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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 벌써 10주년! 양성원·엠마뉘엘 스트로세·올리비에 샤를리에 “우리의 존재 이유, 새 음악 발굴”

파리음악원 출신의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스트로세,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가 결성한 트리오 오원(Owon, 吾園)의 10주년 기념앨범
러시안 엘레지, 개인과 민족의 비극을 애도하다’라는 부제 아래 차이콥스키와 쇼스타코비치, 바인베르크의 '피아노 3중주' 담아

입력 2019-10-08 14:00   수정 2019-10-0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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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중인 트리오 오원. 왼쪽부터 첼리스트 양서원,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스트로세,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사진제공=컬처비즈)

 

“바인베르크같은 무명 작곡가를 찾았을 때 새로운 발견에 대한 기쁨이 매우 큽니다.”

첼리스트 앙성원의 말에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Olivier Charlier)는 “덜 알려진 곡들을 발굴해 들려주는 것이 우리 트리오의 할 일이고 보람”이라고 덧붙였다.



파리음악원 출신의 첼리스트 양성원과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스트로세(Emmanuel Strosser),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가 2009년 결성한 트리오 오원(Owon, 吾園)이 벌써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화가 장승업의 삶과 예술혼을 기리며 그의 호를 팀명으로 붙인 오원은 10주년을 맞아 기념앨범을 출시하고 7일 한남동 일신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양성원(첼로) 5
트리오 오원의 첼리스트 양성원(사진제공=컬처비즈)
10주년 기념앨범은 ‘러시안 엘레지, 개인과 민족의 비극을 애도하다’라는 부제 아래 그 유명한 표도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와 1940년대 작곡가들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i Shostakovich), 미에치스와프 바인베르크(Mieczyslaw Weinberg)의 피아노 삼중주를 담았다.




◇차이콥스키, 쇼스타코비치 그리고 바인베르크

“베토벤, 드보르작, 슈베르트도 했고 메시앙도 했어요. 새 앨범 레퍼토리를 생각하던 중 지난해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끝내고 나오다 5개의 차이콥스키 CD에 사인을 해달라는 팬을 만났어요. 마침 차이콥스키를 연주하고 나오는 참이었죠.”



양성원은 10주년 레퍼토리를 ‘러시안 애가’로 정한 계기가 된 팬과의 일화를 전하며 “이제는 차이콥스키를 녹음할 때가 된 것 같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차이콥스키는 여러 번 자주, 즐겨 연주했어요. 다만 구조적으로 차이콥스키 음악과 매칭할 수 있는 곡들이 마땅치 않았었는데 바인베르크라는 기막힌 작곡가를 알게 됐죠. 저평가 중 최저평가된 음악가예요. 바인베르크 음악에 매혹돼 알려지지 않은 그의 색채를 알리기 위해 공연하고 녹음을 했죠. 그리고 바인베르크와 많은 영감과 우정을 나눈 쇼스타비치도 선택하게 됐습니다.”

쇼케이스를 겸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트리오 오원은 바인베르크와 쇼스타코비치,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3중주 중 일부 악장들을 차례로 선보였다. 세곡 모두 애도의 뜻을 담았지만 혼돈과 절규가 느껴지는가 하면 흐느끼는 비장함과 고통 혹은 유려한 선율에 깃든 쓸쓸함과 그리움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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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오 오원의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스트로세(사진제공=컬처비즈)

 

“차이콥스키든, 바인베르크든, 쇼스타코비치든을 연주할 때는 오히려 저희들만의 음악색을 버리려고 해요. 이 곡의 혼을 찾는 게 가장 앞서야할 작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차이콥스키는 많은 러시아 작곡가들에게 영향을 미쳤죠. 절대적인 애도와 절망, 외로움 그리고 희망을 찾을 수 있어요. 곡들의 가장 자연스러운 메시지를 찾는 게 가장 만족을 주는 작업이죠.”

그리곤 앨범 수록곡들과는 전혀 다르지만 ‘애도’를 담은 프란츠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의 ‘피아노 3중주 2번’(Piano Trio No. 2 in E flat major, D. 929, Op. 100) 2악장을 추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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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오 오원의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사진제공=컬처비즈)
“러시아 작곡가들과는 전혀 다른 애도곡이지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마법’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죠.”


