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물류센터. (연합) |
지난해 도·소매업 대출 증가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예금취급기관의 도·소매업 대출 잔액은 144조542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7% 늘어났다. 2008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도·소매업 대출 증가율은 2013년(3.6%), 2014년(5.0%), 2015년(5.7%), 2016년(6.0%), 2017년(6.6%)까지 꾸준히 커지다가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다.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으로 좁혀서 살펴보면 도·소매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31조6117억원으로 25.2% 늘어 역대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내수 부진, 최저임금 및 임대료 상승 등으로 업황이 나빠지자 영세 도·소매업체들이 제2금융권에서 대출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도·소매업으로 창업이 몰리면서 대출이 늘었을 가능성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소매업 신설법인은 2만2972개로 한 해 전보다 22.5%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자영업자보다는 쿠팡, 홈플러스, 기타 슈퍼마켓 등 도·소매업 법인 위주로 대출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체들이 당일배송이나 새벽배송 등 물류 투자를 늘리면서 은행권 대출 잔액도 함께 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4조422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나 물류 인프라 확장 등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1조97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티몬도 작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40% 뛰었지만 매입 역량 강화 등 인프라 투자에 영업손실액은 더 커졌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통업체들이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유통 채널 선점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어 대출이 늘었을 수 있다”며 “다만 영세 업체들은 투자목적보다는 업황 부진에 대출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채의 질도 나빠졌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은행 대출이 예금은행 대출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해서다. 도·소매업 대출 중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1.9%로 2017년(19.3%)보다 커졌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