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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경제의 신간(新刊) 베껴읽기] 박상준 <불황 탈출>

아베 내각의 잇단 무리수, 배경 그리고 그 끝은 어디?

입력 2019-09-17 10:25   수정 2019-09-17 10:31

불황탈출_표지

◇ 경제회복에 자신감 얻은 아베의 잇단 무리수, 그 끝은 어디?

이번 책은 일본 와세다대학 국제학술원 정교수로 재직 중인 박상준 교수의 <불황탈출>이다. ‘일본 경제에서 찾은 저성장의 돌파구’, ‘일본을 알아야 일본을 이긴다’는 부제 만큼, 최근 일련의 일본 사태에 관한 일본 내부의 속살을 그대로 전한다. 나아가 일본의 현재와 과거에 대한 통찰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도 알려준다.


< 총평 >



저자는 아베 내각이 한국에 대해 과하다 할 정도로 ‘세게’ 나오는 것은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 내부의 곪은 경제사회적 이슈들을 치유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한다. 심각한 구인난 속에서 종신고용이 채용의 전제 조건이 되어 버린 현실 등을 알리며,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저출산 고령화되어 가는 한국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 베껴두면 유익할 내용들 >

◇ 정규직 보장을 취업의 미끼로… ‘평생직장 일본’ 격세지감



* 일본의 심각한 구인난 - 단순히 인구 구조의 변화에서 젊은 인구가 줄어 구인난이 심각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에 구인난이 심각해 졌다는 분석이다. 인구가 감소하는 나라에서 취업자가 중가하는 이유는 당연히 일자리가 늘었기 때문이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367만 명이나 줄었지만,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 취업자도 2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 구인난 일본 “무조건 정규직 보장” - 구인 수를 구직자 수로 나눈 값을 ‘유효구인배율’이라고 한다. 이 수치가 1보다 크면 일자리에 비해 사람이 모자란다는 뜻이다. 일본의 2008년 정규직 유효구인배율은 1.1이다. 때문에 일본에선 직원 구하기 힘들어 무조건 정규직을 보장해 주고 있다. 특히 종신고용 문화가 흔들리면서 일본 중소기업들은 이것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거나 역으로 종신고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력난으로 신규 직원 채용이 어려워지자 정년까지 일하는 정사원을 내세워 직업 안정성에 호소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한다.

* 종신고용 버리는 일본 - 토요타자동차의 토요타 아키오 사장은 2019년 5월13일에 일본자동차공업회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그는 “종신고용을 지켜 나가는 것이 어려운 국면에 들어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라고 언급했다. 한달 전 경단련의 나카니시 회장이 “솔직히 말해, 경제계는 종신고용이란 걸 이제 지킬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한 발언 파문 후 재계 최고경영자로선 처음 공식화한 것이다. 경기 부진 장기화 탓에 종신고용 지지 비율은 반대로 1999년에 72.3%에서 2015년 조사에선 87.9%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 개정 고연령자 고용안정법 - 2019년 5월15일에 일본 정부는 법을 개정해 당시 65세까지 고용을 유지하는 것을 기업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던 것을 70세까지 노력할 것을 의무화했다. 일각에선 연금지급 연령을 현행 65세부터를 70세로 높이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 믿을 만한 후임자 선정 책임까지 전임 CEO의 몫

* CEO 성패는 다음 CEO 실적까지 봐야 - 2006년 미스미그룹의 CEO로 취임해 10년 만에 종업원 300명 회사를 1만명 넘는 대기업으로 키운 사애구사 대표. 그는 3권의 책을 베스트셀러로 남겼다. 이들 책에서 그는 망해가는 기업의 특징을 두가지로 들었다. 하나는, 두려움은 있지만 긴장감이 없는 기업이다. 두번째는, 실적 저조의 원인을 늘 타부서에 돌리는 기업이다. 그는 후임 경영진을 육성하는 것도 최고경영자의 임무이기 때문에 반드시 후임자의 성과까지 함께 보아 최고경영자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후임자 선정 실패해 몰락한 ‘스즈키 토시후미’ 세븐일레븐 회장 - 2016년 4월 7일 사퇴를 발표했다. 후임자인 이사카 류이치 사장 해임안과 함께 자신의 아들인 이사카를 후보로 올리려다 이사회에서 부결된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세븐일레븐을 들여와 24시간 영업체계를 최초로 구축하는 등 혁혁한 경영성과를 거두었지만 무리한 후임자 선정 문제로 그 동안의 명성을 스스로 깎아내렸다.

* 세계 AI인재 절반이 미국에 - 캐나다 AI 스타트업인 엘리먼트AI 조사에 따르면 세계 최고 수준의 AI 인재는 약 2만 2400명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절반이 미국에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일본은 겨우 6%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소니 같은 기업들은 이런 분야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신입사원에게도 20%나 더 연봉을 높여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 일본 기업들이 본토로 유턴하는 이유는?

* 일본기업의 유턴 배경 ‘Made in Japan’ - 시세이도가 중국 공장을 폐쇄하고 일본으로 유턴을 결정했다. 이 회사가 일본으로 돌아온 이유는 단 하나다. 시장이 Made in China 보다 Made in Japan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었다.

