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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전영기 <過猶不及 大韓民國(과유불급 대한민국)>

입력 2019-09-12 09:00   수정 2019-09-16 10:14

 

 

기자는 언론계에서 30년이 넘게 일하고 있다. 늦바람에 ‘독서’라는 좋은 취미를 갖게 되었고, 덕분에 꽤 많은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은 후 독후감 형식으로 독서록이라는 것을 만들어 정리해 오다, 문득 이런 정보를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다. 특히 내용 가운데 공유했다가 나중에 글을 쓸 때나, 토론을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글귀를 요약해 알려주면 도움이 되겠다고 싶었다. 이 글을 읽고 독자들이 주머니를 털어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사서 읽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다. 

 

논란의 책 '반일 종족주의'보다 순하지만 더 날카로운 ᆢ

 

첫 회는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저널리스트 전영기 기자의 <過猶不及 大韓民國>이라는 책이다. 중앙일보에 연재해 온 칼럼을 다듬어 모은 글이다. 최근 대표적 보수학자인 이영훈 교수 등이 쓴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이 화제가 되었지만, 이 책은 그 보다 순하면서 날카롭기는 그 이상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최근 조국 사태 등의 현안 이슈들과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선정해 보았다. 참고로, 동종업계에 있지만 기자와 저자는 일면식이 없는 관계다.

 

◇ 총평

 

저널리스트로서 현실을 보는 예리함과 설득력 있는 필력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보수적 시각에서 접근한 탓에 일부 진보성향 사람들은 거북스러워 할 대목들도 많지만, 최근의 혼돈스런 정치사회 현실을 돌아보면 그의 지적들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게 된다. 단순한 정보나 지식 전달 차원을 넘어 각 이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탐구 정신이 돋보인다. 물론 대안을 제시함에 있어서도 깊이 있고 일관됨이 있다. 

 

◇ 베껴두면 유익할 내용들 

 

면천법으로 왜란을 막았던 류성룡의 가르침은?

 

* 신분상승을 미끼로 항일의병 독려한 류성룡 - 임진왜란 때 영의정 겸 도체찰사였던 류성용은 ‘면천법’을 선포한다. 파죽지세의 일본군에 노비와 양민들이 속속 투항하는 사태를 막기 위함이었다. 그는 일본군 머리 1급을 베어 오면 면천하고, 2급을 가져 오면 국왕 호위무사를 시키고, 3급이면 벼슬을 제수하고, 4급이면 수문장에 오르게 하겠다고 공표했다. 기득권 양반들의 반대가 컸지만 관철시켰고, 노비 등 천민들이 일본군에서 대거 이탈해 항일 의병에 까지 참여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저자는 문재인 정부가 보이지 않는 ‘사회적 특수계급’을 만들어 자기들끼리 다 해먹고 하등 적폐계급을 확대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다고 적었다. 류성룡 같은 구국의 참모는 없고, 주변에는 말하기 좋아하고 충성 제스처에 능한 자들만 우글거리고 있다고 일갈한다.

 

* 본받아야 할 김종필의 실용주의 - 정밀한 현실인식에 바탕 한 그의 실용주의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일 청구권 협상 때 “민주주의는 피가 아니라 빵을 먹고 자란다”며 극일의 다른 방법을 제시했고, 평생을 철저한 반공주의자로 살았지만 덩샤오핑이나 호치민 같은 부민강국에 성공한 공산주의자들을 높이 평가한 점은 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 일본 배상금을 허트루 쓴 필리핀 - 5억 5000만 달러를 받았던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미얀마는 이 돈을 국민 개인에게 나눠주거나 리조트 같은 소비 시설을 건설하는데 소비했다. 하지만 우리는 청구권 자금을 고속도로 놓고 제철소 만드는 데 투입했다. 그리고 정부는 이후 1975년과 20007년 두 차례 걸쳐 강제징용자 포함해 식민지 시대 개별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아 보상해 주었다. 

 

* 특정 정파 방송으로 전락한 KBS - 1년 예산 약 1조 4000억 원,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500억원이 국민들로부터 받는 월 2500원의 수신료로 충당되는 방송사. ‘국민의 방송’이라 선전하면서 실상은 특정 정파 지향성 방송을 하는 KBS를 따끔하게 혼낸다. 특히 박근혜정부 때 세월호 참사 관련 뉴스 편성 변경을 요청했다가 경질되고 1심 징역형까지 선고받았던 이정현 홍보수석과 달리, 윤도한 현 청와대 수석은 언론중재위 제소 등 방송법이 정한 절차 무시하고 공공연하게 태양광 관련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와 사과 방송을 압박했는데도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진다. 양승동 사장이 전직 간부 17명을 3년 전 사내 게시판 글을 문제 삼아 무더기 징계한 조치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우려되는 문재인정부의 역사관 그리고 경제인식

