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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구글 ‘아트앤컬쳐’의 가능성과 오류…결국 사람의 문제다

[문화공작소]4차 산업혁명, 미래 최첨단 시대의 핵심 기술 인공지능(AI), 인간의 심리 영역까지 파고들어
안면인식 기술 탑재한 구글 ‘아트앤컬처’의 아트 셀피(Art Selfie) 가능성과 오류, 사회를 닮은 AI 기술에 대한 고찰

입력 2019-07-31 07:00
신문게재 2019-07-3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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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미래 최첨단 시대의 핵심 기술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이하 AI)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 지 오래다. 인간과 알파고의 대결로 바둑이나 잘 두는 줄 알았던 AI는 TV에도, 스피커에도, 온라인 마켓에도, 영화시간표 예측에도, 검색에도 적용되고 있다. 

 

그 적용 범위를 빠르게 확장시켜가고 있는 AI기술은 어쩌면 성생활에도 요긴하게 활용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진짜와 가짜 웃음을 가늠하는가 하면 영화 속 색채 이미지로 관객 심리를 파악하는 등 AI는 인간 심리 영역까지 깊숙이 파고들기에 이르렀다.

24일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은 AI를 ‘어벤져스’ 토르의 망치로 꼽았는가 하면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로 부랴부랴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 AI”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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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트 앤 컬쳐' 중 '아트 셀피' 스크린 샷
그 AI는 미술에서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미술에서의 오랜 화두는 ‘타자’(The Other)다. 자아 혹은 주체와 타자, 그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사회적 주체, 또 다른 나, 주체이면서 타자이기도 한 현대인….

  

‘타자’의 해석은 그야 말로 무궁무진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이미지화되고 미술을 비롯한 공연, 영상, 글 등의 예술로 표현된다. AI는 그런 ‘타자’에 대해 다시 혹은 새롭게 생각하게 하는 기술이다.

독일의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디스쿠어스 베를린의 신정원 공동대표는 “인간 사회의 편견을 그대로 학습하는가 하면 외연과 시각을 확대하는 AI는 사회의 이미지화”라 정의하며 2016년 론칭한 구글의 ‘아트앤컬쳐’를 예로 들었다.

고양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영상미디어아트 전시 ‘쇼 미 유어 셀피’(Show Me Your Selfie, 10월 6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일환으로 진행된 국제 심포지엄에 강연자로 참석한 신 대표는 구글 ‘아트앤컬쳐’의 ‘아트 셀피’ 메뉴를 예로 들어 디지털 시대의 ‘타자’에 대해 논했다.  


AI 안면인식 기술을 탑재한 ‘아트앤컬쳐’의 ‘아트 셀피’는 셀프카메라를 찍으면 닮은 꼴의 명화 자화상를 매칭해 보여준다. 이는 구글이 전세계 미술관, 박물관과 손잡고 소장품들을 100억픽셸 화소의 아트카메라로 촬영해 디지털화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면서 가능해졌다.

‘아트앤컬쳐’는 박물관 및 미술관 경험을 보완하는가 하면 간접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 혹은 돋보기가 되기도 한다. 구글이 제휴한 파트너 미술관 박물관의 분포도는 문화예술의 발전상 그리고 식민지 역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더불어 그 역사를 거듭하며 고착된 편견과 부조리, 차별 등이 투영되기도 한다. 

 

신 대표는 “부부가 셀카를 찍었는데 유명한 진짜 부부의 초상화가 매칭되기도 했다”면서도 “백인과 남자 보다 흑인, 동양인 등 유색인종과 여자들의 매칭도는 현저하게 저조한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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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포토

 

사회적 약자로 편견, 차별에 시달리던 흑인, 동양인, 여자 등은 전혀 닮지 않은 명화들이 매칭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는 ‘아트앤컬쳐’처럼 AI 안면인식 기술을 탑재한 ‘구글 포토’ 서비스에서도 행해지고 있는 오류이자 목도되는 한계다.  AI 안면인식 기술로 닮은 꼴의 사진들을 태그까지 달아 폴더로 자동 분류하는 ‘구글 포토’가 흑인 남녀를 ‘고릴라’ 폴더로 분류하면서 빚은 인종 차별 논란이 그 예다. 


구글의 ‘아트앤컬쳐’나 ‘구글 포토’ 등은 AI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하지만 인간사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물론 이는 데이터의 축적으로 해결될 오류이자 한계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 AI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사회적 편견과 부조리를 그대로 학습하고 적용하는 기술의 발전 과정을 면밀히 관찰하고 분석하는 것은 인류의 생존 그리고 가야할 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현실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AI는 인류가 이룩한 사회, 그 사회에 팽배한 부조리와 편견, 트렌드, 차별 등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공감과 소통, 공유를 통해 그 편견과 부조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주체는 AI가 아닌 인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AI도, 예술도, 생존도 인류의 손에 달렸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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