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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월드컵] 정정용 '삼촌 리더십'에 ‘원 팀’ 똘똘… “이대로만 커라”

입력 2019-06-16 08:52   수정 2019-06-16 14:03
신문게재 2019-06-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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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우치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경기. 후반 한국 정정용 감독이 1-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비록 우크라이나의 벽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으나 한국 20세 이하 월드컵 국가대표팀은 한국 역사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다. 

 

이 영광은 코칭 스태프와 선수 들 모두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운동장에선 치밀한 전략으로, 운동장 밖에선 격의없는 소통과 친밀함의 ‘착한 옆집 아저씨’ 리더십을 보여준 정정용 감독과 그를 믿고 끝까지 포기 않고 마지막 땀방울을 흘린 선수단 모두가 주인공이다.

 


◇ 정정용 감독, 착한 삼촌 리더십으로 ‘원 팀’ 만들어 

 

정정용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감독님을 위해 뛰어보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뢰의 끝판왕’이었다. 유소년 축구를 이끌면서 쌓은 전략적 노하우와 실력으로 역대 대표팀 최고의 성적을 일구어 냈다. 한국 축구계의 비주류로 살다가 유소년 축구에 매진해 완전히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다. 

 

실업 축구 이랜드 푸마의 창단 멤버로 참여해 6년 동안 센터백으로 뛴 그는 부상으로 28세의 젊은 나이에 1997년 은퇴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실의도 잠시. 그는 용인 태성중 감독으로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고 이후 한 눈 팔지 않고 12년 동안 14세 이하(U-14) 팀을 시작으로 연령대 대표팀을 두루 지도하며 한국축구의 미래들을 육성해 왔다. 대학원에서 스포츠생리학을 전공했을 정도로 지도자의 책임을 다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일방적 지시보다는 이해가 우선’이라는 그의 지도 철학은 어린 선수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전술 노트’로 상대방에 대한 철저한 준비시켜 자심감을 키워주었고, 경기마다 다른 전략과 전술로 ‘제갈용(제갈공명+정정용)’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이 별명 역시 선수들이 만들어준 것이다. 

 

정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자긍심을 가져도 충분하다. 마무리에서 옥에 티가 있었지만 지도자로서 너무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전술적인 준비에서 부족함이 있었다”며 스스로를 자책하면서도 “이제 우리 선수들이 한국축구에서 5년, 10년 안에 최고의 자리에 있을 것”이라며 제자들에 대한 믿음을 보여 주었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스스로 어떻게 준비하고 경기에 임하면 되는지에 대한 충분히 알게 된 것이 큰 자산”이라며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를 통해 더 발전시키면 좀 더 격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 무한 잠재력의 ‘영건’들, 이대로만 커라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의 어린 선수들은 속칭 ‘골짜기 세대’라고 불렸다. 그만큼 기대감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2017년 참가자인 이승우나 백승호 같은 이름값의 유망주들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탓이다. “이강인 하나로 대회를 치르려는가”하는 비아냥도 있었다. 선수들이 “우승이 목표”라고 출사표를 던졌을 때는 모두들 코웃음을 쳤다. 포루투갈과의 1차전에서 패하자 예선 통과 기대도 접었다.

 

실제로 이번 참가 선수 21명은 대부분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원석’ 들이었다. 2부리그인 K리그2 소속이 6명이 되었고, 실전 경험이 많지 않은 대학생도 2명이었다. K리그1 플레이어들도 조영욱(서울)과 전세진(수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데뷔전도 치르지 못한 풋나기들이었다. ‘빛광연’이라는 별명으로 이번 대회 7경기 모두 골문을 지켰던 이광연(강원) 조차 아직 프로 데뷔 이전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이강인은 ‘주머니 속 송곳’과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정정용호는 누가 뭐랄 것 없이 모두가 ‘하나의 팀’으로 똘똘 뭉쳤다. 개인 위주가 아닌 팀워크의 팀을 만들었다.    

 

36년 만의 4강 신화에 이어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정정용호 태극전사들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대로만 잘 자라 미래 한국 성인 국가 대표팀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에 진가를 보여준 이강인을  비롯해 조영욱, 김정민 등 A대표팀 소집 경험이 있는 선수들 외에도 아직 어리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준 선수들이 U-23 대표팀을 거쳐 A대표팀까지 잘 성장해 주었으면 하는 게 팬들의 바람이다. 

 

정정용 감독의 얘기대로 이들은 일단 소속팀으로 돌아가 그곳에서의 생존 경쟁부터 이겨내야 한다. 20세 이하 축구와 성인 축구는 분명히 ‘격’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더 땀을 흘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팬들은 2009년 이집트 대회에서 8강 신화를 만들었던 ‘홍명보호’를 귀감으로 삼고 있다. 당시 주전으로 뛰었던 구자철과 김승규, 김영권, 홍정호, 김보경 등이 그대로 A대표팀으로 성장해 한국 축구의 주역이 되었다. 이강인을 비롯한 ‘준우승 키드’들이 선배들처럼 국제 무대에서 이름을 날릴 날을 손꼽아 고대하고 있다.

 

김민준 기자 sport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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