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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블록체인 노른자 시장 ‘해외 송금’, 소리 없는 전쟁

입력 2019-09-16 07:00   수정 2019-09-15 14:44
신문게재 2019-09-16 16면

 

해외송금

 

스위프트(SWIFT, 국제 은행간 금융 통신협회)가 암호화폐를 쓸모없고 불안정한 존재라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스위프트의 이러한 반응이 높아진 위기감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블록체인 솔루션이 해외 송금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오는 시점에 독점 구조를 지키기 위한 네거티브 대응책이 아니냔 반응이다.

실제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 송금을 목적으로 한 리플, 스텔라루멘 등은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스위프트 망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효율성을 자랑하는데다 투명성도 확보하면서 해외 송금에 제격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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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 기득권 위협받는 스위프트



최근 암호화폐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암호화폐를 두고 “요요처럼 가치가 떨어지며 쓸모없고 불안정하다”며 “해당 업계가 암호화폐 가치를 안정화시키더라도 이는 통화 바스켓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스위프트의 이러한 발언은 연례 개최하는 SIBOS(국제 은행간 정보통신망 국제 세미나)를 앞두고 영국 런던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이뤄졌다. 해당 발언이 나온 후 관련 매체들은 일제히 비난의 화살을 쏘았다.



금융투자전문 매체 에프엑스 스트리트(FXStreet)는 스위프트 망의 심각한 문제들을 언급했다. 매일 수백만 건의 결제를 처리하면서 큰 비용과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이를 망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는 신기술 출현에 기득권 세력의 부정적인 반응에 불과하다는 반응이다.

매체는 “스위프트가 하루 약 3200만건의 해외 송금을 처리하는 상황에서 블록체인이 그 자리를 대체하려하자 당연히 반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노골적인 비난은 진심어린 충고가 아닌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지난 1973년에 만들어진 스위프트는 전 세계 1만1000여개 은행들이 회원으로 합류하면서 해외 송금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공고히 다졌다. 해외 송금의 안전성을 담보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 은행과 중개 은행, 수취 은행까지 복잡한 절차를 거쳐 송금 시간이 매우 길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지금은 하루에서 이틀안에 입금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적 진전이 일어났지만 과거에는 최장 일주일이나 걸릴 정도로 소비자 니즈는 안중에도 없는 시스템이다. 현재 블록체인을 통한 해외 송금이 단 1분만에 처리 가능한 것과 비교하면 가히 스마트폰 시대와 유선전화 시대가 공존하는 어색한 상황이다.

더욱이 복잡한 절차마다 수수료가 겹겹이 붙어 이용자들의 수수료 착취라는 비판이 이어져왔다. 일각에서는 스위프트가 독과점 구조에서 누리는 수수료 이득에 복잡한 송금 절차를 고수했다는 지적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해외 송금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약 6248억 달러(약 746조3200억원)에서 지난해 약 6890억 달러(약 823조100억원)로 약 10.2% 성장했다. 스위프트가 독점적 권한을 쥐고 그간 얼마나 큰 이득을 취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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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플, “스위프트는 경쟁자 아니다”

현재 해외 송금 기능의 대표 주자인 리플(XRP)의 경우 전 세계 100개 이상의 은행과 계약을 맺고 있다. 기존 스위프트 망을 활용하던 은행들은 리플의 높은 효용성을 인정하고 있다. 스위프트가 별다른 개선이 보이지 않는다면 빠른 시일 내 국제송금시스템이 재편될 수 있다는 인식이다.

실제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지난 6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스위프트는 리플의 경쟁자가 아니다”라며 “두 프로젝트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움직인다면 새로운 세계 질서의 일부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송금 업체가 하루만에 이용자 800%가 증가한 사례가 있다”며 “해당 업체는 리플 솔루션을 통해 이체 비용을 20달러에서 2달러로 줄였고 수익도 10배 이상 증가했다”며 리플의 효율성을 자랑했다.

갈링하우스 리플 CEO의 이러한 발언은 이미 대세가 기울어졌다며 스위프트의 백기투항을 종용하는 모습이다. 즉 스위프트가 리플과 동맹을 맺거나 기술적인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간접적인 유화 제스처다.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리플은 15일 기준 약 13조3225억원의 시총 규모로 전체 3위에 올라있다. 블록체인을 통한 해외 송금 서비스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가치를 부여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스위프트는 최근 기업형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컨소시엄인 R3와 협력을 맺었다. 스위프트의 국제 결제망(GPI) 프로그램을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연결하기 위해서다. 블록체인을 통한 스위프트의 결제망을 다른 결제 플랫폼과 호환 가능하도록 R3가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앞에선 부인하고 뒤에선 열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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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브라 등장, 시장 주도권 치열


흥미로운 사실은 스위프트에 시종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온 리플이 페이스북의 리브라에 대해선 날선 비판을 서슴지않고있다. 리브라 역시 해외 송금 등 금융 서비스에 방점을 찍으면서 리플과 방향이 겹치는 모습이다.

현재 리브라 프로젝트는 미국 규제 당국과 의회의 제동에 올스톱된 상황이나 향후 규제가 풀리게 된다면 리플에게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달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페이스북이 금융당국과 의회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은 것을 두고 “페이스북은 리브라가 새로운 통화가 될 것이라 확신했지만 이건 너무 멀리 갔다”며 “리브라 덕분에 리플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악영향을 받았다”고 쏘아붙였다.

최근 데이비드 슈와츠 리플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페이스북 리브라 리저브(예치자산)를 점진적으로 없앨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미 테더가 이 부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앞서 트위터 한 회원은 페이스북의 무담보형 토큰 발행 계획을 물어봤고 슈와츠 CTO는 해당 질문에 즉각 답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해외 송금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리플과 리브라를 제외하더라도 스텔라루멘이 호시탐탐 선두 자리를 넘보고 있다.

또한 글로벌 카드사 비자는 지난 6월 비자는 빠른 해외 송금과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으며, IBM과 JP모건 등 글로벌 시장의 큰손들이 핀테크 업체들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 시장의 서비스 상용화가 금융과 게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가운데 금융 쪽은 해외 송금 분야가 확실히 돈이 된다”며 “아직 스위프트의 입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재정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장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안타까운 점은 최근 규제샌드박스에서 번번이 보류되고 있는 모인 사례와 같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활용한 해외 송금 시장에 우리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정부 당국이 해외 송금 시장의 가치를 알고 규제 빗장을 해소해줘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상우 기자 ksw@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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