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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프로그램 기획력, 즉흥 베리에이션, 고전·현대음악 아우르는 인재 발굴 위한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출범

롯데문화재단, 2020년 국내 최초로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출범

입력 2019-09-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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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문화재단이 2020년 한국 최초의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출범한다(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한국의 오르가니스트들은 훌륭한 건반 테크닉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아노를 기본적으로 매우 많이 연주하며 훈련받기 때문인 것 같아요.”



18일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된 ‘롯데문화재단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2020년 9월 19~26일) 창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독일의 오르가니스트이자 뤼벡 국립음대 교수인 아르비드 가스트(Arvid Gast)는 한국의 젊은 오르가니스트들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며 “동기부여를 통한 적극적인 자세도 한국 연주자들의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2020년 롯데문화재단이 한국 최초의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출범시킨다. 그 출범을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심사위원장이자 한국예술종합대학교(이하 한예종) 음악원 교수인 오자경 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은 “한국 최초 국제 콩쿠르를 통해 젊은 오르가니스트를 발굴하고 더 많은 대중에게 오르간 음악을 알리고자 한다”고 취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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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문화재단이 2020년 한국 최초의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출범한다(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이어 “한국이 클래식 강국이라고 하지만 일본은 30여년 전인 1981년에 도쿄 무사시노 오르간 콩쿠르, 중국에서는 2017년 상하이 국제오르간 콩쿠르를 시작해 저희를 앞질렀다”고 아쉬움을 덧붙이기도 했다.

롯데문화재단 김선광 대표는 “오르간 콩쿠르를 통해 한국 클래식과 오르간의 발전을 위한 위상을 드높이고자 한다”며 “빠른 시일에 자리 잡아 국제적인 콩쿠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콩쿠르는 10월 10일 오픈되는 홈페이지를 통해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지정곡으로 바흐의 ‘6개 트리오 소나타’ 중 1곡의 빠른 악장과 느린 악장 그리고 7~10분 분량의 낭만시대 작품 중 한곡을 연주파일 형태로 등록하면 된다.

2020년 4월 30일까지 서류 접수를 거쳐 5월 중 최대 15명 이내의 본선 진출자를 선발하고 본선 1, 2차, 결선을 진행한다.

심사는 오자경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과 한국 최초의 오르가니스트인 연세대학교 신동일 교수, 독일의 아르비드 가스트, 프랑스의 미셸 부바르(Michel Bouvard), 영국의 데이비드 티터링톤(David Titterington), 일본의 나오미 마추이가 맡는다.

9월 22일 본선 1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설치된 고아트(GOArt) 오르간으로, 23일 2차와 25일 결선은 롯데콘서트홀의 5000여개 파이프로 구성된 리거 오르간으로 진행한다. 한예종의 고아트 오르간은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의 고아트 연구소가 발견한 바로크시대의 오르간 명장 아르프 슈니트거 제작방식을 그대로 구현한 오르간으로 바흐 시대의 소리를 재현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오르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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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2020년 한국 최초의 국제 오르간 콩쿠르 출범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김선광 롯데문화재단 대표, 오자경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 독일의 오르가니스트이자 뤼벡 국립음대 교수인 아르비드 가스트(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이에 1차 본선 경연은 바로크 시대의 북독일 오르간 작곡가의 작품 중 한곡과 프랑소아 쿠프랭(F. Couperin), 니콜라스 그리니(N. De Grigny), 피에르 디마쥬(P. Du Mage) 중 한 작곡가의 ‘타이스 엉 타유’(Tierce en Taille), 바흐(J. S. Bach)의 ‘6개의 Trio Sonatas’(BWV 525~530) 중 한곡(전악장)을 연주한다.

본선 2차는 세자르 프랑크(C. Frank)의 오르간 작품 중 한 곡과 브람스(J. Brahms)의 ‘프렐류드와 푸가’(Prelude and Fugue in g-minor WoO 10), 1960년 이후의 현대곡으로 경연을 펼친다.  

 

아르비드 가스트
독일의 오르가니스트이자 뤼벡 국립음대 교수인 아르비드 가스트(사진제공=롯데문화재단)

콩쿠르 관계자는 “1차는 바로크 레퍼토리의 해석능력, 2차는 다채로운 장르를 폭넓게 평가한다”며 “2차의 다양한 기획력이 가장 중요하다. 오르간 연주에서 가장 중요한 곡 해석, 현대곡을 통한 현대적 감각, 즉흥 베리에이션 능력까지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1, 2차 점수를 합산해 선발된 5명이 벌이는 결선에서는 박영희의 ‘달빛 아래…별빛아래’와 바흐의 주요 작품을 포함한 50분 프로그램의 자유곡으로 경쟁한다.

 

결선에 대해 아르비드 가스트는 “박영희 작곡가 곡을 제외하고 45분 프로그램으로 짜는 게 좋을 것 같다” 조언하기도 했다.

1위는 8000달러, 2위는 5000달러, 3위는 3000달러의 상금과 연주기회가 주어진다. 특히 1위는 2년 간 롯데콘서트홀 기획 공연과 한국오르가니스트 협회를 비롯한 다양한 국내외 페스티벌에서 연주할 기회가 제공된다.

아르비드 가스트는 2007년 북스테후데 콩쿠르 창설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이를 비롯한 해외 콩쿠르와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와의 차별점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북스테후데 콩쿠르는 1707년 뤼벡에서 사망한 디트리히 북스테후데(Dietrich Buxtehude) 서거 300주년을 기념해 2007년 시작된 콩쿠르입니다. 그의 작품과 함께 르네상스, 바로크 레퍼토리를 주로 연주하는 반면 이번 콩쿠르는 폭넓은 음악을 연주합니다. 리거 오르간과 역사적인 옛날 음악 연주에 적합한 고아트 오르간을 동시에 사용함으로서 폭넓은 레퍼토리를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는지의 자질을 볼 수 있는 콩쿠르가 될 겁니다.”

이어 “특히 리사이틀 형식의 결선에서는 바흐와 위촉곡(박영희의 ‘달빛 아래…별빛 아래) 외에 참가자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며 “연주자에게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 기획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콩쿠르”라고 덧붙였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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