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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나이 들고 병들어도 끝까지 함께… 100세 시대 진정한 동반자 ‘반려동물’

함께 산 반려견을 선산에 묻을 정도로 "이젠 한 가족"
인생을 마무리하는 곁에서 서로를 지켜줄 믿음이

입력 2019-09-26 07:00   수정 2019-09-25 17:53
신문게재 2019-09-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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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사장인 A씨는 아끼던 반려견을 최근 고향 선산에 묻고 왔다. 조상들이 계시는 선산에 반려견 묘를 쓴 것이다. 당연히 가족들의 반대가 컸다. 하지만 그는 노친과 친지들을 간곡히 설득해 뜻을 이뤄냈다. 그는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반려견에 대한 고마움을 이렇게라도 갚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100세 시대의 동반자. 우리는 앞으로 반려동물을 이렇게 불러야 할 것 같다. 반려동물이 고령화 사회를 함께 헤쳐가는 한 가족이 된 것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이른바 ‘주인’들의 마음가짐이나 태도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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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도 인간만큼 고령화 가속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이유를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해석한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타인을 도울 때 기분이 좋아진다. 특히 도움을 받는 상대방의 호감도가 높을수록 더욱 그렇다. 아이들과 강아지가 대표적이다. 둘 다 도움을 필요로 하고, 우리 도움에 너무도 사랑스럽게 반응을 한다. 돌보는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든다. 계속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의지할 곳이 점점 더 없어지는 고령화 시대에 반려동물은 분명히 큰 선물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반려동물의 고령화 속도도 사람만큼이나 빠르다. KB경영연구소의 ‘2018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반려견 가운데 절반 가량이 3세 이하지만, 중장년견도 무려 48.5%에 이른다. 특히 8세 이상의 ‘노령견’도 18%에 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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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암·치매에 걸린다

 

반려동물의 사망 질병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암’이다. 개의 47%, 고양이의 32%가 암 때문에 죽음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400만 마리 가량의 반려견이 암 진단을 받는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에서는 당연히 암 예방을 위한 다양한 의료적 서비스가 발달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대형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 방사선 치료기법이 개발되어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암 뿐만 아니라 사람처럼 치매에 걸리는 반려동물들도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사람의 치매와 발생기제도 비슷하고 증세도 유사하다고 한다. 주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치매에 걸린 반려동물, 특히 반려견을 위한 시장이 최근 국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희대학 의과대학에서는 관련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곧 반려동물 치매를 치료할 특수 의약품이나 치료방법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반려동물 의료서비스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2013년 3800억 원에서 2018년 6200억 원 수준으로 커졌다. 동물병원도 연평균 4%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동물병원 수는 2017년에 4000곳에 육박했고 현재는 5000곳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등록된 수의사 수만도 1만 5000명에 육박한다.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서 반려동물 비중도 현재 18% 가까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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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지는 반려동물 사후·장례문화

 

노후를 평생 함께 하는 반려동물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 장례 문화 역시 많이 바뀌고 있다. 선산에 묻는 경우까지 생기는가 하면 수목장 형태로 기리기도 한다. 반려동물의 장례를 전문으로 치러주는 회사들도 증가 추세다. 비용은 보통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다양하다.



반려동물이 죽고 난 이후를 대비하는 산업도 본격성장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주인들은 잠시 우울증처럼 옛 반려동물을 그리워하다 다른 반려동물을 새 가족으로 들여 키우는 경향이 많다. 그 공백기간 동안 반려동물 주인의 심적 상실감(Pet Loss)를 치유하기 위한 힐링프로그램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한 중소기업은 죽은 반려동물에게서 DNA를 추출해 가족 같던 반려동물의 체취를 계속 품고 다닐 수 있도록 한 상품을 개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추출한 DNA를 일정 형태로 소형화해 목걸이나 팔찌 등에 넣어 차고 다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년 전에 상업화를 시도하다가 단가가 맞지 않아 대량 판매에는 실패했으나 ‘규모’를 충족할 정도로 수요가 생긴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사업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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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가구 당 한 가구 반려동물과 동거

 

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수는 1500만 명, 반려동물 수는 1000만을 넘어섰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의 비율은 23.7%로,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양육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족(Pet+Family)’이나 반려동물을 자신만큼 소중히 여기는 ‘펫미족(Pet+Me)’이 크게 늘고 있다. 내 자녀처럼, 내 손주처럼 돌봐주며 노년의 외로움을 달래는 고령층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연관 산업 규모도 덩달아 폭발적인 증가세다. 2014년 1조5700억원 수준에서 매년 15~20%씩 성장해 올해는 3조 원 시장으로 성장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023년에는 시장 규모가 4조 6000억 원, 2027년에는 6조 원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반려동물의 펫 푸드 시장 규모도 최근 5개년 연평균 2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11년에 3000억 원을 넘긴 이후 계속 커져 2018년에 8000억 원을 넘어섰다. 성장 속도로 볼 때 올해는 거의 1조 원에 근접할 전망이다.

자신에게 쓰는 돈보다 반려동물에게 투자하는 돈이 더 많을 정도여서 이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려 동물에 대한 소비지출의 경우 11만~20만 원이 34.7%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1만~50만 원도 28.6%에 달했다. 평균 5만 원 이하가 12.2%. 10만 원 이하가 20.4%다. 100만 원에 근접하는 경우도 4.1%로 무시 못할 규모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전체 반려동물 소비 가운데 푸드+헬스케어가 66%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반려동물 케어에 들어가는 비용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큰 부담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 들어선 일정 수준 이상의 비용 지출이 예상될 경우 기르던 반려동물을 몰래 내다 버리는 사례도 심심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남긴다.

양길모·이은혜 기자 yg10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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