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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高등급…채권시장 과열 부추기는 글로벌 신평사

입력 2019-08-19 13:21
신문게재 2019-08-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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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채권시장 과열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채권 신용등급을 높게 책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금리 추가 하락이 예상되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채권발행이 증가하고 있다. 웰스파고와 블룸버그,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 발행액은 1304억달러로 사상 최대다.

특히 CRE CLO(상업부동산대출채권)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144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올들어 7월19일까지 90억달러 어치가 발행됐다. 작년 발행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조화 증권을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 현상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한 발행사는 쇼핑몰을 기초로 채권을 발행한 뒤 사업환경 악화 등으로 쇼핑몰 소유주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는데도, 한 대형 신용평가사는 해당 채권의 투자등급을 유지 중이다.

미국 하와이 한 리조트는 2014년 AAA~B 등급에 채권을 발행했다. 이어 2017년 같은 기초자산으로 구조화증권을 발행했는데, 신용등급이 3단계 상향조정됐다.

신용등급을 다른 신평사에 비해 엄격하게 매길 경우 신평사들의 시장점유율 하락이 불가피하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채권 이자비용이 감소해, 발행사는 신용등급을 더 높게 평가하는 기관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국제금융센터 김선경 연구원은 “채권 신용등급 고평가는 금융시장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 신용등급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저금리로 고위험 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반면,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기초자산의 건전성은 악화하는 현실이다. 무디스는 2018년 발행된 CRE CLO의 경우 기초자산인 담보대출에서 채무불이행 발생 시 채권자들이 입는 손실은 45%라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은 의장은 지난 5월 “채권자들이 인수 기준을 완화하면서 발행자들의 부채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 보호 체계가 형성돼 과거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은 적으나 기초자산의 특성상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조동석 기자 ds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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