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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삭발투쟁

입력 2019-09-17 14:39   수정 2019-09-17 14:49
신문게재 2019-09-18 23면

과거 유교적 전통이 강한 우리 사회는 부모로부터 받은 터럭 하나도 건드리지 않는 것을 효도의 출발로 삼았다. 구한말 단발령이 공포되자 목숨을 던져 항거한 이들이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같은 유교적 전통이 강한 나라에서 삭발은 대단히 충격적이고 비장한 일이다.

이런 한국 사회에서 삭발이 널리 퍼진 시기는 일제 때다. 감옥이나 군대, 학교에서 삭발을 강제하기 시작했다. 이때의 삭발은 이전에 속했던 공동체와의 단절, 격리를 뜻한다. 개인을 버리고 국가, 군대에 복무하겠다는 결의를 강요한 것이다.



현대에 들어 누가 먼저 삭발투쟁을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두 가지 맥락을 고려하면 삭발투쟁이 가지는 함의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삭발과 같은 충격적인 방법으로 어떤 대의를 이루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싸우겠다는 결의를 나타내는 것이다.

엊그제 제1 야당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며 삭발을 감행했다. 나름의 투쟁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니 지켜보는 시민들의 눈에 비장감이 느껴져야 할텐데, 그렇지 않은 것은 왜일까. 필자만 그렇게 느끼는가 싶어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머리깎은 김에 안간 군대나 가라’는 등의 댓글이 넘쳐난다. 아마도 그의 삭발이 이루고자 하는 대의에 공감을 하지 못하거나, 그동안 그가 보여준 언행에 공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조국 장관에 대한 호오(好惡)와 관계없이 일개 법무 장관의 진퇴가 제1 야당 대표가 삭발까지 할 중대한 사안인지, 또 마침 이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총리를 지낸 그가 당시 보여준 모습으로 인해 삭발이 비장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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