◇삶에 보탬이 되는 음악의 발굴 “말로 표현 못하는”

 

“우리 삶에 보탬이 되는 곡들을 발굴하려고 노력해요. 그들의 음악이 왜 우리 일상에 도움이 되냐면 인간이 단어로, 말로 표현 못했던 걸 풀어내 주거든요.”

이렇게 전한 양성원은 바인베르크의 ‘피아노 3중주’를 예로 들었다. 홀로코스트로 가족이 모두 학살되는 민족적 아픔과 가족을 잃은 슬픔을 담은 곡이다. 

 

양성원은 “바인베르크의 ‘피아노 3중주’는 작곡가의 작품이 아닌 한 시대의 삶을 기록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 곡을 작곡하기 전에 그는 폴란드 출신의 유태인 작곡가였다”고 설명했다.

“젊은 나이에 나라를 떠나야 했고 부모는 홀로코스트에서 세상을 떠났죠. 몇 년을 방황하다 쇼스타코비치의 초대를 받고 러시아 작곡가로 자리 잡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작곡된 ‘피아노 3중주’에는 바인베르크의 삶이 아닌 당시를 살던 유태인계 폴란드 사람들의 얘기와 감정이 담겼죠. 책으로, 영화로 알게 된 사실들이 음악에 담겼어요. 그분들의 혼이 담긴 아카이브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어 “당시에는 표현 불가능했던 것들, 금방 잊게 되는 역사적 요소들을 지금이라도 듣고 느낄 수 있게 음악으로 표현하는 작업이 의미 있다”며 “70, 80년 전 불행을 마음에서 재생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클래식 음악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같이의 가치 “러시아의 아렌스키, 이탈리아의 케루비니 소개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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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중인 트리오 오원.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스트로세, 첼리스트 양서원(사진제공=컬처비즈)

 

“트리오는 삼각대인 것 같아요. 세 사람이 버텼을 때 더 아름다운 나무가 뿌리를 내릴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양성원은 트리오 오원의 가치를 ‘같이’라고 표현하며 “한 사람이 완벽한 음악을 추구할 순 없다. 서로 도와주고 보충해 주고 기대해주고 기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성장한다”고 부연했다.

“그 성장은 화려해진다기 보다 좀더 뿌리 깊게 내려앉는 느낌이에요. 솔로이스트로만 활동하다 본격적으로 트리오를 시작하면서 모자라는 점을 메우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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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중인 트리오 오원.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스트로세, 첼리스트 양서원(사진제공=컬처비즈)

양성원의 말에 피아니스트 엠마뉘엘은 “저희는 쉽게 접할 수 있는 트리오가 아닌, 현악 4중주처럼 깊이 있는 작업을 할 수 있는 트리오”라고 말을 보탰다. 더불어 ‘같이’의 가치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훌륭한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리니스트가 많아요. 모든 국제 콩쿠르를 석권하고 있죠. 혼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하면서 음악이 훨씬 깊어지고 풍부해지며 음악의 아름다움에 대해 알게 되죠. 성악가와의 협연, 소나타, 트리오, 퀸텟(Quintet, 오중주) 등을 하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밝힌 엠마뉘엘에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는 “음악 애호가들이 솔로를 선호하는 게 현실”이라며 “청중들이 실내악을 좀더 찾아주고 실내악의 내면적 아름다움을 알게 되면 보다 깊이 있는 음악세계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양성원 역시 “서양음악이 한국에 들어온 지 60년, 그 간 많은 성장을 했다. 이 작은 나라에 음악애호가가 이렇게 많다는 데 늘 놀란다”며 “좋아한다는 건 쉽지만 누굴 알게 되기까지는 오래 걸린다”고 의견을 전했다.

“사람도 그렇잖아요. 성격과 단점, 장점 등 모든 걸 알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죠. 음악도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음악의 내면을 알게 되면 실내악을 좋아하게 될 거예요. 그 실내악을 통해 음악의 뿌리를 이해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트리오 오원은 새로운 작곡가의 음악을 발굴하는 작업의 가치를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올리비에는 “새로운 작곡가를 발굴하는 것은 저희가 트리오를 결성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양성원은 “발굴해 알리고 싶은 여러 작곡가들이 있지만 그 중 러시아의 안톤 아렌스키(Anton Stepanovich Arensky) 그리고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을 이어주는 이탈리아의 루이지 케루비니(Luigi Cherubini)를 소개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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