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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댐 붕괴원인 발표...객관성 떨어져

입력 2019-05-29 10:55

라오스 댐 붕괴원인 발표...객관성 떨어져
지난해 7월 발생한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댐 붕괴로 일대가 침수돼 닭 등 가축들이 지붕으로 대피했다.
지난해 라오스에서 발생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댐 붕괴사고의 원인에 대해 라오스 정부측이 인재로 결론 내면서 천재냐 인재냐를 놓고 앞으로 시공사인 SK건설과 라오스 정부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라오스 정부는 지난해 7월 사고 이후 국가조사위원회(NIC)를 구성하고 독립전문가위원회(IEP Independent Expert Panel)에 사고 원인을 의뢰한 바 있다.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28일 현지 언론을 통해 라오스 정부가 밝힌 사고 원인은 보조댐 일부에 나타난 ‘누수’로서 여러 보조댐 중 하나(새들 D)에 작은 물길(파이핑 현상)이 생기면서 댐 유실로 확대됐다는 주장이다.

라오스 정부는 새들 D의 기초 지반에 높은 투수성과 침식이 용이한 토사층이 존재했고, 이 토사층에 생긴 작은 물길로 인해 댐이 균형을 잃어 원호파괴(Deep Rotation Sliding) 형태로 붕괴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라오스 정부 주장에 대해 SK건설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라오스 정부가 밝힌 사고원인은 과학적인 근거와 데이터가 결여된 경험적 추론에 의한 결과라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즉 IEP가 제시한 최종데이타를 적용한 결과 파이핑 현상이 입증되지 않았고, 사고 전 새들 D 하단부에서 대량의 토사유출이 없었기 때문에 파이핑에 의한 원호파괴는 잘못된 주장라는 것이다.

또한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라오스 정부 요청으로 초기부터 옵저버로 참여한 한국정부조사단과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업체들 대부분이 IEP가 내놓은 사고원인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정부 조사단은 IEP가 파이핑현상을 사고원인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세계대댐학회의 가이드라인(Bulletin 164)을 근거로 판단해야하는데 이를 적용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상당수 조사 기관들은 현재까지 명확한 사고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지만 과거 화산활동 등 오랜 세월을 통한 지형 형성과정에서 새들 D 하류에서 발행했던 산사태 흔적 등에 주목하고, 대규모 평면파괴(Land Sliding)를 사고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라오스 정부의 사고원인 발표에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학교 토목학과 이복남 교수는 “이번 사고원인에 대한 라오스 정부의 발표가 객관성을 인정받으려면, 라오스 엔지니어어 중심으로 조사를 해서는 안되고, 국제 토목학회 전문가들과의 공조 특히 한국 토목전문학자들과의 공동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발전소가 준공되기 전에 담수를 어느정도까지 유지하느냐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까지 면밀하게 조사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발전소의 사업주체는 PNPC로서 SK건설, 한국서부발전, 태국의 RATCH, 라오스의 LHSE등 4개사가 참여하고 있어서 사고 원인 귀책사유에 따라 한국 라오스 태국 간의 국제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기영 기자 rekiyoung92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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