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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히키코모리의 비극’…청년 고독사까지

[채현주의 닛폰기]

입력 2019-07-08 07:00   수정 2019-07-07 13:42
신문게재 2019-07-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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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 도쿄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했던 50대 남성 직장인 A씨는 고독사로 발견된 당시 모습이 주변을 놀라게 했다. 50대인데도 이가 다 빠져 있는 등 노인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파와하라(피해 학대)를 당했다고 한다. 그의 마지막 모습도 상사로부터 파와하라를 당한 뒤 상심한 채 퇴근한 모습이었다는 것. 그의 유족들에 따르면 그는 젊은 시절 잘 생기고 여학생에게 인기도 많았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어떤 계기로 무너지면서 사회와 멀어지게 됐다고 설명한다.

# 일본 큐슈 한 임대 주택에서 숨진지 3개월 만에 발견된 30대 여성 B씨. 특수청소업체에 따르면 그가 고독사로 발견된 당시 방에는 한동안 사용하지 않은 먼지 가득한 화장품들과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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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틀어박혀 사람을 만나지도 않고 사람을 집에 불러들이지 않은 흔적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과거 육상선수였던 그는 20대 결혼 후 딸을 출산했지만 알코올 의존증 때문에 이혼하게 되고, 양육권도 남편에게 넘어가게 됐다. 그는 이혼 후 모아둔 돈으로 생활했고, 사망 직전까지 술을 놓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의 방 한켠에는 금주(禁酒)에 관한 책과 상담자료가 쌓여 있었는 등 알코올 의존증을 치료하려는 흔적도 남아 있어 주변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젊은층 은둔형 외톨이를 일컫는 히키코모리 증가로 20~30대 고독사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닛세이기초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에서 연간 약 3만 명이 고독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국가 차원에서 그 실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어 그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엔 고령자만의 문제로 여겨졌던 고독사에 대한 인식을 뒤집는 보고서도 발표돼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일본소액단기보험협회 ‘고독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고독사 중 40%가 60세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독사 대상이 대부분 고령자일 것이라는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셈이다. 보고서는 협회가 지난 2015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최근 4년간의 주택보험 고독사 특약 데이터를 분석해 만든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독사 남녀비율은 4대 1이다. 사인은 원인 불명을 제외하면 병사에 이어 많은 것이 자살이었다. 자살은 남자 10.2%, 여성 16.3%로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보고서는 “고독사에 있어 심각한 문제는 젊은층 자살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20~30대 여성의 자살로 인한 고독사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7~8월 고독사 많아…발견까지 평균 17일”

고독사는 7~8월 가장 많이 발생했다. 더위로 인한 열중증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어 독감 등 일교차로 인한 트러블 등이 일어나기 쉬운 1월에도 고독사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후 발견까지 평균 17일 걸렸고, 3일 이내 조기발견이 40.2%로 가장 많았으나 30일 이상 지나 발견되는 경우도 14.3%에 달했다. 여성의 조기 발견이 많았으며, 남성은 장기화되기 쉬운 경향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부동산관리회사 직원이 최초 발견하는 경우(27.3%)가 가장 많았으며 이어 친족(19.8%), 복지기관(19.5%), 타인(14.6%), 친구(12.6%), 경찰(6.2%) 순으로 나타났다.

집세가 밀리거나 우편물이 쌓이는 것을 주인이 눈치채고 고독사 발견으로 이어지는 케이스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타인이 발견자가 되는 경우, 인근 주민이 악취로 신고하거나 우편물이 쌓이는 것을 보고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며 “가까운 사람이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 상의 관계자를 비롯한 ‘타인’이 발견되는 것이 주가 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남녀별로 첫 발견자 비율을 보면 친족에 의한 발견이 여성이 남성보다 10%포인트 높았다.

보고서는 특히 젊은층은 SNS 등에서 안부 확인을 물을 수 있는 친구 등을 만들어 놓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고령자는 도시락 배달 등으로 지자체가 일부 관리하기 때문이다.


◇ 고독사 원상복귀 평균비용 36만엔

고독사가 발생한 방을 치우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21만엔(210만원)에서 최고 178만엔(1780만원)으로 조사됐다. 평균적으론 36만엔(360만원). 이밖에 임대 주택자의 집세 미납 등에 대한 손해액도 발생하는데 이런 부담은 연대 보증인이나 세입자의 상속인이 지불해야 한다. 상속 재산이 없는 경우 임대 주택 주인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런 리스크에 대비한 것이 임대주택오너 전용보험이다. 임대 주택에서 고독사나 자살, 범죄사로 입는 손실이나 청소·유품 정리 등에 드는 비용을 보상한다. 또는 혼자 사는 거주자가 유족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임대인용 화재보험의 특약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일본에선 미니보험으로 불리는 소액단기 보험회사를 중심으로 이 같은 보험이 증가하고 있다. 소액단기보험 회사는 2019년 5월 현재 101개사로, 그 가운데 고독사 보험을 취급하는 곳이 4분의 1정도다. 이중 임대 주택 입주자형 보험이 20개 이상이고, 임대인용 보험은 4개다.

고독사 증가로 고독사 보험 가입자 수도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 3대 손해보험사인 도쿄카이조니치도화재보험(東京海上日動火災保險)의 ‘고독사 보험’도 2017년 계약건수가 전년대비 1.7배 증가했다.

전문가 기업이나 지자체 등도 고독사가 증가하면서 부랴부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도쿄 아다치(足立)구는 고독사를 대비한 가족·친척의 연락처나 재산목록, 원하는 장례방식 등을 게재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 1인 가구 2040년 전체의 60%

일본에선 앞으로 1인 가구(단신세대) 증가와 동시에 고독사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후생 노동성의 ‘국민 생활 기초 조사’에 따르면 단신세대와 그 예비군인 부부 가구는 2016년 이미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어섰고, 2040년에는 60%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1인 가구가 급격히 늘고 있어, 고독사 문제가 일본만큼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에 대한 보험상품은 물론 관련 대책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정부차원의 고독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독사와 관련 있는 무연고 사망자 수도 2011년 682명에서 2015년 1245명으로 4년 사이 두배 가량 급증했다. 홀로 사는 노인인구는 지난 2010년 105만 명에서 올해 140만 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초고령화 시대 진입 속도는 일본을 능가할 정도”라며 “일본처럼 보험료가 저렴한 사후처리 관련 보험개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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