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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75세 노인도 일하는 시대…관점을 바꾸면 신세계가 열린다

입력 2019-09-09 07:00   수정 2019-09-08 21:49
신문게재 2019-09-0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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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bank)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한 대학교수가 친구와 대화를 나눈다. 교수가 말한다. “지금이라도 은퇴할 수 있지만 일을 계속하고 싶네. 일하는 게 좋아.” 공장에 다니는 친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나도 일을 계속할 생각이네. 돈이 필요해.” 미국에서 고령 근로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특히 75세 이상의 고령 근로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10년 후면 두 배가 된다. 세계적인 추세인 인구고령화에 대한 관점을 바꿀 때다. 

 


◇ 75세 이상 일하는 노인, 10년 후 2배로 증가

미국 노동부가 새로 발표한 고용전망에 따르면 75세 이상의 일하는 미국 노인들의 수는 2018년의 180만 명에서 10년 후인 2028년에는 37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증가율 105.5%. 2배 이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어떤 연령대보다도 증가세가 빠르다.



65~74세 노동자 증가율이 51%로 그 뒤를 잇는다. 35~44세 노동자가 나머지 연령대 중에서 유일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 14% 증가율을 보인다. 이들은 베이비 부모의 자녀들인 경우가 많다.



반면에 16~24세 연령대의 노동력 인구비율은 계속 줄어들어 2028년 51.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늘어나고 젊은 노동자들이 채웠던 일자리는 더 나이든 노동자들이 채우기 때문이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같은 기간 45~54세, 55~64세 구간은 각각 1%씩 감소한다. 25~34세 구간은 증가율이 0%다.



지난 20년간 55세 이상 연령대의 노동자 그룹이 노동현장에 남아있는 비율은 점점 증가해 왔다. 이 연령대의 노동력 인구비율은 1998년 12.4%에서 2008년 18.1%, 2018년 23.1%로 상승한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2028년엔 25.2%가 된다.

 

고용전망 그래프

1998년부터 2028년(전망치)까지 연령대별 노동인구 비율 (출처=미 노동부)


45~54세 구간은 1998년 20.6%에서 2028년에는 19.3%로 감소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35~44세도 27.3%에서 22.4%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5~34세는 23.8%에서 21.6%로, 16~24세는 15.9%에서 11.5%로 각각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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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bank)

 


◇ 왜 일하는 노인이 늘어나는가

의학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사람들은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게 됐다. 실질 임금 상승률은 정체되고 손에 쥐어지는 연금액은 적다. 이들이 수십년간 노동환경에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은 사회에서도 필요로 한다. 일터가 노령화되는 이유다.

교육수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일하는 70대는 증가하고 있다. 학사학위 이상의 70대가 일을 하고 있는 비율은 2018년 기준 20%에 달했다. 단과대(통상 2년제) 졸업 수준의 학력자는 15%였다. 고등학교 졸업자나 그 이하의 학력은 10% 정도다. 교육수준에 관계없이 2001년에 비해 각각 3~4%씩 증가한 수준이다.

교육수준이 높은 노인들이 더 오래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등교육을 받은 노동자가 자신의 일을 더 즐기는 경향이 있는 전문 직업군에 속해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금전적인 이유보다는 사회적인 편익 때문에 더 오래 일하는 걸 선택한다. 일터에 있으면 고독함을 느끼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육체노동을 하는 근로자들은 일의 고단함 때문에 은퇴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이들이 일터에 남아 있는 것은 대부분 금전적인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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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bank)

 


◇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고용환경 변화는?…일자리 840만개↑·성장세 톱은 헬스케어 직종

일하는 70대가 늘어나는 향후 10년간 고용환경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미 노동부는 이번에 발표한 고용전망 자료에서 2028년까지 840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대비 5.2% 증가다. 가장 빨리 늘어나는 직업군은 헬스케어와 관련 서비스 분야다. 나머지 성장세가 빠른 직종은 컴퓨터, 수학, 그리고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의료지원(healthcare support) 직업군의 고용 증가율이 2028년 18.2%로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인다. 개인간병 서비스가 17.4%로 뒤를 잇는다. 컴퓨터와 수학 관련 직업은 12.7%, 의료 종사자가 11.9%, 지역사회 및 사회복지 사업이 11.2% 수준이다.

반면 3가지 직업군은 10년 내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소비하는 추세가 늘면서 영업 및 관련 직종은 0.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사무 및 행정지원 직업군 역시 기술과 자동화 발전 등으로 각각 2.6%와 4.5% 감소한다.

가장 성장세가 빠른 30개 직업 가운데 18개가 헬스케어 관련 직업이다.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헬스케어 서비스 수요가 관련 직종의 성장을 이끈다. 이들 직종에는 가정 보건 조무사와 개인 간병인도 포함된다. 헬스케어 산업이 의료 종사자가 팀을 이뤄 케어해 주는 것을 지향하면서 임상 간호사, 보조 의사, 일반 간호사들의 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성장세 빠른 30개 직업 중 6개는 컴퓨터와 수리적(數理的)인 직업이다. 모바일과 연결 장치들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수요가 늘어난다. 가정과 일터에 연결 장치들이 더 많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보안 직종의 성장세도 탄탄하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필요성이 늘어나면서 정보 보안 분석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재생에너지 분야의 발전으로 태양광 발전 설치 관리자, 풍력 발전용 터빈 기술자에 대한 수요도 늘어난다. 다만 이 분야는 고용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 노동부는 이번 발표에서 568개의 직업군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시했다. 향후 10년 내 직업 전망과 급여수준, 교육과 훈련 요구사항 등을 제공한다. 이번 전망은 경제의 장기적인 구조적 추세에 초점을 맞췄으며, 이러한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노동력과 거시 경제, 산업의 고용상황, 직업별 고용에 관한 구체적인 추산치를 산출했다. 노동부는 이러한 전망이 향후 비즈니스 사이클을 감안한 것은 아니며, 미래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의도하기 보다는 이러한 특정 추산과 환경 하에서 고용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에 대해 묘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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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bank)

  

 

◇ 나이에 대한 편견과 차별, 극복할 수 있다면 근로자와 사회 모두 ‘윈-윈’

고령자들이 더 오래 노동인구로 남아있는 것은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는 미국의 정책결정자들로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은퇴를 미룬다는 것은 납세자로부터 세금을 더 거둬들일 수 있고, 한명의 노인을 부양하기 위해 필요한 노동자수는 더 적어진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누군가 이들을 고용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이들이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연구결과는 상당히 많은 직장에서 나이에 대한 차별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나이 차별과 고령 근로자 고용’(2017년 2월 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노동인구에서 65세 이상 근로자의 비율이 앞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낮은 취업률로 인해 인구 고령화가 공공정책을 시험대에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양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노동력 성장이 둔화되는 문제다.

그러나 고령화의 거스를 수 없는 물결 속에 나이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할 수만 있다면 근로자와 사회 모두에 ‘윈-윈’이 될 수 있다. 밀켄 연구소의 연구 결과는 고령 근로자들이 더 강한 문제해결 능력을 갖고 있으며 이들의 젊은 동료들보다 직장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할 수 있는 고령자들이 경제활동을 이어간다면 이는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50세 이상 미국인은 이미 연간 7조6000억달러(약 9078조2000억원)를 소비한다. 오는 2020년이면 60세 이상 연령대의 구매력이 연간 15조 달러(약 1경 7917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망했다.

밀켄 연구소는 “우리는 직면하고 있는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이미 알고 있다”면서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이때가 고령 근로자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꿀 때”라고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관점을 바꾸면 고령화라는 사회적 문제가 사업의 축복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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