 

* 문재인 정부의 역사관 ‘북한은 국가, 한국은 정부’ - 올해 초등학교 1학기 6학년 사회 교과서 64쪽을 보면 ‘북한은 나라를 세웠고, 한국은 정부를 세웠다’는 표현이 나온다. 한국은 ‘정부’로 폄하하고, 북한은 ‘국가’로 격상시켰다. 또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전통을 이었다’고 했다. 당연히 전통(傳統)이 아닌 법통(法統)이라고 해야 한다. 헌법 전문에도 ‘법통’으로 되어 있는 것을 국정 교과서에 뜬금 없이 ‘전통’으로 의도성을 질타한다.

 

* ‘성장’보다 ‘평등’이 우선인 경제이념 -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이념은 ‘성장과 자본’이 아니라 ‘평등과 사람’이기에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관련해 정운찬 전 총리가 올 4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간담회 때 “소득주도성장은 ‘인권 정책’은 될 수 있어도 ‘경제 정책’은 될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을 귀담아 들었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운찬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멘토인 김상조의 서울대 스승이다. 

 

* 뒤늦은 친일파 색출 - 문재인 정부는 친일파 색출에 목숨을 건다. 극일의 시발점도 친일파 정리였다. 저자는 “우리나라 인구의 95%가 1945년 해방 후 태어난 세대”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친일분자를 어디서 찾아내 청산하겠다는 것인지 되묻는다. ‘소급 연좌제’라도 씌우려는 것인가 반문하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좌지우지할 괴물 공수처의 운명

 

* 좌파에 휘둘릴 ‘괴물 공수처’ - 현 정부는 검찰 권력을 수술하겠다는 강박관념이 지나쳐 검찰보다 더한 괴물(공수처)을 만들려 하고 있다. ‘조국표 사법개혁’의 핵심은 검찰 잡는 공수처와 검찰 지휘 받지 않는 경찰이라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신설 공수처가 법무부 아닌 대통령 직접 통제 하에 있는 등 사실상 모든 것이 대통령과 청와대로 집중되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지금 분위기라면 공수처의 첫 번째 타깃이 윤석열 검찰총장이 될 것이란 확인불가능한 관측도 나온다.) 더군다나 공수처 장은 경력 15년 이상의 판검사 변호사면 누구나 가능토록(법안 5조1항) 되어 있어 친문 성향의 판사 집단인 우리법연구회나 국제인권법연구회, 전문 변호사 단체인 민변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공수처 검사도 25명 이내인데 현직 검사는 정원의 2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법안 8조1,2항) 13명 이상은 변호사 출신으로 채워질 수 밖에 없어 당연히 상당 수가 민변에서 올 수 밖에 없을텐데, 이래서야 살아있는 거대권력을 감시할 수 있을까 의문을 제기한다.

 

* 고 노무현 대통령 끌어들여 욕먹는 진보세력들 -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서 계승해야 할 순수한 이상에서는 멀어졌고, 극복해야 할 도그마화한 이념엔 갇힌 모양새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김경수도 “나는 노무현 정부의 미지막 비서관”이라고 외쳤다가 욕을 먹었다며, 자기가 잘못한 일에 왜 노무현을 끌어들이냐고 아군들 조차 반발했다고 지적한다. 노무현은 지나칠 정도로 측근의 불법과 비리에 민감했으나, 문재인은 측근에 너무 관대하고 실세에 침묵하는 언행이 문제라고 일갈했다.

 

우리도 북한에 단거리 미사일 쏘지말라 당당히 요구해야

 

* “우리도 북한에 단거리 미사일 폐기 요구해야” - 한국을 1차 피해자, 미국을 2차 피해자로 규정해야 북핵의 본질 보인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미국이 걱정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보다 한국의 도시 곳곳을 겨냥하고 있는 단거리 핵미사일을 없애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북한에 지나칠 정도로 저자세인 태도부터 바꾸고 당당히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 최고의 내진 건축물 ‘원전’ - 지구상의 건축물 가운데 내진 설계가 가장 잘 된 곳이 원자력 발전소다. 내진 설계의 요체는 철근의 배치 방식인데, 원전은 수평철근의 조밀함 덕분에 지진 등에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후쿠시마 보다 진앙이 더 가까웠던 오나가와 원전은 지진이 나자 주민들이 제일 먼저 대피했던 곳이라며, 현 정부의 대책 없는 ‘탈 원전’ 정책에 메스를 가할 것을 요구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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