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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고조에 경기부양책 꺼내드는 세계

美, ‘앞에선 경제 자신감·뒤에선 컨틴전시 플랜 준비’
‘이론상 경기침체 진입’ 獨 대규모 경기부양책 도입 시사
中 금리인하 카드·日 추가 부양책 검토
중남미는 경기부양 실탄 부족으로 고심

입력 2019-08-21 16:07

TRUMP ROMANIA
2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의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옆에 서 있다. (UPI=연합)




미중 무역긴장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점차 번지면서 미국을 비롯해 중국, EU 등 주요국이 경기부양책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경기침체론을 반박하면서도 다양한 감세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현재 다양한 감세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안이 “늘 검토해온 사안”이라면서 “우리는 경기침체와는 매우 거리가 멀다”고 말해 경기하강 우려에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그는 자산매각으로 인해 발생한 양도소득세를 물가와 연동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일부 방안은 미 의회를 거치지 않고 본인의 지시만으로도 시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오랜 기간 급여세 인하에 대해 검토를 해왔지만 당장 임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이 경기침체 임박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무대 뒤에서는 ‘트럼프 경제팀’이 경제가 더욱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20일(미 동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은 1.6% 밑으로 재차 하락했다.

10년물-2년물간 수익률 격차도 전거래일 보다 축소되면서, 이날 뉴욕증시에선 국채금리 움직임에 대한 불안감이 재발했다.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10년물-2년물 격차가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다만 이후 독일과 중국 등에서 경기부양 조치가 나오면서 미 국채수익률 급락세는 멈췄다.

유럽의 최대 경제강국인 독일에서는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이 경제 위기상황시 500억 유로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미중 무역전쟁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0.1% 하락한데 따른 조치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19일자 보고서를 통해 3분기에도 GDP가 0.25% 역성장을 할 수 있다고 전망해 ‘이론적으로 경기침체’에 진입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의 여파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중국에서도 대출제도 개혁을 통해 사실상 기준금리 미세인하를 단행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4.25%로 고시해 기준금리가 사실상 0.1% 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예상된다. 0.1%포인트 수준의 인하로 시중 대출금리를 실제로 낮추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향후 경기둔화 조짐이 분명해질 경우에 대비해 기존의 기준금리 변동 방식 보다는 보다 가벼우면서도 정교한 정책 도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이미 상당히 완화적인 현재의 통화정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추가 부양책을 고려중이다.

한편 경기둔화에 선제적 대응을 준비하는 미국 등 선진국과는 달리 중남미 주요국들은 경기부양 실탄이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은 악화하는 경기에 대응할 수 있는 재정정책 및 통화정책 양면에서 모두 여력이 부족해 고심하고 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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