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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뿌리 깊은 소유의식, 존엄의식의 부재가 부른 비극…의정부 일가족 사망 사건

[트렌드 Talk]20일 40대 부부와 고등학생 딸이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
5일 2명의 어린 자녀를 포함한 일가족 4명 사망, 6일 장애인 아들을 흉기로 찌르고 농약 마신 아버지 등 가족이라는 이유로 ‘동반’ 죽음을 강요당하는 사건들 잇따라

입력 2019-05-24 07:00   수정 2019-05-24 07:25
신문게재 2019-05-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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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일가족 사망사건 뉴스화면 캡처.

 

“남을 아이들이 불쌍해 함께 데려 갑니다.”

비뚤어진 ‘부모’의 자식 사랑, 소유의식은 일가족 동반자살이라는 비극을 부르곤 한다. 20일 40대 부부와 고등학생 딸이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새벽 4시경 잠들었던 중학생 아들만이 생존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의정부경찰서는 2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소견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남편에게는 주저흔(공격이나 자해를 망설이며 생긴 흔적)이, 딸에게서는 방어흔(공격을 막으려던 흔적)이 발견됐다. 이에 생활고에 시달리던 남편이 아내와 딸을 살해한 후 스스로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보강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가족들과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흉기를 이용하는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경제적 문제를 포함한 가족 상황 전반을 면밀히 살펴 직접적인 사망원인과 범행과정 등을 밝혀낼 방침이다.



목제 가구 부품제조·조립 등을 하는 1인 목공 작업소를 운영했던 남편은 수금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억대 빚을 지는가 하면 경제난으로 이자 상환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던 것으로 알려진다. 생존한 중학생 아들의 진술에 따르면 부부와 딸은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의논하다 서로를 껴안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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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만을 살려둔 데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딸도 독립적인 인격체”라며 “동반자살이 아닌 엄연한 살인”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자식이기 이전에 존중받아 마땅한 인격체로 부모를 비롯한 누구도 그들의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는 주장이다. 5일 2명의 어린 자녀를 포함한 일가족 4명 사망, 6일 장애인 아들을 흉기로 찌르고 농약을 마신 아버지 등 가족이라는 이유로 ‘동반’ 죽음을 강요당하는 참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안미경 예담심리센터 대표는 “한 인간의 존재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로 좌우될 수 없다. 그럼에도 비슷한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이 사회의 존엄의식 부족이 원인”이라며 “큰 빚을 지고 거리에 나앉게 됐다고 누구나 죽음을 선택하고 실행하진 않는다. 가정에 위협적인 일이 발생했을 때의 대처 방식, 문제해결 양상은 가족들이 그동안 서로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맺어왔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가족 각자가 서로를 존중하고 충분한 소통이 있었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가 실제로 어떤 의미로 연결돼 있었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가족의 좌절이나 절망을 다른 가족이 또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여하는지가 가족 전체의 생사와 운명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건의 예방을 위해서는 어느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이나 폭력 문제로 한정하기 이전에 관계의 질적인 측면을 짚어볼 일”이라고 조언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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