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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어 LG까지… 심상찮은 산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e프리즘]

입력 2019-09-17 13:57   수정 2019-09-17 14:04

기업 및 재계
산업계 내 ‘구조조정 바람’이 심상치 않다. 최근 쌍용자동차·르노삼성 등 자동차 업계는 물론 전자(디스플레이)업계 대표주자 격인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와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인 현대일렉트릭 등이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이제는 항공 등 전 산업계로 확산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하반기 구조조정 ‘칼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 △일본 수출규제 △글로벌 업황 및 경기둔화 등 대대외 악재로 인한 실적 부진 등 경영불확실성 증대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사우디 석유시설 테러와 홍콩사태, 환율 변동, 최저임금 인상 등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사정이 최근 들어 급격히 나빠졌다는 게 재계의 하소연이다. 이에 재계 안팎에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풍(微風)로 치부되던 구조조정 바람이 앞으로 태풍을 넘어 ‘쓰나미(지진해일)’로 불어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제계에 따르면 최근 자동차 업계와 전자 업계 내에서 시작된 구조조정이 이어 항공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수익 악화된 기업들은 물론 매각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넥슨까지 가세할 경우 산업계 내 구조조정 파장이 미풍서 태풍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우선 LG디스플레이는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환경 설명회를 열고, 희망퇴직에 대해서도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 5년 차 이상의 기능직(생산직)이며, 희망퇴직자에게는 전년과 동일하게 고정급여의 36회치가 퇴직위로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회사는 오는 23일부터 약 3주간 희망자에 한해 접수를 받고, 10월 말까지 희망퇴직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는 OLED로의 전환 가속화를 고려해 사무직에 대해서도 LCD 인력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검토할 예정이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도 최근 산업계의 구조조정 바통을 이어받았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전날(16일) ‘위기극복을 위한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구조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 사장은 담화문을 통해 “최근 당사는 대내외 항공시장 여건 악화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우선 오늘부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위기극복 경영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배경에는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여행객 감소와 MAX8 기종의 운항 정지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는 게 항공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일본 노선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한데 이어 오는 10월부터 국내선 화물 운송 서비스 일부를 중단하기로 한 상황이다. 향후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위기극복을 위한 대응 TF팀을 구성, 단계별로 위기극복 방안을 마련하고 TF팀을 중심으로 상황별·분야별로 준비된 대응방안을 전사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 사장은 “위기극복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고통이 수반된다”며 “고통분담에는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고 언급해 추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인위적인 인력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

같은 날, 현대일렉트릭이 전사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5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실시키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일렉트릭은 △부서 통폐합 △임원 축소 △유휴인력 감축 등 고강도 자구노력도 함께 진행한다. 영업·R&D·경영 등 6개 본부 체제를 없애고 부문도 현재 20개를 4개로 대폭 축소한다. 전 임원에게 일괄 사직서를 받고 조직 개편 마무리 후 재신임 절차를 밟아 임원 40% 정도를 줄인다. 이에 더해 외부 경영진단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 요소들을 제거해 연간 5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실적 부진 속에 LCD 생산라인 축소를 시작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전환 등 체질 개선에 나선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LG디스플레이 역시 희망퇴직 등을 통한 LCD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작년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정확한 수치는 나오지 않았지만 약 2000~3000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리 된 데에는 최근 중국산 LCD 공급과잉으로 인한 패널 가격 하락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실적 부진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과 무관치 않다.

자동차 업계도 구조조정 회오리에 빠져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21일 노조를 대상으로 경영현황 설명회를 열고, 향후 생산물량 감소 상황에 따라 상시 인원조정의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도 지난달 임원 20%를 감축하는 한편 임원의 연봉을 10% 줄인 상태다.

여기에 국내 1위 게임사인 넥슨은 최근 올해 하반기 공개채용을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한편 ‘프로젝트 G’와 ‘페리아연대기’ 등 여러 프로젝트를 중단하면서 노조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앞으로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구조조정 바람이 향후 전 산업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국내 기업들이 최근 미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 장기화 등의 여파로 매출 부진 등 수익성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10곳 중 3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결과를 공시한 2만1213개 기업 가운데,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32.1%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으면 영업을 통해 번 이익으로 이자도 낼 수 없다는 뜻이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중 기업영업적자 기업을 포함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은 삼성중공업과 현대상선, 동부제철, 한진, 한진중공업, 대성산업, 두산건설, 쿠팡, 대우전자, 우리이티아이, 신성이엔지 등 16곳이나 된다.

이를 근거로 제계 안팎에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부 업종에만 국한됐던 구조조정 바람이 전 산업계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 사정이 사상 최악이나 다름없다”며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년 초에는 이 같은 상황이 최고조에 달하지 않을 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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