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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기고]국민기초생활보장법 20주년, 공무원 헌신 속에 튼튼한 사회안전망으로 성장

채수훈 익산시청 복지정책과 맞춤형복지지원계장

입력 2019-09-20 15:38   수정 2019-09-2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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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훈 익산시청 복지정책과 맞춤형복지지원계장
필자는 1993년 연말에 전북 김제시 용지면에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첫 발령을 받았다. 당시 생활보호법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 법은 영국 엘리자베스빈민법(1601년)의 명맥을 이어온 전 근대적인 유산이었다. 1997년 국제외환위기 때 대규모 빈곤자와 실업자가 발생하자 1999년 9월 7일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제정되면서 대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올해는 법 제정 20주년으로 공공복지 역사가 됐다. 이 법은 2000년 10월 1일부터 시행했다.

돌이켜보건대 공무원 생활 25년여 간 국민기초생활보장 제도와 함께 성장해 온 것 같다. 그 역사 속에 기초생활보장사업관련 주민들의 애환과 공공복지행정의 체취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그 발자취를 다시 한번 더듬으며 몇 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보건복지부와 사회복지공무원이 합동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 지침을 최초 제작했다. 당시 법-시행령-시행규칙은 제정됐지만 이를 최일선에서 복지행정서비스로 담아낼 지침이 없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기 위하여 현장에서 일하며 틈틈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였다. 보건복지부는 이 사업의 정책 수립에 있어서 220여개 시군구 현장의 목소리가 중요했다. 공공부조 지침을 통일화시킨 첫 걸음이었다. 밤늦도록 토론을 통해서 도출된 결론들이 지침에 하나씩 반영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후 면사무소에서 직접 받아 적용할 때의 기쁨은 이루 형용할 수가 없었다. 이 지침은 오늘날 거듭된 진화 속에 공공부조대상자 자산조사의 표준지침이 되었다.



둘째, 2015년에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가구단위에서 맞춤형 개별급여로 전환되었다. 종전 생활보호법이 근로능력 유무와 시혜적 수준이었다면 이 법은 최저생계비를 정부가 보장하는데 큰 의의가 있었다. 또 근로능력 수급(권)자의 자립을 위한 자활사업이 강화되었다. 시행 초기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혼란과 민원도 많았다. 다행히 사회복지공무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불철주야 일하며 현장 조사를 실시하면서 최단 기간에 주민들의 삶속으로 정착되어 갔다. 2015년에는 탈 빈곤 유인 강화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하여 가구 중심에서 개별급여 방식으로 개편함으로써 제 2도약을 하는데 주춧돌 역할을 하였다.

셋째,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 자산조사와 관리 방법이 더욱 체계화 되었다. 수급(권)자의 보호를 위해선 공공부조 특성상 자산조사가 필수 조건이다. 2010년에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 도입되었고 사회보장정보시스템(행복e음)으로 개편되어 왔다. 수급(권)자의 소득, 재산, 부양의무자 등 조사 시 공적 자료가 구축되고 정보가 공유되면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 관리 체계를 확립해 나갔다. 이 전산시스템 구축에도 지침 작업 못지않게 현장 공무원의 손길을 필요로 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모니터요원, 사회보장정보원 행복e음 핵심 요원 활동이 현재까지 지속되면서 전산 체계 개선을 위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넷째, 법이 20주년을 맞기까지에는 공공복지 최일선 사회복지공무원의 피땀 어린 노력과 희생이 스며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실시 후 복지 예산과 업무량은 10%대로 증가한 반면 사회복지공무원은 항상 1%대 밖에 충원되지 않아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다. 정권교체 시 제도가 바뀔 때마다 조사, 또 조사하느라 야근했던 수많은 나날들. 시나브로 사회복지행정의 3D업무로 전락했고 사회복지공무원의 자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2005년부터 83명에 이르렀다. 2만2000여명의 사회복지공무원들이 이 희생이 헛되지 않고, 앞으로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국민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지역복지전달체계가 개선되었으면 한다.

이 법은 지난 20년간 국민의 최저생활 보장과 자립을 위해 한강의 기적처럼 급속 성장해왔다. 이는 보건복지부 현장 중심 정책과 사회복지공무원의 헌신이란 조화 속에 가능했다.

한편 국민 욕구와 사회 변화로 위기가구, 복지행정사각지대, 부양의무자 기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공직 생활 남은 8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신을 갖고 국민기초가 튼튼하게 제2의 사회안전망이 되도록 더욱 발전시키며 잘 지켜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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