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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쟁 속 갈길 잃은 원화

美, 정책금리인하 등 弱달러 초강수
中, 위안화 절상…원화 가치도 상승
엔저 목매는 日, 미중일에 갇힌 원화

입력 2019-07-22 16:11
신문게재 2019-07-23 3면

세계 각국은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각종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최대 강국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앙은행 격(格)인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한다. 중국의 고시환율은 중국 당국밖에 모른다. 미국은 중국 외환당국을 향해 환율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평가절상하라는 의미다. 한국은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환율전쟁에 뛰어들었다. 마찬가지로 돈을 풀어 경기 하강을 막겠다는 의지다. 또 아직까지 중저가 제품 물량공세로 대중소비시장(볼륨존 전략)을 노리는 우리 수출 여건에선 가격이 최대 무기다. 한국의 금리 인하는 환율상승(원화 평가절하)에 도움된다.




◇ 美·中·日에 갇힌 韓

우리 원화는 미국 달러화와 중국 위안화, 일본의 엔화에 끼어 있다. 더욱이 우리 외환시장은 글로벌 충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리가 환율을 통제할 방법은 거의 없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약달러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전 세계 시장에서 자국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증시 부양을 위해서다.

또 미국은 2분기 GDP(국내총생산) 속보치를 발표하는데, 1분기 3.1%보다 대폭 둔화한 1.8%에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최근 노동시장과 소비 등 일부 지표가 양호한 편이나 향후 경기 방향성을 보여주는 지수는 미국 경기하강을 시사하고 있다. 그동안 나홀로 성장을 구가했던 미국과 다른 주요국 간 성장 격차가 축소될 소지가 있다. 약달러 요인인 동시에 원화 강세 요인이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분쟁에서 위안화 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렇게 되면 위안화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우리 원화가치도 덩달아 오른다. 위안화 강세는 동면의 양면이다. 한국과 중국 간 수출 경합시장에서 우리가 유리해지는 반면, 대중(對中) 중간재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로서는 악재다. 일본의 아베 정부는 잃어버린 30년을 회복하기 위해 엔저에 목매고 있다. 남의 나라에 디플레이션이 수출되는 말든 말이다.



◇ 통화정책 여력 약화


주요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5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원은 “이번에는 동결(-0.40%) 가능성이 높고 9월 금리인하가 예상된다”며 “이번 회의는 QE(양적완화) 재개 가능성 시사 또는 사전준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잇따라 금리를 인하하면 우리의 통화정책 효과는 상쇄될 수밖에 없다. 가장 우려할 점은 수출 경쟁력 약화와 향후 경기하강 시 통화정책 여력의 제약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완화적 통화정책은 위험성이 잠재한다. 초저금리 상태에서 금리인하가 전개될 경우 버블이 형성된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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