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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차별은 지속…글로벌 경쟁자로 대두한 中 배터리

입력 2019-09-23 14:15
신문게재 2019-09-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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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공장에서 파우치형 배터리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한 수 밑으로 평가받았던 중국 업체들이 한국 업체들이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공공연한 차별로 중국 시장이 막힌 가운데 강력한 내수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까지도 노리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공신부)는 이달 초 발표한 ‘2019년 8차 신에너지 자동차 추천 목록’에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해당 목록을 기준으로 전기차 구매 등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한국 배터리업체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한 차례도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중국 정부가 점차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줄여나가고 있고, 지난해부터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 일부가 보조금 지급 전 단계인 ‘형식승인’을 통과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들은 늘어가고 있으나, 결정적으로 보조금은 지급하지 않고 있어 중국 시장에서 한국산 배터리 사업은 현재 길이 막혀있는 상황이다. 반면 전기차 최대 수요국인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체력을 갖춘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의 입지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전기차 및 이차전지 관련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이차전지 제조사가 납품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에너지 출하량은 65.5GWh(기가와트시)인데, 이 중 중국 업체들의 출하량이 34.6GWh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그간 내수 시장에서만 영향력을 발휘하던 중국 업체들은 올해 들어서는 점차 중국 밖으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중국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인 CATL은 현재 독일에 첫 해외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미 배터리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업계 2위인 BYD도 폭스바겐그룹 산하 아우디와 배터리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에 따른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으나, 최근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인재 영입 역시 우려할 만한 일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을 비롯해 유럽 지역 배터리 후발주자들은 최근 국내 업체 연봉 대비 2배에서 최대 4배 이상에 이르는 연봉을 제시하며 직원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ATL이 지난해 헤드헌터를 통해 국내 업체 직원에게 기존 연봉의 3배 이상으로 이직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시장의 성장성은 보장돼 있는 반면 전문가는 적은 만큼 인력 양성이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라며 “해외 업체들이 공격적인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유출은 결국 기술 유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혜인 기자 hy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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