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
  • 페이스북
  • 검색
  • 전체메뉴

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人더컬처] 서울시무용단 ‘허행초’ 정혜진 단장 “최현 선생 춤, 그 맥을 살려 이 시대 창작무용으로!”

고(故) 최현 선생의 13개 작품 추려 재구성한 ‘허행초-나비 날갯짓에 들려온 이야기’의 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
‘기원’ ‘허행초’ ‘약동’ ‘태평소시나위’ ‘한량무’ ‘남색끝동’ ‘신명’ ‘미얄할미’ ‘고풍’ ‘연가’ ‘군자무’ ‘신로심불로’ ‘비상’ 등

입력 2019-10-11 14:00   수정 2019-10-11 13:43

정혜진 안무가
고(故) 최현 선생님 작품 중 13개를 추려 재구성한 ‘허행초-나비 날갯짓에 들려온 이야기’의 정혜진 안무가이자 서울시무용단장(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창작무용의 근간은 전통에 있습니다. 전통무용의 정신은 창작무용 안에 존재해야 하죠. 그 동안 서울시무용단은 상반기엔 창작 작품을, 하반기엔 전통무용 작품을 발표해 왔어요. 이번엔 고(故) 최현 선생님 작품 중 13개를 추려 재구성했습니다.”

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의 전언처럼 ‘허행초-나비 날갯짓에 들려온 이야기’(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는 ‘기원’ ‘허행초’ ‘약동’ ‘태평소시나위’ ‘한량무’ ‘남색끝동’ ‘신명’ ‘미얄할미’ ‘고풍’ ‘연가’ ‘군자무’ ‘신로심불로’ ‘비상’ 등 최현 선생의 대표작 13개를 엮은 작품이다.




◇최현 선생 춤의 맥을 살려 이 시대 창작무용으로!
 

허행초
‘허행초-나비 날갯짓에 들려온 이야기’는 고 최현 선생 작품 중 13개를 재구성했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최현 선생님의 작품은 엄밀히 말하자면 옛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무용은 아닙니다. 흥겨운 동작을 나열한 춤이 아니라 전통 기법으로 주제에 맞게 그 시대의 창작무용을 하셨죠. 한국무용협회 초대 회장을 지내셨던 김해랑 선생님의 수제자인 최현 선생님은 영화배우로도 활동하셨어요. 드라마성이 매우 강하고 주제 또한 명확하죠.”



정혜진 단장은 ‘멋의 예인’ 혹은 ‘이 시대 마지막 낭만주의자’로 평가받았던 ‘석하’ 최현 선생의 작품세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며 “왜 지금 최현 선생인가”라는 질문에 “서울시무용단은 창작무용의 산실이다. 전통의 답습이 아닌 재창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리듬을 타는 기법도 매우 특별합니다. 결국 음악성에 의한 표현기법이죠. 이런 기법들은 창작무용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예요. 이 같은 최현 선생 춤의 맥을 살려 이 시대 창작무용으로 재탄생시켜야하는 의무감에서 최현 선생을 선택했습니다.” 

 

허행초
‘허행초-나비 날갯짓에 들려온 이야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허행초-나비 날갯짓에 들려온 이야기’의 문을 여는 ‘기원’은 화려한 동작과 극적 진행으로 탄생된 무무(巫舞)이며 ‘허행초’는 최현 선생 스스로를 빗댄 후기 대표작으로 허욕과 가식으로부터 마음을 비울 때 비로소 만나게 되는 허심탄회함, 정화의 세계를 표현한다. 

 

73세의 나이로 춤의 날개를 접은 최현 선생의 춤 기본을 군무 형태로 재조명한 ‘약동’, 정형화되지 않은 태평소 음색에 맞춘 호방함이 깃든 ‘태평소시나위’, 최현 선생이 김해랑 선생으로부터 배운 영남 덧배기춤을 ‘흥과 멋’으로 재정립한 ‘한량무’, 조선시대 양반가 여인들의 공통된 운명을 다룬 ‘남색끝동’, 춤의 신지핌·신실림·신오름이 신령과 인간의 일체감을 일으키는 영적상태를 표현한 ‘신명’ 등이 연달아 펼쳐진다.
 

허행초
‘허행초-나비 날갯짓에 들려온 이야기’는 극과 극 대비로 우리 멋과 맛을 살린다(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봉산탈춤의 일곱 번째 마당을 바탕으로 한 ‘미얄할미’는 해학이 넘치고 삼회장 남색끝동 자주고름의 선과 빛깔이 조화를 이루는 여인들의 ‘고풍’은 단아하고 우아한 자태와 우리 춤의 신명이 어우러진다.  

