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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경련, 사실상 '경제5단체' 복귀 수순

입력 2019-09-23 14:14
신문게재 2019-09-2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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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패싱’ 논란 등을 겪으며 위상이 급전낙하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최근 경제5단체에 복귀하는 모양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오는 26일 국빈행사로 치러지는 ‘불가리아 총리 초청 경제5단체 만찬 간담회’를 주관한다. 지난 2017년 5월 현 정부 출범 전후 ‘적폐’로 내몰리면서 경제5단체에서 제외됐던 전경련으로서는 사실상 3년 만의 복귀 수순 성격으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전경련은 25일 자신의 간판을 달고 집권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과 기업 현안간담회를 연다. 이번 간담회는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과 권태신 부회장, 주요 기업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지난달 20일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정책 간담회를 열고 일본 수출규제 등 경제현안을 논의했던 전례와 같은 맥락이다. 모두 민주당의 요청으로 진행되는 행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지난달 간담회의 상대가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경연이었다면 이번에는 전경련이 주도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만큼 전경련의 위상이 최근 사이 국정농단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는 모양새다. 전경련은 여권 안팎에서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사실상 ‘적폐’로 간주됐다. 이에 청와대와 민주당 등 여권 내에서 ‘전경련 패싱(배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일본 경제전쟁 △한미 통상분쟁 등을 기점으로 관계회복 모색에 돌입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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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과 민주당이 지난달 20일 오후에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연 정책간담회에서 서로에게 일명 ‘손하트’를 날리고 있다.(사진=박종준 기자)

 

전경련을 바라보는 여권 내 시각 등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여권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태 직후만 해도 당 내 안팎에서 전경련에 대한 거부감이 좀 있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전했다. 지난달 한경연과의 정책 간담회에 참석한 이원욱 부대표가 “민주당은 전경련이 그동안 우리 경제에 기여한 부분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 오고 싶어 하는 의원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말했을 정도로 당 내 기류변화도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출범 때에는 빠졌지만, 여야 5당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 등이 참여하는 일본 수출규제 대책 일환 ‘민관정협의회’의 전경련 가세 전망도 긍정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전경련이 △한미 재계회의 △한일 재계회의 △한중 CEO 라운드 테이블 등을 다년간 개최해오는 등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일본 경제계 간 교류 창구 역할을 하며 인적으로 물적으로 풍부한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했다는 점이 여권의 태세전환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양측 간 미묘한 기류 변화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이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지난 3월 청와대 공식 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등 국정농단 사태 이후 2년 넘게 지속된 ‘전경련 패싱’이 일단락된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또한 경제5단체 복귀도 전경련이 지난달 27일 한국무역협회가 주관한 ‘경제5단체 초청 에티오피아 사절단 환영오찬’에 이름을 올리면서 감지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경련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이렇다 저렇다’ 말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그동안 전경련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국익과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환골탈태한 만큼 현재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밀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경련의 실질적인 위상 회복은 국정농당 사태 이후 떠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회원사의 재가입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탈퇴한 주요 회원사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여러 방면으로 연구 중”이라며 “어려운 때일 수록 재계가 똘똘 뭉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는 주요 기업 명단에 대해서는 전경련 측은 함구하고 있으나, 불가리아 총리 초청 간담회에는 삼성 등 주요 대기업이 대부분 참석할 예정이다. 

 

박종준 기자 jjp@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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