* 한-일 연구개발비 비교 안돼 - OECD 발표 따르면 2016년 한국 GDP대비 연구개발비는 4.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이나 독일은 3% 내외에 그친다. 그러나 이것은 착시라고 저자는 말한다. 정부 지원금이나 극히 일부 대기업의 막대한 연구개발비로 인한 착시라는 것이다. 한국의 GDP대비 정부부담 연구개발비는 1%로 독일 0.8%나 일본 0.5% 넘어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기업 연구개발비만 보면 사정은 확연히 다르다고 한다. PwC에 따르면 연구개발비 상위 100대 기업 중 한국은 34개사인 반면 일본은 161개사에 이른다. 한국은 평균 3.4%, 일본은 4.3%다. 세계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계산하면 한국은 2.4% 불과하다. 삼성 등 상위 3개사를 빼면 2.1%로 더 떨어진다. 삼성전자를 빼면 일본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 부활한 히타치, 몰락한 도시바 - 발전기에서 가전 반도체 원자력 등으로 사업 범위가 겹치면서 두 회사는 늘 경쟁관계 였다. 그러나 히타치는 개혁에 성공해 살아남았고 도시바는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히타치는 도시바가 하지 못한 두가지 일을 했다. 하나는 아픔을 동반한 ‘개혁’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중점사업의 육성이다. 히타치는 4차산업 시대 최고의 병기라는 평가를 받는 디지털 솔루션 사업 ‘루마나’(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대박을 냈다. 반면 도시바는 거듭된 M&A 실패를 덮기 위해 분식회계에 까지 손을 대다 추락했다. 도시바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밖에 샤프는 대만 기업에 인수되었고 산요는 완전히 공중분해되었다.
 

 

◇ 한국이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은 나라, 일본

* 한일 갈등은 중일 희토류 분쟁의 판박이? - 2010년 중국은 일본으로 수출되는 희토류 규제에 나섰다. 이들 국가간 분쟁은 결국 일본 승리로 귀결됐다. 일본의 중국 희토류 의존도는 2009년 86%에서 2015년에는 55%까지 떨어졌다. 반면 중국 희토류 업계는 2014년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희토류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일본이 수입선 다변화에 나선데다 희토류 자체가 중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은 미국 EU와 함께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를 WTO에 제소해 2014년 8월에 ‘중국 규제는 협정 위반’이라는 판결까지 얻어냈다.

* 한국 원샷법 ‘유감’ - 재벌 가문의 후계 작업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원샷법 제정이 지지부진 하다가 2016년 2월 4일에야 국회 본회의에서 승인을 얻었다. 하지만 이후 3년 동안 20여 남짓 소규모 시업재편계획만이 이 법의 적용을 받았고, 일본의 MHPS처럼 대규모 사업통합 등에 활용된 사례는 전무하다.

* 일본에 갭투자가 없는 이유 - 일본에는 전세 제도 자체가 없다. 양도소득세율 혜택을 받자면 5년간 보유해야 한다. 5년 후 팔면 세율이 20% 정도지만 5년 안에 팔면 집값 차액의 40% 정도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일본은 10년 넘게 집을 가지고 있어도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없다고 한다. 세율이 20%에서 14%로 내려갈 뿐이다. 반면 집을 사면서 은행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금에 대해 10년 동안 세제 혜택을 준다. 집을 사는 것은 장려되지만, 매매 차익을 얻기 위해 집을 사고 파는 것은 장려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 일본 비해 노후준비 부족한 한국 - 2018년 말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GDP의 100%이다. 일본은 58%에 불과하다. 가계가 갖고 있는 순금융자산은 일본이 GDP의 275%인데 반해 한국은 109%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우리경제가 펀더멘탈이 좋다고?” … 일본을 보라

* 해외순소득 최고 나라 ‘일본’ - 일본이 장기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기업이 불황에 빠진 일본을 떠나 해외에서 성공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은 덕분이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일본인의 순소득은 일본 GDP 대비 3~4% 정도로 선진국 중 최고다. 해외 노동자가 많은 필리핀이 20% 정도로 최고 수준이며, 한국은 0.3%에 그치고 있다. 일본은 해외에 많이 갖고 있는 재산에서 소득이 발생하기 때문이다고 한다.

* 대외순자산이 가장 많은 나라 일본 -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17년 일본의 대외순자산은 4조 달러로 추정된다. 2017년 한국은 5200억 달러 수준이다. 일본의 해외투자는 ‘시장을 찾아 떠난다’는 개념이다. 반면에 우리는 임금이 비싼 한국을 떠나 임금이 싼 것으로 공장을 옮긴다는 개념이다. 우리의 보다 전향적인 전략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 건강수명 1등 야마나시현 - 건강수명이란 의료나 요양에 의존하지 않고 일상적이고 지속적으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는 생존기간을 말한다. 일본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4세인데 반해, 건강수명은 72세다. 노년의 약 12년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일본에서 건강수명 1위 동네는 도쿄 서쪽의 야마나시현이다. 이곳은 인구당 도서관 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책을 잃고 교류하는 것이 건강에 영향 미친 듯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쿄는 건강하지 못하게 오래 사는 곳, 오사카는 건강하게 살지도 오래 살지도 못하는 곳으로 평가된다.


조진래 기자 jjr2015@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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