 

도화공이 사군자를 그리며 그림 속 매난국죽을 만나는 것을 형상화한 ‘군자무’, 남녀의 밀회를 2인무로 표현한 ‘연가’, 근대무용의 개척자로 불리는 조택원 선생이 최현 선생에게 헌사한 ‘신로심불로’로 이어지는 ‘허행초-나비 날갯짓에 들려온 이야기’는 최현 선생이 위궤양 수술 후 하늘을 날고 싶은 마음을 담은 ‘비상’으로 막을 내린다.




◇극과 극 대비로 우리 멋과 맛을 살리다

 

“최현 선생님의 춤을 통해 한국춤의 멋을 극대화시키고자 노력을 했어요. 가슴 아프게도 대중들은 ‘전통’을 지루하다고 평가하죠. 그들에게 사랑받는 장르가 되려면 지속적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 발표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에 정 단장은 장면별 속도, 정적과 풍성한 악기음, 해탈한 듯한 노인과 천진난만한 아이 등 극과 극의 것들을 대비시켰다. 감정의 낙폭 또한 크다.

“관객이 숨을 죽이며 몰입할 수 있도록 대비를 많이 시켰어요. 빠름과 느림, 정적인 무음악과 꽉찬 합주곡, 유색과 무색 등 우리 멋과 맛을 최대한 살리는 데 주력했죠.”

 

Untitled-2
‘허행초-나비 날갯짓에 들려온 이야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이어 ‘허행초’에 대해 “마음을 비우고 떠나는 인생을 다룬 작품으로 작고하신 김영태 시인이 최현 선생님께 헌정한 시”라며 “그 시로 최현 선생님이 만드신 작품”이라고 말을 보탰다. 더불어 ‘신로심불로’에 대해서는 “조택원 선생님으로부터 전수 받은 것에 최현 선생님의 연기력과 철학을 넣어 확장시킨 작품”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허행초-나비 날개짓에 들려온 이야기’ 중 ‘신로심불로’는 나비를 잡으려다 놓치는 장면을 모티프로 삼았어요. 노인과 아이를 대비시키면서 ‘신로심불로’의 의미를 표현했죠.”


◇중첩되는 그림자의 활용 “최현 선생이 꿈꿨을 판타지”

[세종] 극장앞독립군 안무 정혜진
‘허행초-나비 날갯짓에 들려온 이야기’ 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이 작품은 일종의 판타지입니다.”

‘허행초-나비 날개짓에 들려온 이야기’는 무용수의 그림자와 벽면에 아련하게 맺히는 또 다른 그림자 등이 중첩되며 독특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에 대해 “판타지의 일종”이라고 표현한 정혜진 단장은 “하이그로시 바닥으로 무대 뒤 배경 막에도 그림자가 지게 했다. 최현 선생님 생각 안의 안무들이 이면으로 무대에 펼쳐지고 있음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단장은 최현 선생의 마지막 작품 공연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의사 말에 따르면 최현 선생님께서 임종하실 즈음에는 거동도 못하고 눈도 못 뜨셨지만 청각은 계속 살아 있었다”며 “당시 선생님의 마지막 안무작이 공연 중이었는데 결국 보지 못하시고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털어놓았다.

“그 마지막 공연을 비디오로 선생님 곁에 틀어드렸어요. 이때 선생님께서는 머릿속으로 작품을 그리고 계셨을 거예요. ‘허행초-나비 날개짓에 들려온 이야기’는 이때의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만든 작품이에요. 귀천하시기 전 당신을 되돌아 보셨을 장면을 연상했죠.”

‘허행초-나비 날개짓에 들려온 이야기’에 대한 설명에 이어 정 단장은 “앞으로도 창작무용과 함께 전통의 재창작 작업을 계속 할 것”이라며 “한국무용 레퍼토리 구축과 꾸준한 퀄리티 향상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각오를 전하기도 했다.

“춤은 하루아침에 생각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많은 훈련에 의해 몸에 젖어야 하하고 공연을 통해 쌓여야 하죠. 제가 서울시 무용단에 있는 동안은 선생님께 배운 기법을 다 풀어내고자 합니다. 그 바탕 위에 우리 것이 살아있는 최고의 창작무용작품이 탄생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브릿지경제 핫 클릭

   이 기사에 댓글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