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전체보기

닫기
더보기닫기

낮은 수익률에 라임사태까지… 코스닥벤처펀드 투심 ‘꽁꽁’

입력 2019-10-14 13:50

107379159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소·벤처 활성화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코스닥벤처펀드의 투자금 유입이 감소하면서 설정액 5000억원대가 무너졌다. 저조한 수익률에 자금도 썰물처럼 빠지면서 설정액이 5000억원 미만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거기에 코스닥벤처펀드와 같이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한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를 연기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감마저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에 따르면 코스닥벤처펀드 12개의 현재 설정액은 4980억원이다. 1개월 새 6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6개월 전에 비하면 무려 1260억원이 유출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212억원 빠졌다. 증시 부진 탓에 수익률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코스닥벤처펀드의 6개월 누적 수익률은 -13.44%로 큰 손실을 기록했다. 1년 수익률 역시 -8.8%로 손실을 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정부가 지난해 4월 중소·창업기업 지원 활성화 차원에서 도입한 것으로 자산운용사는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코스닥 상장사와 벤처기업에 투자해야한다. 코스닥벤처펀드는 펀드 자산의 15% 이상을 CB·BW 등을 포함한 벤처기업의 신규 발행주식에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했다. 정부 정책 기조로 투자자들의 코스닥펀드에 돈이 몰리면서 한때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자금이 몰린 코스닥 상장사들의 CB 및 BW 발행이 자연스레 늘어났다. 메자닌(CB·BW) 발행 만기는 대부분 3년 안팎으로 설정지만 1년∼1년6개월 이후 조기 상환을 받을 수 있다거나 주식으로 미리 전환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4월 안팎으로 메자닌을 발행한 상장사들은 이 같은 옵션 행사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 상황이 나쁘고 시장 관련 부정적인 이슈가 커질 경우 CB 및 BW 조기상환 청구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문제는 이같은 옵션 행사가 상장사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만기보다 이르게 상환청구가 들어오면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주식전환 옵션도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며 “자금 유동성이 나쁜 상황에 자금을 만들어 내야 되고 주가 하락까지 이어진다면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악재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펀드 환매를 연기한 라임자산운용도 이런 코스닥상자사의 메자닌 투자로 문제가 됐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8일 모펀드 2개(‘플루토FI D-1호’·‘테티스 2호’)에 재간접으로 투자된 자펀드의 환매 중단을 발표했다. 14일에는 ‘플루토 TF 1호’를 모펀드로 하는 자펀드의 환매 중단에도 나섰다. 이들 3개 펀드의 환매 중단 대상 펀드는 88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특히 라임 사태의 경우 다른 운용사들에게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메자닌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CB, BW 등을 자산에 편입한 다른 운용사들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 시행과 동시에 메자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며 “다른 부실기업의 사채에 투자한 펀드들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라임자산운용의 환매가 재개 시점을 정확히 말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라임사태와 같은 부정적 이슈가 사모펀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예신 기자 yeah@viva100.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

이시각 주요뉴스