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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정우성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이 소중하다면 난민의 인권도 중요하죠”

-UN난민기구 친선대사 정우성, 저서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발간
-난민 반대 여론도 존중, 이해 강요하지 않으려고 해
-분쟁과 전쟁, 폭력 정당화 될 수 없어, 국제사회 일원으로 미래 준비해야

입력 2019-06-26 07:00   수정 2019-06-25 15:08
신문게재 2019-06-26 15면

배우 정우성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해 6월, 한국 사회는 제주도에 도착한 500여명의 이방인들을 놓고 격한 갈등을 겪었다. 예멘인 난민신청자 수용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자 UN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배우 정우성은 SNS에 자신이 방문했던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촌 사진과 함께 난민에 대한 이해를 호소했다. 가뜩이나 뜨거웠던 인터넷 댓글창은 정우성의 한마디에 격돌의 화약고가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난민수용 반대 글에는 7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찬성의사를 밝혔다. 데뷔 후 25년간 그 흔한 안티팬 하나 없던 정우성에게도 쓴소리와 질책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정우성은 소신행보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최근 난민보호 활동 5년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을 출간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서 만난 정우성은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분들의 이해를 강요하기 위해 쓴 책은 아니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그는 “난민 수용 및 반대, 어느 쪽도 나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런 논쟁이 성숙한 담론으로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제가 이런 활동을 했다는 걸 알아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고 덧붙였다.

책에서는 난민을 만나기 위한 정우성의 진심이 묻어난다. 학창 시절 동작구 상도동 달동네에서 성장한 정우성은 살던 마을이 포크레인으로 홀랑 철거되는 현실과 마주한다. 이사를 해도 그뿐, 서민에게 80년대 서울은 두 다리를 편히 뻗을 만한 공간을 제공하지 않았다. 배우가 되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품고 끝내 연기자로 성장한 정우성에게 2014년 UN난민기구 한국대표부는 명예사절직을 제의했고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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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열린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 방문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후 정우성은 네팔의 사니스차르 캠프, 시리아 난민이 머무는 레바논의 와화 공동 거주지, 이라크와 남수단을 거쳐 방글라데시의 쿠토팔롱 캠프 등 전 세계 난민을 만나러 다닌다. 이곳에서 만난 난민들은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했고 자녀들에게 고국에 대한 기억과 미래를 열어주려고 한다. 정우성은 “난민촌에서 만난 아이들의 꿈은 구체적이다. 기자가 되거나 의사, 국제기구 활동가 등 자신들의 민족을 위해 봉사하고 싶어한다”고 적었다. 네팔에서 만난 한 어린이는 정우성이 출연한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를 보며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5년간 세계를 누비며 전세계 난민들을 만난 정우성은 제주 예멘 난민 수용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했다. 정우성은 난민문제는 결국 우리 사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20대의 난민 수용반대여론이 높아지면서 ‘20대의 보수화’라는 의견에 대해 “지금의 20대가 처해있는 경제적 어려움에 국가가 어떤 자세로 대처했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또 자국민의 인권보다 예맨 난민의 인권이 중요하냐는 일부 보수층의 지적에 대해서도 “인권에는 우선순위가 없다. 인간은 누구나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인격체”라며 “대한민국 국민과 예민 난민의 인권이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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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정우성 지음 | 원더박스 | 1만 3500원 |사진제공=원더박스

그는 “외국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은 우리의 생각보다 높다. K팝과 드라마, 영화, 삼성, LG 등 최단기간 눈부신 경제적 성장을 이루고 풍부한 문화적 환경에 둘러싸인 나라”라며 “우리가 미래 세대에 물려주고 싶은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전쟁과 실향의 역사를 딛고 한반도 평화수립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디면서 우리에게 보호를 요청하는 이들을 외면한다면 과연 떳떳한 대한민국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예멘 난민 문제는 우리 사회의 갈등이 분출된 좋은 기회다. 이를 잘 해결해 사회 안에 소외된 계층을 확인하면 보다 성숙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우성은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5년간 감사함이 늘었다고 했다. 배우로서 활동하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살았지만 난민들을 만나며 일상의 사소한 것들과 관계의 값어치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더욱 느끼게 됐다고 했다.



“UN난민 친선대사가 사명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현장에서 만났던 이들, 굳건한 표정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어른들, 해맑게 웃는 어린이들을 통해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은 여러분들의 생각을 강요하기 위해 쓴 책은 아닙니다. 다만 어떠한 분쟁이든 전쟁과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국제사회일원으로서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담았어요. 인간이 만들어낸 불합리한 정치상황과 폭력에 대해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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