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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급지찰(不急之察) 성남시의회 의원들의 중국행을 보고

입력 2019-09-17 14:34   수정 2019-09-17 14:34





배문태
배 문 태 기자
성남시의회(의장 박문석)가 ‘시민을 업고 가는 성남시의회’라는 구호가 담긴 현수막을 의회청사 입구에 크게 내걸었다.



‘시민을 업고 간다’는 의미는 자신을 낮추고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며 시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마치 자신을 낳아 길러주신 연로한 부모님을 등에 업고 가는 효성이 지극한 자식의 형상이 연상되도록 하는 홍보 문구다.

또 시민들의 심리 속에 잠재적으로 응어리진 고향 정서와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묘한 감정이입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거동이 불편한 연로한 부모님을 고려장하기 위해 등 지게에 메고 가는 형상도 연상되곤 한다.

‘시민을 업고 간다’는 말이 이토록 주관적 시각에서 효와 불효의 극과 극을 치닫는 상반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시민을 업고가는 성남시회 헌수막 포스터
성남시의회가 의회 입구 “시민을 업고 가는 성남시의회 홍보문구”. 지난 태풍 때 재난안전 사고 우려에 따라 자진철거했다./ 배문태 기자
성남시의회의 ‘시민을 업고 간다’라는 홍보 문구 의미가 효의 가치추구라는 긍정보다는 ‘시민은 없고 간다’라는 부정의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성남시의회 의원 23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17명 등이 억대가 넘는 비용을 지출하면서 중국의 중·러 항일유적지 탐방과 독립운동사 연구조사 목적이라는 거창한 외투로 포장한 채 23일부터 6박7일간 중국으로 출국한다는 소식이 있어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들이 표방하는 독립운동사 연구조사는 일개 지방의회가 나서야 할 일이 아니고 대의적인 면에서 중앙정부가 나서야 할 몫임에도 마치 자신들이 국가사업을 위해 큰 목적을 수행해야 하는 것처럼 시민들을 호도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로 이것은 ‘시민을 업고’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은 없고’ 가는 길이다.

성남시의회는 얼마전 상임위원회에서 경찰이 출동하는 추태를 연출하면서 당시에는 루비콘 강을 건널 듯 서로 수사기관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등 난타를 벌여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 그들이 언제 그랬냐며 고발을 취하하는 민망한 쇼를 보여준 것도 ‘시민을 업고 가는’ 행태가 아니라 ‘시민은 없고 가는’ 행태다.

성남시의회는 지난 2월 행정안전부가 권고한 지방의회 의원 외유성 해외연수 차단과 관련된 개정규칙안도 보류시킨 바 있다.

박 모 의원은 “제247회 임시회에서 시의원의 전문성 강화와 역량강화를 위해 제도적으로 국외 연수제도가 보장되어 있지만 취지와 목적성을 잃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불급지찰(不急之察)은 필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을 살핀다는 뜻으로 필요없는 성찰을 말한다.

과연 성남시의회의 중국 탐방이 이 시기에 꼭 필요한 시찰인지 자기자신을 먼저 성찰(省察)하는 것이 시민을 등에 업고 간다고 표방한 의회의 의정활동이라 본다.

시민들은 ‘시민을 업고 간다’라는 겉치레 표어를 보면서 시의원들이 ‘시민은 없이 간다’라고 해석하는 따가운 질책을 가벼이 여겨서는 안된다.

성남 = 배문태 기자 bmt2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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