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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애정이 넘치는 폭주기관차, 모든 인물이 끝까지 살아있게 하는 배우들에 집중! 연극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의 원작소설을 배우이자 각색가인 조안나 틴시가 각색하고 애비게일 앤더슨이 연출한 남녀 2인극 ‘오만과 편견’
한국 프로덕션에 박소영 연출, 김지현‧정운선, 윤나무‧이동하‧이형훈 출연

입력 2019-09-07 14:00   수정 2019-09-0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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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만과 편견’(사진제공=달컴퍼니)

 

“메인 캐릭터가 있지만 나머지도 서브 캐릭터가 아니라 모든 인물들이 끝까지 순간순간 고르게 살아 있어야 해요. 기능적인 역할들이 아니라 각자 이야기를 가지고 가면서 순간순간 호흡 변화, 캐릭터 변화를 해야 하죠.”

연극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10월 2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프레스콜에서 A1 역의 김지현은 1인 다역을 하면서 작품을 이어가야하는 어려움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1인 다역의) 그런 작품을 이렇게까지 하는 것도 처음이라 재미있으면서도 물리적으로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걸 해내고 막상 관객들을 만났을 때는 공연이 훨씬 더 재밌어졌죠. 상대 배우랑만 호흡을 맞추는 2인극이다 보니 전혀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연극 오만과 편견
연극 ‘오만과 편견’의 출연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A1 역의 김지현·정운선, A2 이형훈·이동하·윤나무(사진제공=달컴퍼니)
“바뀌는 순간의 호흡 등 순수하게 배우들에 집중하게 되는 작품”이라는 김지현의 말에 A2 이형훈은 “이 작품은 메인 캐릭터만을 살리기 보다는 주변 캐릭터들이 한 방향으로 가게 도와주고 있는 것 같다”며 “오히려 도움을 받아 잘 집중하며 작품의 궁극적인 목표점으로 가게 된다”고 말을 보탰다.



영국이 사랑하는 작가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의 동명 고전소설을 바탕으로 한 남녀 2인극 ‘오만과 편견’은 두 배우가 베넷가(家)의 둘째 딸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를 중심으로 제인, 리디아, 빙리, 위컴, 베넷 부부 등 다양한 역할로 변신하며 극에 재미를 더한다.

영국 내셔널 시어터의 ‘제인 에어’ ‘더 맨 후 페이즈 더 파이퍼’(The Man Who Pays The Piper’ 등의 배우이자 각색가인 조안나 틴시(Joannah Tincey)와 애비게일 앤더슨(Abigail Anderson) 연출이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2014년 영국 솔즈베리 극장에서 초연됐다.



한국 초연은 오리지널 연출인 애비게일 앤더슨과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여신님이 보고 계셔’ ‘사춘기’, 음악극 ‘태일’ ‘섬’,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의 박소영 연출이 힘을 합쳐 완성했다.

사랑에 대한 낭만을 품고 있으면서도 편견에 사로잡힌 베넷가의 둘째 딸 엘리자베스를 비롯해 철부지 리디아, 빙리, 캐서린 남작부인 등을 연기하는 A1에는 ‘스위니토드’ ‘여명의 눈동자’ ‘번지점프를 하다’ ‘카포네 트릴로지’ ‘벙커 트릴로지’ ‘프라이드’ 등의 김지현과 ‘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인형의 집’ ‘블라인드’ ‘킬미나우’ ‘목란언니’ 등의 정운선이 더블캐스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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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만과 편견’(사진제공=달컴퍼니)

 

상류층 신사로 오만한 다아시와 온순한 베넷가의 첫째 딸 제인, 키티, 위컴, 메리 등을 소화하는 A2는 ‘킬 미 나우’ ‘카포네 트릴로지’ ‘더 헬멧’ ‘오펀스’ ‘모범생들’ ‘함익’ ‘로기수’ 등의 윤나무, ‘어나더 컨트리’ ‘클로저’ ‘곤 투모로우’ ‘마마돈크라이’ ‘쓰릴미’ 등의 이동하, ‘보도지침’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네버 더 시너’ ‘참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글로리아’ 등의 이형훈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배우들은 남녀의 구분 보다는 극의 흐름에 따라 적절한 배역으로 변신을 꾀한다. ‘젠더프리’(성별에 상관없는) 캐스팅과는 다른 점에 대해 박소영 연출은 “두 배우가 중점적으로 연기하는 리지와 다아시가 만나는 사람들과의 장면들을 구성하면서 역할을 나눈 것”이라며 “제인과 리지가 만나는 장면이 많다보니 제인을 남자 배우가 연기하게 되고 (그녀가 사랑하는) 빙리는 여자 배우가 하게 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들은) 배역으로서 내레이션을 뱉게 돼 있어요. 감정을 신 진행과 내레이션으로 동시에 표현하고 있죠. 이에 배우들이 최대한 감정을 잘 담을 수 있게 2주 가량은 독서실처럼 같이 공부하는 작업을 거쳤어요. 더불어 조명, 음악 등은 한국 프로덕션에 맞게 좀더 힘을 주고 집중시킬 수 있게 했죠. 좀더 마당극스럽다고 해야할까요. 더불어 다아시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거나 가드너 부부와 마차를 타고 가게 되는 장면 등에서 리지가 마음을 표현하고 감정에 몰입할 수 있게 음악을 작곡해 추가했죠.”

연극_오만과편견_포스터
연극 ‘오만과 편견’ 포스터(사진제공=달컴퍼니)

이어 내레이션의 기능에 대해서는 “제인 오스틴에 대한 영국인의 사랑과 존경심이 묻어나는 장치”라며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책에 가장 가깝게 무대에 올린다는 프라이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방대한 내용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선택한 연극 방식이죠. 이 내레이션들이 배우로서가 아닌 배역으로서 뱉는다는 특징이 있어요. 신과 신을 연결할 수 있게 배우들이 배역으로서 마음과 감정을 담아서 관객들과 공유하는 형태죠.”

그렇게 저마다의 감정과 마음을 담아 수많은 배역들로의 변신을 꾀하다 보면 극은 어느덧 사랑하게 된 리지와 다아시의 결말로 내달리게 된다.

 

이에 대해 A1역의 정운선은 “트랜스도 많고 이런저런 역할을 오가다 보면 마지막엔 둘이 가만히 서서 대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날 지경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공연이 시작하는) 8시부터 달리다 보면 (마지막) 그 순간에는 서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가 돼요. 온전히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고 의지하고 같이 숨쉬다 보면 마지막엔 우여곡절 끝에 사랑하게 된 리지와 다아시가 되거든요.”

다양한 캐릭터를 오가며 배우들은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만의 매력을 깨닫곤 한다. 이에 대해 A2역의 윤나무는 “사실 ‘상남자’라는 얘기를 많이 듣다 보니 제인 캐릭터가 제 마음 속에 들어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며 “캐릭터 하나하나 거짓 없이 표현하고 싶은데 35년 동안 그런 DNA 없이 살다 보니 수많은 캐릭터들을 연구하고 이해해 가는 과정을 가졌다”고 토로했다.

“저를 다시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었고 그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잠깐이라도 나오는 조연, 단역 등을 두 배우가 소화하기 때문에 허투루 지나치는 캐릭터가 없어요. 모두가 제대로 기능해야 (극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거든요. 연출님이 기관사로서 운전해주시면 저희는 석탄을 캐서 폭주기관차를 움직이게 했죠. 공연 마지막까지 애정 넘치는 폭주기관차를 열심히 잘 운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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