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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개념 연예인과 폴리테이너

입력 2019-09-16 13:56   수정 2019-09-16 13:59
신문게재 2019-09-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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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상식에 어긋나거나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개념 없다”고 표현한다. 반대로 개념 있다는 표현은 당연히 긍정적인 의미에 해당한다. ‘개념’이라는 용어는 연예인 등 유명인에게도 확대돼 사용되고 있다. 자신의 소신과 사회공헌적 태도를 SNS 또는 집회 참여 등으로 선보이는 연예인을 ‘개념 연예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초기에는 기부, 자선 등이 주로 눈에 띄더니 범위를 넓혀서 환경보호, 아동학대방지 등의 이슈도 개념 연예인의 범주에 들어갔다. 이후 급변하는 정치적 소용돌이에서 권력의 횡포, 불의에 맞서는 행동파 연예인들에게도 대중의 긍정적 관심과 응원이 뒤따른다. 특히 2008년 광우병 파동, 2016년 박근혜 탄핵에 이르기까지 사회를 뒤흔드는 시국이 닥칠 때마다 ‘개념 연예인’들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터져나오고 강제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많은 이들의 뇌리에 박혀있던 ‘개념 연예인’에 대한 개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MC 김제동을 비롯해 이승환, 김의성, 정우성, 김규리 등 과거 최순실-정유라 사태때 가열차게 분노하던 그들이 조국 파문에 대해서는 줄곧 침묵하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그 호기를 놓치지 않는 야당 정치인들은 물론 대중들도 싸늘한 눈길과 지탄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 반응은 개념 연예인에 대한 기초적 개념을 오해했던 변곡점에서 비롯됐을 뿐 진정한 ‘개념 연예인’에게까지 비난을 퍼부을 수 없다. 미디어와 일반 대중들이 정치적 성향이 강한 연예인들과 비정치적·사회공헌적인 행동을 하는 연예인들을 구별하지 않고 ‘개념 연예인’의 범위를 엉뚱한 방향으로 확장하면서 양쪽 모두에게 부당한 대우를 자초한 셈이다. 스타 연예인들이 폴리테이너(폴리티션+엔터테이너)의 길을 간다고 해서 정치적 참여를 비난할 자는 없다. 정치를 떠나 사회적·도덕적 책임을 실천하는 연예인들만을 ‘개념 연예인’이라고 한정해 바라본다면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조국 사태에 대한 폴리테이너들의 침묵은 마치 투표권의 행사처럼 또 다른 정치적인 제스처일 뿐이다. 묵비권 행사는 존중돼야 마땅하다. 정치적 자유는 정치인 뿐 아니라 정치활동을 하는 연예인에게도 열려있고 표현의 자유에는 표현을 하지 아니할 자유까지도 엄연히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과거 김장훈, 하지원의 기부·봉사할동, 이효리, 장도연의 환경보호, 차인표·신애라 부부의 입양 등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폭넓은 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장훈의 기부와 문재인 지지, 그 행동들은 동일인의 것이지만 엄연히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 최근 배우 이제훈의 스타트업 투자까지도 개념 연예인의 범주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은 진정한 의미의 ‘개념 연예인’이 사회에서 이루려는 목적과 그 선기능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무척 고무적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개념 연예인’이라는 타이틀 아래 활동하던 정치적 연예인들이 가진 ‘개념’은 개념이 아닌 신념 또는 집념으로 불려야 마땅하다. 갈수록 시끄러워지는 조국 파국에서 목격되듯 정치적 연예인들의 SNS에 최순실-정유라 때와 같은 비판을 요구할 수는 없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배치되는 비판적 언사는 그들의 집념에 방해가 되는 그저 ‘잡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연예인들의 정치 참여는 인정하되 개념 연예인들의 영역은 순수하게 남겨두어야 한다. 개념은 개념이고 잡념은 잡념일 뿐이다.

 

이재경 건국대 교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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