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
  • 페이스북
  • 검색
  • 전체메뉴

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24th BIFF+人]번역가, 교수, 그리고 배우... 달시 파켓의 최종 꿈은 “한국 영화 프로듀서”

부산과 해외 오가며 한국영화의 특별함 알리는 가교 역할 톡톡
1960년대부터 2000년도에 제작된 한국영화에 유독 애정깊어
국내 최초의 독립영화상인 '들꽃영화상'에 대한 관심과 지원 부탁

입력 2019-10-09 09:48   수정 2019-10-09 10:01

달시파켓
부산에서 만난 달시 파켓은 올해도 영화 ‘경미의 세계’ 그리고 ‘바람의 언덕’등의 영어번역을 맡아 영화제를 통해 외신들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본인제공)

 

“최종 목표는 한국영화의 프로듀서가 되는 겁니다.”

달시 파켓(47)을 빼고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논하기는 힘들다. 그가 한국어로 번역 혹은 감수를 맡은 한국영화만 거의 200여 편. 국내 최초의 독립 저예산 시상식인 들꽃영화상의 집행위원이자 부산아시아영화학교의 교수직까지 그의 일상은 서울과 부산, 그리고 해외를 넘나들며 순항중이다. 

 

특히 한국 영화 100주년인 올해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국제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받을 정도로 기념비적인해다. 지난 20년간은 특히 다양한 천만영화의 탄생과 더불어 단순히 테스트베드에서 벗어나 할리우드 영화가 국내 반응에 맞춰 개봉일을 정할 정도로 버라이어티한 성장이 이뤄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하도 많이 이야기해서 ‘기생충’에 대한 코멘트는 그만하고 싶다”던 달시 파켓은 독립영화에 관해선 끼어들 순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술술 대화를 이어갔다.



“들꽃영화상은 이름 짓는 데만 거의 1년간은 고민한 듯해요. 독립영화의 생명력과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짰습니다.(웃음) 다행히 올해는 영화상이 생긴지 최초로 이마트, 메가박스의 후원을 받아 상금이 지원돼 뿌듯해요. 영진위의 예산을 받으면 그만큼 다른 행사의 지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국고, 혹은 서울시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죠. 번역가와 평론, 그리고 집행위원의 자리가 거창하긴 해도 사실 들인 노력에 비해 보상이 적은 분야예요. 그럼에도 이 길을 걷는 이유요? 한국영화가 가진 특별함을 세계에 알리는 가교 역할의 기쁨이 남다르거든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발표된 글로벌 옴니버스 프로젝트인 ‘셰임’ 역시 그의 손을 거쳤다. 이하늬의 할리우드 진출작이자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협업하는 ‘셰임’은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을 배경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다양한 감정을 담아낼 예정이다. 이탈리아의 우디네극동영화제의 프로그래머로 활약해온 달시 파켓은 올해 한국영화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을 그곳에서 전두지휘하기도 했다. 이만희 감독의 ‘휴일’(1968),임권택 감독의 ‘티켓’(1986), 장선우 감독의 ‘우묵배미의 사랑’(1990)등이 상영돼 현지 극장을 꽉 채우며 높은 반응을 얻었다.  

 

영화 '돈의 맛'중 달시파켓이
영화 ‘돈의 맛’중 달시 파켓이 등장하는 장면.이 때 받은 출연료로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 여행을 다녀왔다며 특유의 선한 미소를 지었다. (사진제공=데이지엔터테인먼트)

  

미국의 소도시에서 나고 자란 그는 사진과 영화등 다양한 예술활동에 심취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언어에도 관심이 많아 러시아 연극 두 편을 번역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고. 모스크바 유학 생활을 앞두고 학비를 벌기 위해 영어강사로 잠시 들린 한국에서 처음 본 영화는 ‘서편제’였다. 한국 특유의 한과 정서가 녹아든 화면에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물고를 튼 건 ‘서편제’지만 저를 매료 시킨건 허진호 감독의 ‘8월의 크리스마스’예요. 1990년대에서 2000년대에 한국영화에서 시도된 다양한 연출과 시스템의 결과물이 흥미로웠습니다. ‘복수는 나의 것’ ‘생활의 발견’ ‘적어도 좋아’ ‘오아시스’등은 특히 아끼고요. 지금은 고정된 시스템에서 비슷한 영화들만 쏟아지고 있어서 안타까워요. 다양한 곳에서 투자가 되어야 건강한 영화 생태계가 유지되는데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전공한 학생들이 해외에서 최소 6개월 정도 연수를 다녀왔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미국인인 제가 타지에서 더 정확히 현재의 미국 사회를 바라보듯, 그곳에서 학생들이 한국의 영화를 새롭게 바라볼 경험들을 할 수 있을거라고 봅니다.”



달시 파켓은 배우로도 활약 중이다.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에서는 재벌들의 추악함을 더하는 사업가 역할로, ‘박열’에서는 외신기자 역할로 지적인 외모에 적합한 연기를 선보인 것. 지금도 여러 감독들에게 단역, 혹은 비중있는 조연으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카메라 앞에 서는건 방송에 나가는 것 보다는 확실히 더 적성에 맞아요. 연기도 재미있고요.(웃음)사실 ‘돈의 맛’의 출연은 아내가 무척 반대 했는데, 출연료를 많이 받아 가족끼리 싱가포르로 여행을 갔더니 좋아하더군요.” 

 

번역하다 좋아진 배우로는 ‘독전’의 조진웅을 꼽았다. 그는 대사가 길어 좀 힘들어 하긴 하지만 딕션(발음)이나 연기적 에너지가 남다른 걸 느낀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장르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는 아니지만 두 커플이 주인공인 시나리오를 탈고한 상태고 구상 중인 정치 드라마 한 편이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 최근 한국영화에서 반복되고 있는 흥행 패턴에서 벗어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어느 영화나 프로듀서의 역할이 무척 중요한데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독립성이 더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부산(해운대)=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브릿지경제 핫 클릭

   이 기사에 댓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