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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 시니어] 나의 인생 후반전

<시니어칼럼> 나의 인생 후반전

입력 2019-09-05 17:39
신문게재 2019-09-06 15면

장원자 기자
장원자 명예기자

 

10여 년 전부터 컴퓨터를 배우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에서 시니어를 위한 컴퓨터 교사로 활동한 지 5년이 넘었다.



나는 친구들이 퇴직할 즈음, 비로소 지난 삶을 돌이켜 볼 시간이 생겼다. 그동안 인생의 전반전은 가족을 위해 살아왔다면 인생의 후반전은 나를 위한 설계가 필요 하다고 생각했다.

2009년 어느 날, 그동안 잊고 살았던 자신을 찾기 위한 프로그램을 검색하던 중에 컴퓨터 교육이 있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정보화 시대인 현대를 살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노인이라 하더라도 컴퓨터를 사용해야만 세상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터라 기쁜 마음으로 즉시 컴퓨터 교실에 등록했다.

2년 가까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치 학생처럼 쉬지 않고 열심히 배우면서 집에 와서도 연습했다. 때문에 ITQ한글 워드, 파워 포인트 등 각종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구청이나 문화원, 복지관에서 교육이 있다고 하면 기회가 닿는대로 참여했다. SNS,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스마트폰에 대한 교육도 받았다.

여러 자격증을 따고 난 후에는 앞으로의 삶을 재능 나눔 활동에 동참하기로 노후를 설계했다. 정보통신 환경에 취약한 어르신들에게 그동안 배워 습득한 컴퓨터 교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마우스 잡는 것조차 익숙지 못하셨던 분들이 열정으로 하나씩 하나씩 잘 익혀 나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보람이 가슴에 밀려왔다. 이처럼 현대의 삶과 소통하려고 적극적으로 배우려는 모습들이 나를 계속 재능 나눔 활동에 남게 했다.

오래 전에 읽은 ‘내일이면 늦으리’라는 소설이 떠오른다. 저자는 지금 기억나지 않지만 내일로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시작하라는 메시지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내가 긍정적인 마음으로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노년에 컴퓨터 교육을 받은 것은 삶의 탁월한 선택중의 하나이다. 지금은 배운 것을 다른 어르신들께 재능 나눔을 할 수 있는 교사로 활동한다는 것이 참 기쁘다. 나이 많다고 고정관념의 틀에 얽매이지 말고 용기를 갖고 지금부터 시작하라는 체험을 주위에 알려주고 싶다.

“지금 시작하는 것이 나에게 가장 빠른 시간이다”라고 한 글귀가 생각난다. 나이에 연연해서 늦었다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니어들이 아날로그 시대에서 벗어나 뉴미디어 환경을 받아들여 노후를 편리하고 행복하게 살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는 날까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로 기억되고 싶다.

 

장원자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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