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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특별한’ 사람들…연극 ‘앙상블’

극단 산울림 창단 50주년 기념작 연극 ‘앙상블’, 원작자이자 미켈레를 연기한 배우 파비오 마라 작품, 심재철 연출, 예수정, 유승락, 배보람, 한은주 출연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 미켈레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어머니 이자벨라와 집 나간 지 10년만에 돌아온 딸 산드라 이야기

입력 2019-09-20 20:00   수정 2019-09-2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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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앙상블’ 이자벨라 예수정(왼쪽)과 아들 미켈레 유승락(사진제공=극단 산울림)

 

“장애 문제 보다는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경쟁이 우선시되는 시대에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그런 가치 말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 누군가가 ‘미켈레’라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19일 산울림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앙상블’(9월 19~10월 20일) 프레스콜에서 원작자이자 미켈레를 연기한 배우이기도 한 파비오 마라(Fabio Marra)는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장애문제도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인가, 정상과 비정상은 어떻게 나뉘는가 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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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앙상블’(사진제공=극단 산울림)

  

“정상이란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절대적으로 상대적이지 않잖아요. 우리 고향에서는 서로 포옹을 하며 인사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한국은 그렇게 보이지 않은 것처럼요. ‘정상성’은 거슬리는 주제이고 그 단어 자체가 상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극 ‘앙상블’은 극단 산울림 창단 50주년 기념작으로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 미켈레(유승락)를 헌신적으로 돌보는 어머니 이자벨라(예수정)와 집을 나간 지 10년만에 돌아온 딸 산드라(배보람)의 이야기다.  

 

2015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였고 2017년 파리에서도 공연된 ‘앙상블’은 영화 ‘도터’ ‘말모이’ ‘허스토리’ ‘신과함께 1, 2’ ‘도둑들’ ‘부산행’ 등과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톱스타 유백이’ 등 최근 TV와 스크린 활동에 주력하던 예수정의 1년 6개월만에 무대 복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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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앙상블’ 이자벨라 예수정(사진제공=극단 산울림)

예수정은 “햇빛처럼 아름다운 인류, 우리 아들(미켈레)을 만나서 좋았다”며 “저 역시 다른 사람을 만나면 먼저 움찔하게 되고 (내가 가진) 아름다움을 표현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미켈레가 표현하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서른을 훌쩍 넘긴 지적 장애 아들을 돌보느라 지쳤지만 ‘함께’ 살아가는 것을 포기할 수 없는 엄마 이자벨라의 감정을 마냥 폭발시키거나 과장하기 보다는 절제와 일상성으로 표현하는 예수정은 “감정이 더 올라가면 감정이 없어진다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게 인생이지, 먹어야지, 수영해야지, 지금 뭐 해야지 등 삶을 비교하면서 그렇게 했어요. 따귀를 때리는 것부터 많은 부분이 공감이 갔죠.”

예수정의 연기에 대해 파비오 마라는 예수정에 대해 “자신의 캐릭터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며 “(언어가 달라) 말을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예수정이) 이자벨라의 감정을 표현할 때 스펀지처럼 흡수됐다”고 평했다. 이어 “다른 언어로 공연될 때마다 놀랍지만 특히 한국은 공연의 본질을 잘 캐치한 것 같다. 보면서 웃기도, 울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심재철 연출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서양 이름일 뿐 우리 정서랑 이렇게 닮았을까 싶었다”며 “이자벨라를 보며 우리 엄마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을 보탰다.

 

“예수정 배우가 이자벨라 역에는 잘 맞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평소에도 연기에 까다로운데 이자벨라가 그런 면이 있어야 절제도 되고 강단도 느껴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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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앙상블’ (사진제공=극단 산울림)

 

이어 심 연출은 “무엇보다 신경 쓴 건 딸과의 관계”라며 “산드라의 제안은 오빠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닌 현실적으로 합리적인 방법이다. 비인간적으로 보여져서는 안된다는 부담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 작품을 보면서 느낀 건 서로 다르다는 겁니다. 산드라 입장이 어떻게 하면 현실로 잘 받아들여지게 할까 엄마와의 관계에 신경을 썼죠. 그런 균형, 서로 다르다는 것이 양극화가 만연한 사회에서 오히려 공조의 의미 같았거든요.”

 

번역을 맡았던 임수현 예술감독 역시 “이제벨라와 산드라의 대화를 어떻게 옮길 것인가에 주안점을 뒀다”며 “더불어 미켈레는 조심스러웠다.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언어와 호흡이어서 지나치게 희화화되거나 진지하지 않아야 했다”고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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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앙상블’ (사진제공=극단 산울림)

“따뜻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는 결말”이라는 평에 파비오 마라는 “산드라는 결국 갈등의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자리가 없어서 집을 나갔지만 엄마 이자벨라가 과거를 알리지 않음으로서 자신을 보호하려 했다는 걸 알게 된다”고 말문을 열였다.

“언제나 자신의 자리는 가족 안에 있었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장애 문제 분 아니라 가족에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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