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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울증이 뭐 어때서!

입력 2019-07-21 15:07   수정 2019-07-21 15:14
신문게재 2019-07-2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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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승 문화부 차장
최근 우울증으로 인한 배우와 정치인의 자살이 큰 충격을 안겨줬다. 배우 전미선은 영화 ‘나랏말싸미’ 개봉을 앞두고 있었고 ‘합리적 보수’로 불렸던 정두언 전 의원은 일식집을 운영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전미선은 며칠 전 제작보고회에서 명랑한 행동을 보였고, 정 전 의원은 당일까지 방송출연을 해 더욱 화제가 됐다. 이상징후가 없어 예측도 하지 못했다는 게 주변인의 전언이다.

아무도 생각 못했던 이들의 자살은 여러 파장을 일으켰다. 일단 영화의 홍보 일환이던 출연 배우 인터뷰가 모두 중단됐다. 비중을 떠나 차분하고 남다른 존재감을 펼쳤던 전미선은 ‘나랏말싸미’에서 세종대왕의 부인인 소헌왕후를 연기한다. 한글창제의 고뇌와 과정을 묵직하게 그린 이 영화에서 고인의 존재감은 꽤 크다. 이에 전미선 소속사 보아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지난 15일 영화 ‘나랏말싸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영화가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 고인을 애도하는 것이 우선이었다”면서 “영화 개봉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서 유족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이 영화를 많은 분들이 보고 최고의 배우로 기억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개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의 죽음도 그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왕의 남자’로 불렸을 만큼 정권의 중심에 있던 그가 나락으로 떨어진 후 보여줬던 보수의 길은 적어도 추잡하지 않았다. 대중과 소통하려 노력하면서 지지하는 정당을 떠나 정권을 겨냥하는 날 선 말들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적어도 이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슬프지만 그간 쉬쉬하던 우울증을 수면 위로 확실히 끌어올렸다. 우울증은 병이 아니다. 단지 호되게 앓고 ‘지나갈’ 정신적 감기다.

  

이희승 문화부 차장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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