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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종이통장이 사라졌다”…난리난 할매를 위한 제언

글로벌 은행 사례로 본 '고령층 금융소외' 해법

입력 2019-07-02 07:00   수정 2019-07-01 15:22
신문게재 2019-07-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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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통장이 사라졌다. 할매들이 난리났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고령층의 금융소외가 우려된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65년 고령인구 비율이 46.1%로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금 나오는 날이면, 종이통장 갖고 돈 찾으러 오시는 동네 어르신이 대부분”이라며 “자동화기기로 유도해도 한사코 창구에서 돈을 찾으시려고 한다. 은행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했다.

아울러 무인주문기(키오스크)를 이용하지 못해 식당에서 발길을 돌리는 어르신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어르신들을 소외시킬 수는 없는 노릇. 더욱이 금융사기에도 취약하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사회를 맞은 외국은 이를 어떻게 극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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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적 학대 방지

 

해외 은행들은 고령자 경제적 학대 방지 및 물리적 편의성 개선에 노력하는 한편 고령 고객의 경제활동 감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에 대응해 이 고객층을 겨냥한 신탁상품 출시 등 수익성 증진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경제적 학대란 고령자에게 강제로 유언장을 작성토록 하거나 대리권을 남용해 재산을 허락 없이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시니어 안전법(Senior Safe Act) 제정을 통해 은행이 고령자에 대한 사기 의심거래 발견 시 경찰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해당 거래에 대해 은행원이 처리를 거절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웰스파고(Wells Fargo)은행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경제적 학대를 적발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활용한다. 비활성 계좌의 거래 발생이나 주소 변경, 급작스러운 인출액 증가, 공동계좌 개설 등 이상 징후를 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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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뱅크오브아메리카포크(Bank of American Fork)는 고령자 소유 계좌의 거래내역이나 잔고를 인증된 제3자에게 이메일로 알려주는 온라인 모니터링 툴(AccountSmart)을 활용, 고령자에 대한 경제적 학대를 예방하고 있다.

퍼스트파이낸셜은행(First Financial Bank)은 직원들이 퇴직자 센터나 요양원 등에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경제적 학대 방지 설명회 및 온라인 지원방안을 제공하고, 투자회사 에드워드존스(Edward Jones)는 알츠하이머협회와 제휴를 맺고 각 지점의 재무자문 담당 직원에게 고객의 인지력 감퇴 또는 치매 징후를 감시하도록 훈련시킨다.

 


◇ 더 크게 더 가깝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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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시력 등 신체능력이 약화되는 고령자를 위해 보조원을 배치하는가 하면 지점이 없는 지역에 이동식 지점을 운영해 지점 방문을 선호하는 고령 고객의 금융 접근성 개선하고 있다.



바클레이즈(Barcalys)는 숫자가 크고 조작이 편한 대형 카드리더기와 눈에 확 들어오는 색상을 사용해 가시성을 높인 직불카드를 도입했다.

아울러 대면거래를 선호하는 고령자를 위해 가족·친구 및 자문 담당자가 이용 가능한 화상회의 장비를 마련하거나, 디지털 기기 도입으로 발생하는 유휴 인력을 고령자의 금융거래 지원에 활용하기도 한다.

미즈호은행은 고령자의 접근성 개선을 위해 배리어 프리(장애인 등에게 장애가 되는 설비 제거) 및 유니버셜 디자인(연령·장애 등의 제약을 받지 않는 범용 디자인)을 도입하고 심장제세동기(AED)를 구비해 직원들에게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디지털 이글즈(digital eagles)라고 불리는 직원 7000명을 배치, 고령자의 모바일 계좌 접속이나 인터넷 화상 통화 등 디지털 서비스 이용을 지원 중이다.

HSBC는 비밀번호 분실이나 인출한 금액을 재인출하는 등 치매로 인해 은행업무가 곤란한 고령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160명의 치매 전문 담당 직원을 지점에 배치했다.

 


◇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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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바클레이즈의 기존 카드 리더기, 오른쪽은 고령자 친화 리더기. 출처=sundaypost

 

은행은 고령 고객들의 경제활동 위축 및 인구 감소로 수익 기반이 약화됨에 따라 비용절감 노력을 하는가 하면 고령층을 겨냥한 신탁상품 등을 출시해 수익성을 올리고 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은 최근 10년간 지점 방문 고객이 40% 감소함에 따라 총 516개의 지점 중 100개를 ATM기기 및 비디오폰을 통해 자동화할 예정이며, 미즈호은행도 약 500개의 지점 중 100개를 폐쇄하고 잔여 지점은 소규모로 전환할 계획이다.

MUFG와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올해부터 상업시설이나 가까운 거리의 ATM기기를 통합하고, 서로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면서 수십억엔의 기기 유지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고령자를 겨냥한 신탁상품의 판매를 통해 대출 수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으며, 수탁재산총액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본인 사망 후 수익자를 배우자 등으로 변경하는 유언대용신탁, 유언서의 보관 및 집행업무를 수행하는 유언신탁, 가정법원의 지시로 신탁자산을 관리토록 하는 후견제도지원신탁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또 1999년 역모기지(주택을 담보로 대출금을 연금형태로 수령) 상품 출시 이후 현재 3대((MUFG, 미쓰이스미토모, 미즈호) 대형은행에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이 상품을 취급 중이다.

해외 사례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급증하는 고령 고객을 경제적 학대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금융기관 직원 및 고령자를 대상으로 금융사기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해 안정적인 금융 환경 조성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편의성 개선과 인지능력이 약화된 고객의 금융거래를 위한 대비책 마련이 요구된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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