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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KOREA' 신약, '통곡의 벽'에 고개 숙였다

입력 2019-09-25 08:35
신문게재 2019-09-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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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새 역사 쓰기에 나섰던 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개발 도전이 임상 3상에 가로막혔다. 신약 개발 과정 중 가장 어려운 임상 3상의 벽을 넘기엔 국내 기업들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혁신적인 신약이라며 기대를 모았던 에이치엘비, 신라젠, 헬릭스미스 신약 개발 임상 3상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 24일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 임상 3상에서 약물 혼용 가능성이 발견돼 최종 결론 도출이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위약군 환자 일부 혈액에서 약물인 엔젠시스가 검출됐고, 엔젠시스군 일부 환자에서는 약물 농도가 지나치게 낮은 것이 발견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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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헬릭스미스)

 

하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임상 3상 과정에서 약물 혼용 가능성은 일어나서도 안될 일이지만 약물 혼용 가능성 문제를 제외하고서라도 엔젠시스 약효 자체에 문제가 있어 사실상 임상 3상에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불과 두달 전인 8월에는 코스닥 시총 2위에 오를 만큼 K-바이오 역사상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신라젠 면역항암제 펙사벡도 임상 3상 실패 소식을 전했다. 임상 참여 환자 중 35%에서 임상 약물 외 다른 약물을 투여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 무용성평가에서 임상 3상 중단을 권고받아 임상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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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각 사)

 

지난 6월에는 에이치엘비가 개발하던 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이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 분석 결과 임상 최종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며 쓴잔을 마셨다. 신약 개발 중에서도 가장 어렵고 난이도 높은 임상 3상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임상 3상 실패 확률이 높음에도 불구, 해당 기업들이 임상 결과 발표 전까지 마치 임상 성공이 확정된 것 처럼 시장 기대감을 한 껏 부풀린 탓에 임상 3상 실패가 K-바이오 전체에 큰 리스크로 돌아오고 있다는 볼멘소리까지 업계 내부에서 터져나온다.

전문가들은 임상 3상 실패 가장 큰 원인은 국내 신약개발 기업들의 역량 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상 3상을 경험하고 이를 이끌어 줄 수 있는 전문가가 전무한 점, 성과에 급급해 가장 중요한 임상 과정에서의 철저한 계획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헬릭스미스 등 국내 기업들의 연이은 임상 3상 실패는 역량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임상 3상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성과에만 급급해 준비없이 서둘러 임상 3상에 진입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임상 3상 경험이 풍부한 인력 영입과 체계적인 임상 계획을 세워 임상 3상에 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두 기자 songzi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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