순히 꾸미기를 위한 인테리어가 아니다. 어느 배경에서 찍어도 잘 나오는 포토제닉한 공간을 겨냥했다는 점이 젊은층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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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앤리빙룸에 들어서면 코랄과 핑크빛 인테리어가 관객들을 반긴다.(사진=이철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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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닥불이 집안의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사진=이철준기자)

 

상영관 내부는 ‘내가 꿈꾸는 거실’에 대한 환상을 총 10가지 콘셉트로 구현했다. 10개로 나눠진 각 구역은 그레이, 블루, 화이트, 옐로, 베이지 등의 컬러로 꾸며졌다. 각 공간 분위기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소품, 조명, 테이블 등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스크린 하단에는 벽난로 인테리어로 포인트를 줘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최대한 많은 회차를 돌리려는 장삿속과는 다른 시도로 영화 상영 시작 20분 전부터 진행되는 ‘컬처 타임’이다. 관객들이 여유있게 입장해 전세계 명화를 스크린을 통해 보는 지적 충만함과 더불어 편안한 음악과 잡지를 읽을 수 있게 배려했다. 영화 상영 내내 적당한 조도의 밝은 관람 환경 역시 ‘씨네&리빙’관의 특별함이다.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도 개인의 편안하고 자유로운 영화 관람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좌석 마다 칸막이를 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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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감상을 할 수 있는 ‘컬처타임’이 씨네&리빙룸에서 진행되고 있다.(사진제공=CGV)

 

CGV왕십리의 정유진 점장은 “입소문을 통해 주말 상영관의 경우 매진에 육박하는 관객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영화관 콘셉트와 어울리는 커피와 샌드위치, 미니 데니쉬, 마카롱 등으로 구성된 ‘애프터눈 티 세트’도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방문한 한 수요일 오전에는 60대 부부가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관람 중이었다.

상영 후 만난 최경훈(62)씨는 “자녀들이 티켓을 끊어줘서 오게됐다. 금액을 듣고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시설이라면 돈들여 올만 한 것 같다. 무엇보다 극장 안이 환하고 소파에 누워 발을 뻗을 수 있어서 마음놓고 영화를 볼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향후 ‘씨네&리빙룸’에서는 다양한 취미를 즐길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 토크 프로그램 등의 문화 행사, 집들이 분위기의 페스티벌도 진행될 예정이다.

 

글=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사진=이철준 기자 bestnews201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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